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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비판 자부하지만 박근혜만큼은 성역”[2012 언론인 인터뷰] 이호진 언론노조 부산일보 지부장
송선영 기자 | 승인 2012.01.01 21:07

2011년, MB정부 들어 또 한 명의 해직 언론인이 나왔다. 그 동안 YTN, MBC등 방송의 공공성과 독립성을 위한 투쟁 과정에서 해직 언론인이 나왔다면, 최근 <부산일보>에서는 신문사의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재단에 맞서 투쟁하다 노조위원장이 사실상의 해고 통보를 받았다. 이 재단은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깊은 연관이 있다.

2012년, 주목해야 할 언론인들의 투쟁이 있다. 정수장학회의 문제를 거론하며, 제대로 된 “편집권 독립”을 촉구하는 언론인들, <부산일보> 구성원들이 바로 그들이다.

정수장학회는 부산일보의 지분 100%를 갖고 있는 부산일보의 대주주다. 과거 정수장학회 이사장을 맡은 바 있는 박근혜 전 대표는 현재 표면적으로는 정수장학회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지만 이사장 등이 박 전 대표의 최측근 인사들로 구성돼 있다는 점에서 ‘실세’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이에 전국언론노동조합 부산일보 지부는 ‘편집권 독립’을 주장하며 부산일보 지분을 100% 갖고 있는 정수장학회의 사회 환원을 촉구하고 나섰다. 또, 정수장학회의 사장 임명 대신, 사장추천제를 통한 사장 임명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필립 이사장을 비롯한 박 전 대표 측근으로 구성된 이사진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게 악화일로로 치달았다. 부산일보 경영진은 투쟁에 앞장선 이호진 노조 지부장을 해고했으며 이정호 편집국장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경영진이 노조 투쟁 소식을 담은 기사를 막아 결국 <부산일보> 신문이 하루 동안 중단되기도 했다. 

   
▲ 지난 12월16일 오후, 부산 동구 수정동 부산일보 사옥 앞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미디어스
<미디어스>는 2012년을 맞아 주목해야 할 언론계 이슈로 부산일보 사태를 꼽았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한나라당 쇄신을 위해 전면에 나선 이상, 부산일보를 둘러싼 정수장학회 문제가 더욱 도드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언론계 내부에서도 박 전 대표를 향한 “대통령을 꿈꾼다면 정수장학회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센 상황이다.

이호진 부산일보 지부장은 지난 12월16일 오후, 부산 동구 수정동 부산일보 사옥에서 가진 <미디어스>와 인터뷰에서 “부산일보는 나름 비판에 대해 자부를 하지만, 정수장학회나 박근혜 (사안) 만큼은 성역이었다”며 투쟁의 이유를 담담히 밝혔다. 또 부산일보 구성원들의 투쟁을 “언론사로서 제대로 서기 위한, 재단의 입김을 차단하기 위한 싸움”이라고 평가했다.

다음은 이호진 지부장과의 인터뷰 내용.

최근 <부산일보> 신문 발행이 하루 동안 중단되었는데, 부산일보가 만들어진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나?
= 1988년도 편집권 독립 투쟁 파업할 때 6일 동안 윤전기를 세웠다. 그때는 파업 때문에 그랬다. 그런데 이번에는 구성원들이 신문을 제작했지만 회사, 경영진은 윤전기를 돌리지 말라고 했다. 우리나라 언론사로 봤을 때 사원들이 만든 신문을 사장이 못 만들게 한 경우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과거 <시사저널>의 경우 삼성 비판 기사를 빼고 인쇄해서 문제가 되었는데, 부산일보는 아예 인쇄 자체를 못하게 한 거다. 

관심을 갖고 지켜본 분들은 알겠지만, 부산일보 사태를 쉽게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부산일보 사태의 핵심이 뭔지 소개해 달라. 
= 언론사 부산일보의 주식을 갖고 있는 재단의 형식적인 틀은 공익사업을 하는 공익법인인데 그 자체가 만들어질 때 개인 재산을 강탈해서 만들어졌다. 그게 오랫동안 (한) 집안에 의해 계속 사유화가 되었다. 그 재단을 10년 동안 맡았던 분이 유력 정치인이었다. 정치인이 재단을 소유하고 있으면 언론 보도의 논조는 의심할 수밖에 없다. 이후, (유력 정치인) 대신 이사장이 왔지만 이 사람도 유력 정치인의 측근이고, 사유화 논란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언론사의 공정 보도 및 신뢰성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를 탈피하기 위해서 우리는 오랫동안 정수장학회 사회 환원을 주장했다. 일단, 정수재단이 부산일보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고리가 경영진 임명이기에 경영, 편집에 대한 압력을 걸러주는 장치가 필요하다. 그렇기에 사원들의 의사를 반영한 사장 선임 제도를 주장한 것이다. 노조의 투쟁은 언론사로서 제대로 서기 위한, 재단의 입김을 차단하기 위한 싸움이다. 
 

