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권진경] 영화 <자마>의 개봉을 앞두고 루크레시아 마르텔 감독이 지난 2017년 온라인 영화 플랫폼 MUBI와 한 인터뷰가 화제다.

<자마>는 열대우림의 식민 벽지를 벗어나길 바라며 전근 발령을 기다리는 치안판사 자마(다니엘 히메네즈 카쵸)가 지역 사회의 소소한 사건에 연루되며 육체와 정신이 피폐해져 가는 이야기를 그린 시대물로, 남미 아트하우스 영화계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하는 마르텔 감독의 2017년 작품이다.

영화 <자마> 스틸 이미지

인터뷰는 먼저 전작들에서 현대 아르헨티나 여성의 이야기를 들려주던 마르텔 감독이 왜 이번에는 ‘식민주의자 남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가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됐다. 감독은 ‘실패’를 대하는 남성과 여성의 차이에 주목하라고 말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손 없는 남자’의 이미지는 아무것도 잡을 수 없는 사람, 그래서 필연적으로 굴복해야 하는 존재를 상징한다. “파라냐 강변에 사는 모든 사람들은 강에 빠지면 강물에 자신을 맡겨야 한다. 만약 맞서 싸우거나 헤엄치는 순간 익사하고 만다.”는 것이 감독이 말하는 <자마>의 전제이다.

원주민과 식민주의자를 묘사하는 방식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마르텔 감독은 원주민을 묘사할 때 극단적으로 굴종하는 모습은 배제했다고 말한다. 여성에 대한 폭력도 마찬가지이다. 이 같은 소신은 자마를 위풍당당한 정복자가 아닌 때론 비겁하면서도 치졸한 인간으로 그리는 이유와도 맞닿아 있다. 감독은 자마를 통해 식민주의자들의 민낯을 드러내고 싶었다고 말한다. 권력자를 힘있게 그리는 것은 그 권력을 유지시키는 데 일조한다. 특히 남미 영화계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감독은 강조했다.

영화 <자마> 스틸 이미지

루크레시아 마르텔 감독의 인터뷰는 영화 <자마>를 어떠한 관점에서 봐야 깊이 있게 감상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힌트가 아닐 수 없다. 평단의 만장일치 호평을 받으며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이는 세기의 걸작 <자마>는 오는 26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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