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과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이 지도부 경고에도 ‘백제 발언’ 논란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경향신문은 “1500년 전 일까지 선거전에 끌어들이는 행태에 할 말이 없다”며 “이제는 정책 대결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논란은 중앙일보가 23일 보도한 이재명 지사 인터뷰에서 촉발됐다. 이 지사는 이 전 대표의 약점을 묻자 “한반도 5000년 역사에서 백제(호남) 이쪽이 주체가 돼서 한반도 전체를 통합한 예가 한 번도 없었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도 충청하고 손을 잡은(DJP연합) 절반의 성공이었지 않나”라고 했다. 이어 이 지사는 “당시 이 대표는 전국적으로 고른 지지를 받고 있어서 이긴다면 역사라고 생각했다”며 “지형이 바뀌었다. 우리가 이기는 게 더 중요한 상황이 됐고, 중요한 건 확장력”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이를 두고 이낙연 전 대표는 “'확장'을 원한다면 낡은 지역대립 구도는 머릿속에서 완전히 지워야 한다”고 비판했고, 이재명 지사는 “(이낙연 캠프가) 되레 지역주의를 조장하고 있다”고 맞섰다. 두 후보 간 논쟁이 거세지자 26일 이상민 선거관리위원장은 “지역주의 논란은 경위가 어떠하든 퇴행적이고 자해적”이라고 지적했다. 송영길 대표는 “지역주의의 강으로 돌아가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지도부의 경고에도 양측의 ‘백제 발언’ 논란은 여전하다. 27일 최인호 이낙연 캠프 종합상황본부장은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백제 발언’은 이 지사가) 특정 지역에 대한 불가론의 인식을 분명히 드러낸 것”이라며 “이 지사 인터뷰 요지는 지역적 확장력은 자신에게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진 이재명 캠프 상황실장은 같은 방송에서 “이재명 지사의 선의를 악의로 갚는 전형적인 과정”이라며 “지역주의를 근거로 그 사람이 확장력이 있냐 없냐로 발언한 적은 전혀 없다. 이재명 지사를 비방하는 형태로 지역주의를 소환해 공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해 경향신문은 27일 사설 <민주당, 적통 논쟁도 모자라 지역주의까지 불러들이다니>에서 “(두 후보가) 삼국시대 이야기까지 거론하며 지역주의 논쟁을 벌이고 있다”며 “미래 비전을 논해도 부족한 터에 17년 전 사건도 모자라 1500년 전 일까지 선거전에 끌어들이는 행태에 할 말이 없다”고 꼬집었다.

경향신문은 “이 지사가 아무리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하더라도 까마득히 먼 옛날 백제까지 거론한 것은 부적절했다”며 “호남인들의 상처를 진정 이해한다면 그런 말을 해서는 안 된다. 그런 말이나 생각이 마치 새로운 것인 양 논란을 확대한 이 전 대표나 정세균 전 총리 측의 행태는 더더욱 옳지 않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민주당 소속이었던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은 평생을 두고 지역주의와 싸웠다"며 "그 후예를 자처하는 민주당 후보들이 지역주의 논쟁을 벌이는 것은 자기부정”이라고 강조했다. 경향신문은 “후보들은 미래지향적 의제를 놓고 선의의 경쟁을 벌일 자신이 없으면 28일 ‘원팀 협약식’에 참석하지 말아야 한다”며 “4차 산업혁명을 앞두고 과제가 산적한데 퇴행적인 논쟁으로 날새우는 것은 집권 여당 후보들답지 못하다. 정책 대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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