   
▲ 이호진 언론노조 부산일보 지부장 ⓒ미디어스
결국 부산일보가 제일 두려워하는 건, 결국 박근혜인가?
= 그렇다. 박근혜 전 대표가 2004년 당 대표를 맡아서 총선을 지휘했었는데 그 당시에 내가 노조 공정보도위원회 간사를 맡았다. 편집국 내부에서도, 밖에서도 우리가 쓴 기사, 칼럼에 대해 지적이 있었고, 참다 참다 못해 총회를 했는데 ‘낯을 들고 다니기 부끄럽다’는 얘기가 나왔다. 지금 MBC에서 나오는 얘기와 비슷할 거다. 당시 박 전 대표가 당 대표와 재단 이사장을 동시에 맡았기에 ‘박 전 대표가 손 떼는 것 밖에 방법이 없지 않냐’고 문제 제기했고, 2005년 2월에 물러났다. 

그렇다면 박 전 대표가 대선 후보가 되면 부산일보의 보도가 더 노골적으로 될까?
= (박 전 대표가) 당 대표로 있었던 그 때도 보도가 그랬는데, 대선 후보가 되면 더 그럴 것이다.

박근혜 전 대표에게 건네고 싶은 말이 있을 것 같다.
= 우리가 요구하고 있는 게 결코 과한 것을 내놓으라고 하는 건 아니다. 충분히 설득을 했고,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판단을 한다면 수용할 수밖에 없다.

자기 스스로 ‘관여하지 않는다’ ‘사회적으로 환원했다’는 얘기를 했기에, 문제 해결에 나서는 게 오해를 살까봐 걱정을 하는 거 같은데 어차피 본인이 임명한 이사장으로 인해 벌어진 일이기에 이사장을 물러나게 하는 것이 (사태 해결을 위한) 가장 간결한 방법이다. 

‘실제 박근혜가 부산일보에 영향을 줬다는 증거가 있는 거냐’고 물어본다. 제가 기자라도 그렇게 질문할 거 같은데, 그렇게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싸우는 거다. 사소한 사례들은 있지만 대놓고 이야기하긴 그렇고, 정말 그렇게 된다면 걷잡을 수 없게 될 조짐이 보이기 때문에 싸우는 거다. 신문 발행 중단은 도무지 상상할 수 없는 것이다. 내년 총선, 대선 때 어떤 짓을 할지 모른다.

부산일보는 나름 비판 이런 거에 대해 자부를 한다. 그런데 정수장학회나 박근혜 만큼은 성역이었다. 그런 것을 둔 채 언론으로서 제 기능을 하기 어렵다. 부산일보의 투쟁은 우리 스스로에 대한 자성, ‘제대로 된 언론으로 서고 싶다’는 억눌림이 분출된 것이라고 본다. 그런 언론으로 바로 서는 게 언론계 전체나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게 아닌가 싶다.

최근 부산일보 사태 본격화 되면서 회사에서 제기한 소송, 가처분 등 여러 개 있던데.
= 노조에 대해 제기한 것은 업무방해와 명예훼손 혐의로 노조 집행부 11명을 경찰에 고소한 게 있다. 신문을 만들지 말라고 지시했는데 12월1일치 신문을 발행한 게 업무방해라고 하더라. 사장실 점거와 관련해서는 업무방해금지가처분을 법원에 접수했고, 노조와 집행부 11명에 대해 노조는 하루에 2천만원, 집행부 개인은 하루에 2백만원 등 하루에만 4천2백만원이다. 

이명박 정권 아래에서 해고 통보를 받았다. 기존 YTN MBC 방송사에서만 해고자가 나왔는데, 해고는 어느 정도 예상했나?
= 당연히 투쟁할 때 투쟁의 선봉에 설 수밖에 없었고, 이 싸움을 하면서 어떻게 마무리될지 모르겠지만 최악의 경우 해고나 법적인 쟁송이나 당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부산일보가 2011년 65년을 맞았는데 그 중 50년이 정수장학회 산하 때다. 부산 시민들이 이렇게까지 키워주고 사랑해 준 덕분에 커졌는데, 독자들한테 박근혜·정수재단의 눈치를 보는 언론으로 남아 있어서는 안 되는 거 아닌가. 정수장학회가 언제든지 편집권을 침해하려면 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제는 뭔가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이 필요했다. 투쟁이 잘 마무리되면, 부산일보가 지역 사회에서 사랑 받는 언론이 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송선영 기자  sincerely@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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