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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설화를 접한 언론 인터뷰의 문제는안수찬 "인터뷰를 쉽게 생각하는 데서 비롯돼"…'방사능 발언' 삭제한 부산일보, '부정식품' 제외한 매일경제
김혜인 기자 | 승인 2021.08.06 09:31

[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언론 인터뷰가 연일 논란이다. 인터뷰 발언이 논란에 휩싸이고 해명하는 패턴이 반복되다가 기사화된 발언이 삭제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논란은 후보자를 넘어 언론의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부산일보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인터뷰 기사에서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한 것이 아니다. 방사능 유출은 기본적으로 안 됐다”는 발언을 출고 4시간 30분 만에 삭제했다. 윤 캠프 측은 “해당 발언은 후쿠시마 사고는 원전의 하드웨어 자체의 안전 부실 문제가 아니었고, 지진·해일에 의해 원전 냉각통제능력을 유지하지 못한 인적 재난이었다는 점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단축 설명을 하다 보니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며 부산일보에 관련 발언 삭제를 요청했다. 

부산일보 기자는 “인터뷰 취지가 현안에 대한 후보의 정확한 입장을 전달하는 것이고 타 인터뷰에서도 사후 정정 요구가 기사 전체 맥락을 해치지 않은 선에서는 이를 수용해왔다는 점에 비춰 해당 요구를 받아 들였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 부산일보 측 "'방사능 유출 안 됐다' 윤석열 발언은 사실")

(사진=부산일보)

지난달 윤 전 총장은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부정식품이라는 게 없는 사람은 선택할 수 있게, 싸게 먹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발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비판받았다. 해당 발언은 지난달 19일 매일경제 지면과 인터넷 보도에 없었지만 전문을 담은 유튜브 영상이 공개되며 알려졌다. 윤 캠프 대변인은 “과도한 형사처벌 남용이 가져올 우려에 대해 언급한 내용으로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의 책을 인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당시 지면 제작 책임자였던 채수환 매일경제 정치부장은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윤 후보와 1시간 이상의 인터뷰한 내용을 다 기사화하는 데엔 지면에 제약이 있기 때문에 발언 가운데 취사선택해서 편집하는 게 제작의 기본”이라고 밝혔다. 

또 채 정치부장은 “논란인 발언 부분은 윤 후보가 행정편의주의로 과도한 조사를 언급하면서 밀턴 프리드만의 책을 인용하면서 ‘부정식품의 기준 높여 놓으면 또다른 문제 야기될 수도 있다’는 내용을 언급했고 (관련된) 다른 얘기도 많이 해서 자체적으로 판단해 지면 제작상 싣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인터뷰 논란과 관련해 안수찬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교수는 “언론사가 인터뷰를 너무 쉽게 생각하는 데서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인터뷰이가 사실이 아닌 발언을 하거나, 논란이 될 만한 발언을 하면 인터뷰 과정에서 이를 바로잡는 것 또한 언론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안 교수는 부산일보 인터뷰에 대해 “인터뷰 과정에서 잘못된 이야기가 나왔다면 기자가 비판적인 질문을 했어야 한다. 발언 진위가 무엇인지 물어 발언 맥락을 풍부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이를 하지 않고 그대로 실어주는 경우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발언을 있는 그대로 전달해서도 안 되지만 발언 내용을 삭제해서는 안 된다. 이는 있던 사실을 숨기는 것으로 선전, 선동, 홍보 역할을 하겠다고 자처한 것과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안 교수는 “발화자가 기사 수정을 요청한 경우 보충, 보완 설명을 듣는 방향으로 가거나 추가 질문으로 팩트체크된 내용을 첨부해야지 발언 내용 자체를 삭제하면 독자에게 그대로 전달한다는 취지에 반하는 것”이라고 했다. 

안 교수는 매일경제 인터뷰 기사에서 ‘부정식품’ 발언이 빠진 것에 대해 “인터뷰 내용 중 핵심을 추려 보도하는 건 기자와 언론사의 권한이 맞다. 발화자의 발언 내용이 온전히 반영될 때 편집이 정당화되는 것”이라며 “기자가 부정식품을 중요한 내용이 아니라고 생각해 뺐다면 뉴스 가치 판단에 있어 공공이슈가 무엇인지에 대한 판단력이 떨어지는 걸 자인하는 것이고 (윤 전 총장에게) 피해가 가거나 논란이 될까봐 의도적으로 뺐다면 왜곡조작에 가담한 것”이라고 말했다. 

안 교수는 총평으로 “인터뷰를 너무 쉽게 생각하는데서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대 언론이 진화하는 과정에서 ‘인터뷰’라는 취재 방법이 생기면서 독자들이 발화자의 생각과 의견을 직접 들을 수 있는 길이 생겼지만 발화자의 생각과 의견을 아무 검증 없이 그대로 내보내게 되면 선동과 같아진다는 위험부담도 동시에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발화자가 권력자인 경우, 언론이 권력의 나팔수가 되는 일이 발생해 이를 방지하기 위해 영미언론에서는 인터뷰 과정에서 비판적인 질문을 하거나 팩트체크를 하는 방식의 취재가 발전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인터뷰 전문을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후보자를 검증하는 인터뷰가 유권자에게 최대한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윤 전 총장이 대선 출마를 선언한 직후인 6월 30일 KBS와 SBS가 메인뉴스에서 5~6분짜리 인터뷰 편집본을 공개했다. 이후 SBS가 홈페이지에 인터뷰 풀 영상을 올리자 공영방송 KBS도 풀영상을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KBS는 조국-김경록PB 사건 외에 인터뷰 원문이나 풀영상을 공개한 적은 없다.

임장원 KBS 보도국장은 “지금까지 KBS는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 5% 이상 지지를 받은 후보자 3명에게 동일한 사전 녹화 시간을 할애해 편집해 내보냈다”며 “유용한 정보를 취사선택해 편집하는 건 개별 언론사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권주자에 한해 인터뷰 풀영상을 공개해야 한다는 요청에 대해 “주요 대선 후보가 결정되고 나서 진행되는 인터뷰는 생방송으로 진행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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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인 기자  key_mai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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