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민주노총 여성위원회가 가수 백자의 노래 '나이스 쥴리'에 대해 “여성 집단 전체에 대한 조롱과 비난을 조장한 여성혐오”라고 비판했다.

가수 백자는 지난달 29일 자신의 유튜브에 ‘나이스 쥴리’라는 신곡을 발표했다. 백자는 노래패 ‘우리나라’에 소속된 민중문화 활동가다. 노래 속 쥴리는 윤석열 전 총장 관련 X파일에 나오는 인물을 의미한다.

'나이스 쥴리' 뮤직비디오 (출처=유튜브 '백자tv')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여성위원회는 10일 “백자가 희롱한 것은 윤석열 전 총장을 둘러싼 의혹들이 아닌 여성성 그 자체”라며 “왜 남성 권력의 적폐와 비리를 비판하는데 여성을 수단으로 삼고 여성을 희생양 삼아 모욕해야 하는가”라고 따져물었다.

여성위원회는 “민주노총은 노동운동의 성취를 위해 혐오를 수단으로 삼지 않는 조직”이라며 “백자가 혐오를 조장하는 것은 쥴리라는 특정인이 아니라 여성 집단 전체에 대한 조롱과 비난을 조장한 여성혐오”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가부장 사회는 보호할 여성과 보호할 가치가 없는 여성으로 나누고 이를 통해 여성을 통제하고 폭력을 정당화했다”며 “누구도 이런 잣대로 여성을 가르고 폭력을 정당화하면 안 된다는 점을 무수히 밝혀왔음에도 민중문화운동 진영에서 이러한 일이 발생한 점에 대해서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여성위원회는 “창작의 자유를 논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며 “풍자라는 방식의 표현이라고 하지만 결국 여성에 대한 혐오와 폭력을 정당화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이들은 “혐오와 비하, 멸시는 풍자와는 명확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여성위원회는 “무엇보다 우리가 우려하는 점은 백자의 노래가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브레이크 없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백자는 ‘나이스 쥴리’ 방송 이후 구독자와 조회수가 폭증하면서 부가가치를 누리고 있고 여당 대선후보 진영을 통해 무한 재생되고 있다”고 했다. ‘백자tv’에 올라온 ‘나이스 쥴리’ 뮤직비디오는 일주일 만에 조회수 15만 회를 넘어섰고 29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여성위원회는 “정책과 비전이 없는 대선구도에 여성 혐오로 선거를 분탕질하고 있으며, 민중가수로 살아온 자가 최일선에 서서 이를 통해 부가가치를 누리고 폭력을 재생산하고 있는 점에 여성 민중들은 다시 한번 절망을 경험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여성위원회는 815 대회를 앞두고 특정 지역에서 ‘우리나라’의 공연이 예정돼 있다는 소식에 우려를 나타냈다. 일부 통일운동 진영을 향해 ‘백자’와 ‘우리나라’가 해온 공과가 아닌, 지금 그가 보여주고 있는 여성혐오와 정치혐오를 생산하는 반민주적인 행태에 대해 비판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또 가수 백자에게 반성과 사과를 촉구하며, 사과와 반성이 선행되지 않으면 무대에 설 수 없도록 하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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