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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의 재계 쉴드치기 "열사병 등 경미한 질병까지..."중대재해기업처벌법 규제 완화 촉구…올해 온열질환 사망자 18명
윤수현 기자 | 승인 2021.08.24 15:23

[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행령 제정안 입법 예고 기간이 23일 종료되자 동아일보가 정부에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시행령이 사측의 의무와 책임을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어 기업이 어려움에 처했다는 것이다. 또한 동아일보는 온열질환을 “경미한 질병”이라고 평가하면서 직업성 질병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했다. 올해 온열질환으로 18명이 사망했다. 

하지만 노동계는 현재 시행령으로는 중대재해를 예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행령이 기업의 책임을 명확히 규정하고 있지 않으며 직업성 질병·공중이용시설 범위가 지나치게 좁다는 지적이다. 시행령이 확정된다면 지난 6월 발생한 광주 철거 현장 참사는 처벌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와 관련해 경향신문은 “해마다 일터에서 800명 이상의 노동자가 숨지는 죽음의 행렬을 끊어낼 때가 되었다”며 시행령 전면 개정을 촉구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영자총협회·대한상공회의소·전국경제인연합회 등 36개 경제단체는 23일 법무부 등 관계부처에 의견서를 보내 “중대재해법 제정안은 경영자 의무내용이 포괄적이어서 불분명해 혼란이 초래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직업성 질병 기준에 ‘6개월 이상 치료’와 같은 중증도 조건을 추가하고, 추가 유예기간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이들은 안전보건교육 대상을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경영책임자’로 한정해야 한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24일 사설 <“중대재해법 모호함 줄여 달라” 36개 경제단체의 호소>에서 정부가 경제단체 요구사항을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아일보는 “기업들이 제일 걱정하는 부분은 사업주, 경영책임자의 의무, 책임 범위가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불명확해 사전에 대처하기 어렵다는 점”이라며 “또한 시행령은 야외 건설 현장에서 자주 발생하는 열사병 등 경미한 질병들까지 직업성 질병에 포함시켰다”고 썼다.

동아일보는 “경영계가 건의한 내용은 누가 봐도 합리적인 수준”이라면서 “하지만 관련 부처들이 시행령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노동계 눈치를 보고 있어 얼마나 반응할지 미지수다. 정부가 머뭇거리는 사이 대기업에선 간부들이 승진을 시켜준대도 안전담당 임원 자리를 거절하고, 중소·중견기업들은 오너 대신 책임을 지울 ‘바지 사장’을 찾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정부는 기업들의 호소를 진지하게 검토해 남은 5개월 동안 시행령을 보완하고 정밀한 가이드라인을 내놔야 한다”고 밝혔다. 

중대재해법 시행령 제정안은 ‘안전 점검’을 외부에 위탁할 수 있도록 허용해 경영책임자 의무를 완화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부실 안전 점검’이 사고의 원인으로 밝혀질 시 경영자는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이 밖에 시행령 제정안은 위험 작업 2인 1조 배치 의무를 규정하지 않았으며 중대시민재해 대상이 되는 ‘공중이용시설’의 범위를 대폭 축소했다. 시행령이 원안대로 통과되면 판교 야외공연장 환풍구 붕괴사고, 광주 철거 현장 참사 등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한 ‘열사병’을 경미한 질병으로 치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5월부터 8월 7일까지 온열질환자는 1212명, 관련 사망자는 18명이었다. 온열질환의 40.3%는 건설현장, 제조·설비현장 등 실외작업장에서 발생했다.

2021년 온열 질환 발생 그래프 (사진=연합뉴스)

노동계는 중대재해법 시행령으로는 재해를 막을 수 없다며 전면적인 수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등은 23일 정부에 ▲전체 종사자·사업장에 중대재해법 적용 ▲2인 1조 작업, 과로사 예방을 위한 인력·예산 확보 의무 명시 ▲직업성 질병 전면 적용 ▲공중이용시설 범위 확대 등을 요구했다.

경향신문은 24일 사설 <중대재해법 시행령, 노동자 안전 지킬 수 있도록 보완돼야>에서 “노동계와 전문가들의 시행령에 대한 평가는 매우 박하다”며 “위험의 외주화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 공중이용시설 범위를 협소하게 규정한다면 일반시민을 중대재해로부터 보호한다는 취지가 희석된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중대재해법은 연초 국회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누더기 입법이라는 비판을 받았다”며 “노동계가 요구했던 책임 대상이 줄어들었고 처벌 수위가 낮아졌다. 그런데 시행령마저 후퇴한다면 법은 유명무실해진다”고 밝혔다. 경향신문은 “지난 19일부터 이틀간 현대자동차·두산중공업에서 두 명의 노동자가 일터에서 잇달아 산재로 목숨을 잃었다”며 “해마다 일터에서 800명 이상의 노동자가 숨지는 죽음의 행렬을 끊어낼 때가 되었다. 이 무지막지한 일을 막지 못한다면 법을 새로 만든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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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현 기자  melancholy@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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