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도쿄올림픽 인기 종목 위주의 지상파 3사 중복편성이 시청자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다. 지난달 31일 지상파가 국가대표 축구, 야구에 집중해 동시간대 여자대표 배구 경기는 지상파 케이블채널에서 중계됐다.

KBS 1TV는 이날 오후 7시부터 야구대표 미국전을 중계했다. KBS 2, MBC, SBS의 선택은 오후 8시부터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남자 축구 8강 경기였다. 오후 7시 40분 시작된 여자 배구 예선 A조 경기는 야구·축구 경기가 끝난 뒤 방송됐다. 이날 세계 랭킹 14위인 한국팀은 5위인 일본을 상대로 역전승을 거두며 8강 진출을 확정했다.

KBS 1TV는 7월 31일 야구 B조 오프닝 라운드를 중계하다가 경기가 끝나자 KBSN스포츠에서 중계하던 배구 여자 예선 A조 경기를 방송했다. (사진제공=KBS)

이와 관련해 시청자 사이에선 “지상파 3사 모두 축구, 야구를 중계하고 있다. 같은 시간에 하는 여자배구 한일전은 케이블이나 온라인으로 봐야 한다. 좀 심하지 않은가?”라는 반응이 터져 나왔다. 이날 SBS <8뉴스> 앵커가 “축구, 야구, 배구 중 어떤 경기를 보셨습니까”라고 물어 비난을 한몸에 받았다. 트위터에서 “너네들이 중계 안 해줘서 케이블 가서 봤다”는 게시글이 1만 3천 번 넘게 리트윗됐다.

지난달 28일 한국 배드민턴 남자 단식 허광희가 세계랭킹 1위인 일본의 모모타 겐토에 승리를 거뒀던 경기도 생중계되지 않았다. 지상파는 당시 양궁 남녀 개인 32강, 체조 남자 개인종합 결승 등을 중계했다.

앞서 방송통신위원회가 지상파 3사에 중복·동시 편성을 자제해달라고 권고했다. 방통위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2016년 리우올림픽 당시에도 순차 편성을 권고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방통위 관계자는 2일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순차 편성 권고는 강제성은 없다”면서 “현재 방송사들의 중복편성 사례가 많이 발견돼 올림픽 종료 이후 편성현황을 분석해 개선할 사항이 있는지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중계방송 편성’을 분석한 이호영 경기대 교수는 “방송편성은 기본적으로 법적 강제의 한계가 있으므로 규제기관은 올림픽 중계방송에 대한 지속적인 평가와 공표로 방송사가 자율 교정할 수 있도록 가이드를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또한 “올림픽 중계방송 편성은 경제 논리와 시장상황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무조건 방송사에 공적 의무를 강요하는 것보다는 외부 조건을 개선해주는 방식이 중복편성이나 과다한 편성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효과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MBC 홈페이지에서는 TV에서 중계되지 않는 경기 영상을 볼 수 있다. (사진제공=MBC)

한편 MBC가 도쿄올림픽 미방 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MBC는 2일 ”이번 도쿄올림픽 기간에 본방송과는 별도로 MBC 홈페이지에 총 3개의 전용 채널을 개설해 TV에서 중계되지 않는 경기 영상을 서비스하고 있다“고 밝혔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