[미디어스=김혜인 기자] ‘2020 MBC 경영평가’에 따르면 MBC의 부진한 드라마 실적을 예능이 채운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MBC 관리감독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가 ‘2020 경영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시청률, 마인드점유율 등으로 파악한 MBC의 방송성과는 전체적으로 4위권에 머물렀다. 경영평가단은 “옛 명성을 회복하는 'MBC 新르네상스’ 시대를 여는 전략이 구사돼야 하는 매우 절실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사진=MBC)

드라마 실적이 가장 저조했다. MBC가 드라마에 투입한 비용은 950억 원(직접제작비 및 경비)으로 예능(649억 원), 시사교양(403억 원)과 비교할 때 압도적으로 많다. 하지만 시청률 상위 20위에 들어간 MBC 드라마는 단 한 편도 없었다. 2020년 방송사 전체 시청률 상위 10위 프로그램 중 9개가 드라마다.

경영평가단은 “MBC의 취약한 드라마 경쟁력이 매출기회의 상실과 비용 증가에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95억 원의 제작비가 들어간 드라마 <내가 가장 예뻤을 때>의 광고수익은 5억 원에 그친 반면 41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예능 <나혼자 산다>는 270억 원의 광고 수익을 거두었다”고 밝혔다.

예능 TOP 10에 <나혼자 산다>, <놀면 뭐하니>, <구해줘 홈즈> 등 MBC 예능 프로그램 3개가 포함했다. TOP 20에서는 <전지적 참견시점>, <출발 비디오여행> 등 5개 프로그램이다. 평가단은 “예능 1위의 경쟁력을 보여주며 MBC가 다시 ‘예능왕국’의 위치를 되찾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출처=2020 MBC 경영평가)

보도·시사 분야의 평가는 조금 나았다. 경영평가단은 “<뉴스데스크>를 중심으로 시사프로그램을 배치해 공영성 블록을 형성하고 품질 높은 시사 콘텐츠를 제공하고자 했으나 <뉴스데스크> 이외의 프로그램 성과는 아직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PD수첩>과 <100분 토론>은 “혁신적 변화와 새로운 자리매김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공영방송으로서 언론의 권력 감시 책무를 충실하게 수행하면서도 정치권 중심의 이슈들을 시민의 관점에서 시청자의 관심사와 사회적 논쟁 지점을 한발 앞서 발굴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난해 MBC는 6971억 원 매출액을 기록했으나 방송 광고시장의 축소와 콘텐츠 경쟁력 약화 등으로 광고매출이 65억 원 정도 감소해 3년 연속 지상파 방송사 중 광고수익 최하위를 기록했다. 반면 콘텐츠 유통에서는 436억 원 정도의 매출 증대를 기록해 전체 매출성장을 견인했다.

경영평가단은 4년 만에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한 것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MBC가 흑자기조를 이어나가면서 향후 높은 영업 이익율 목표를 달성해 갈 필요가 있다”며 “효율적인 비용 집행에 기반해 효과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더 강력하고 정교하게 구사하여 영업 이익률 5% 목표를 달성하고 채널 경쟁력도 동반 상승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했다.

경영평가단은 MBC 인력 규모와 관련해 생산성 지표인 ‘인당 매출액’이 4.23억원(2019년)에서 4.56억원(2020년)으로 증가했지만, SBS와 비교할 때 1.7배 낮아 상대적으로 부진하다고 평가했다. 경영평가단은 “MBC는 매출액에서는 SBS에 못 미치지만, 인력 규모에서는 546명이 많은 상황”이라며 “인당 생산성의 부진과 동종업체 규모 대비 많은 인력 수가 MBC의 수익성을 저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2020 경영평가단은 최기화 방문진 이사가 위원장으로 문효은, 최윤수 이사, 이승조 중앙대 교수, 민영 고려대 교수, 최재홍 강릉원주대 교수, 홍대순 글로벌전략정책연구원장, 최영수 성균관대 교수 등이 참여했다. 경영평가단은 지난 6월까지 운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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