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산불로 인해 지구촌이 몸살을 앓고 있다. 서영민 KBS기자는 과학자들이 산불의 근본 원인으로 "지구 온난화를 꼽고 있다"며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보고서는 지구 온난화의 원인을 인간 때문이라고 명시했다"고 전했다.

시베리아에서 시작된 산불은 북극까지 도달한 상태다. 피해면적은 14만㎢에 달한다. 지난달 중순 이후 계속된 산불로 캘리포니아에선 올해 최대 산불 ‘딕시 파이어’가 서울의 6배 면적을 태웠다. 진화율은 30~40%다.

8일(현지시간) 그리스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인 에비아섬의 구브스 마을로 산불이 접근하며 시뻘건 불길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출처=에비아 AFP, 연합뉴스)

또한 북아프리카 국가인 알제리와 튀니지에서 사흘째 산불이 이어지고 있다. 100여 건의 산불 가운데 50여건이 진화됐지만 60여 건은 아직 잡히지 않은 상태다. 기상 당국은 섭씨 46도에 육박하는 폭염을 동반한 고온건조한 날씨가 이번 주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보하고 있다.

서영민 기자는 12일 KBS1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미국 서부가 태평양 수온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라니냐 때문에 수온이 저온인데다 비가 안 오니 식혀주지 못해 건조해져서 산불이 잘 나는 구조적인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서 기자는 "문제는 해마다 산불 크기가 커지고 미국에서만 벌어지는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그리스는 에비아섬에서 발생한 대형산불이 8일째 이어지며 490㎢ 규모의 산림이 소실된 것으로 추산된다. 서울 면적의 3분의 2에 달하는 규모다. 터키는 산불로 서울의 1.5배가 불탔고 이탈리아, 브라질도 비슷한 면적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서 기자는 “시베리아 피해면적이 오스트리아 전체 면적의 두 배로, 우리나라보다 훨씬 큰 면적이 타고 있다. 시베리아 산불 연기가 북쪽으로 3000km 가서 북극에 닿았다고 한다. 사상 처음”이라고 말했다.

서 기자는 “과학자들은 더 심하게 더 많은 면적이 불타는 건 지구 온난화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탄소 배출량이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U의 코페르니쿠스 대기감시 서비스는 지난달 전 세계에서 발생한 화재로 3억 4300만 톤의 탄소가 배출됐다고 밝혔다. 7월 산불에 따른 탄소 배출량은 기존 최대치인 2014년 7월보다 20%가량 많은 양으로, 관측을 시작한 2003년 이래 가장 많다. 이 중 절반 이상은 북미와 시베리아 지역의 산불에서 나온 것으로 추산됐다.

서 기자는 “시베리아 산불이 더 우려스러운 이유는 얼어있는 땅 아래 있는 탄소가스 때문이다. 얼음이 녹아서 지표를 뚫고 가스가 올라오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데 가속화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이어 “미국 항공우주연구소는 불탄 면적보다 깊이가 중요하다고 한다. 메탄가스 때문”이라고 했다.

IPCC 보고서에 실린 과거 170년 동안 전 지구 지표면 온도의 변화 (출처=기상청 제공)

기후변화에 따른 정부간 협의체(IPCC)는 2021~2040년 중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IPCC 제6차 평가보고서 제1실무그룹 보고서’는 현재 기후 상태를 분석하면서 2011~2020년에 전 지구의 지표면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09도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기온 상승에서 온실가스는 1.0~2.0도, 에어로졸 등 다른 인위적 영향은 0~영하 0.8도에 기여했다”며 “관측된 기온 상승은 인간의 영향에 의한 온난화 기여도와 일치한다”고 평가했다. 온난화 원인을 인간으로 분명히 한 것이다.

서 기자는 “1.5도는 기후재앙의 마지노선으로 불린다. 이제 0.4도 남았다”며 “2040년이면 1.4도에 도달하는데 멈추기 어렵다”고 했다. 또한 “기온이 올라가면 더 덥고 더 춥고 가뭄이 심해지고 산불, 폭염, 집중호우, 가뭄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탄소 감축 노력에 대해 서 기자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안 1, 2, 3안을 내놓았는데 모두 미션 임파서블 같다”며 “2050년까지 에너지는 3배 정도 더 쓰며 탄소 배출은 95~100% 줄인다고 하는데 에너지 소비량을 줄이지 않고 탄소 배출을 100% 어떻게 줄일 수 있는지 (모르겠다). 탄소중립 시나리오에는 아직 실현되지 못한 탄소 포집기술까지 담겨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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