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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버스, 정파적으로 휩쓸리지 않겠다"[인터뷰] 이진동 발행인이 시도하는 저널리즘 방법론
윤수현 기자 | 승인 2021.07.21 09:01

[미디어스=윤수현 기자] TV조선에서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보도를 이끌어낸 이진동 전 부국장이 탐사보도 전문매체 ‘뉴스버스’를 창간했다. 뉴스버스는 창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윤석열 전 검찰총장 배우자 김건희 씨와 단독 인터뷰로 화제를 모았다. 뉴스버스의 첫 기사는 독립운동가로 알려진 김원웅 광복회장 모친의 공적이 불분명하다는 내용이었다. 

뉴스버스는 ‘탐사보도’를 전면에 내세웠다. 단신·속보 기사를 쓰지 않고 탐사보도로 독자에게 다가가겠다는 ‘정공법’을 선택한 것이다. 또한 뉴스버스는 특정 사안에 대한 사실, 의견, 반론을 각각의 기사로 다룬다는 계획이다. 

미디어스는 이진동 뉴스버스 발행인과 만나 탐사보도 전문매체를 창간한 이유와 뉴스버스 운영 계획을 물었다. 이진동 뉴스버스 발행인은 “저널리즘의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취지에서 뉴스버스를 창간하게 됐다”며 “독자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탐사보도를 통한 깊은 정보”라고 밝혔다. 아래는 이진동 발행인과의 일문일답이다.

뉴스버스 CI

Q. 뉴스버스 창간 과정에 대해 설명해달라 

4년 전쯤 사실에 충실하면서도 편향성 없는 매체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상당한 경력을 가진 몇몇 기자들에게 ‘독립언론’을 만들어보자고 제의한 적이 있었다. 당시 기자들은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생계 불안정 문제로 선뜻 결정을 못내렸다. 그러다 TV조선을 그만둔 후 어떤 일을 할지 고민을 해오다 그때의 구상을 다시 추진하게 됐다. 3년 동안 장외에서 지켜보니 독자들에게 판단의 기준으로 삼을 만한 정보를 제공하는 매체가 정말 필요한 것 같았고, 지금쯤이면 해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뉴스버스의 목적과 철학은 저널리즘의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저널리즘의 기본은 첫째가 사실 충실성에 있다. 기성 언론사의 기사에는 사실, 의견, 반론, 반박 등이 모두 들어가 있다. 전문가는 기사 속 사실과 의견을 구분해낼 수 있다. 하지만 일반 독자는 기사 속 모든 정보를 사실로 여기곤 한다. 언론 불신은 이 지점에서 시작한다. 따라서 사실과 의견을 분리해야 한다. 뉴스버스는 사실과 의견을 각각의 기사로 소개하고 있다. 사실은 사실대로, 사실에 대한 빈틈은 분석·의견 기사로 메꾸자는 얘기다. 반론 및 해명은 별도 기사로 나간다. 사실·의견·반론 기사는 하나의 틀로 묶이게 된다. 각각의 기사를 본 독자는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된다.

Q. 현재 온라인 뉴스가 소비되는 행태를 보면 충성 독자가 많지 않다. 대부분 독자는 포털에서 특정 키워드를 검색해 기사를 소비한다. 독자가 사실, 의견, 반론 기사를 모두 확인한다는 보장이 없다

맞다. 사실, 의견, 반론 기사가 세트로 묶여 모두 읽혀야 한다. 현재 기사에 ‘관련 기사’ 목차 박스를 무조건 넣고 있다. 목차 박스를 전면에 노출하면 독자들이 관련 기사를 읽도록 유도할 수 있다. 사실, 의견, 반론을 모두 본 독자들은 뉴스버스가 제시한 주제의 맥락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 아직 미흡한 점이 있지만, 하나씩 수정·보완하고 있다.

뉴스버스의 관련 기사 목차 (사진=뉴스버스 홈페이지 갈무리)

Q. 탐사보도를 전면에 내세운 이유는 

독자들은 깊은 정보를 원한다. 수박 겉핥기식 기사로는 독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 독자들도 SNS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접하고 취재 소스에 접근하기 때문이다. 이보다 한 발 더 나가야 한다. 독자들이 무엇을 궁금해하는지 파악해 해소해줘야 한다. 뉴스버스는 속보 경쟁을 하지 않기 때문에 기성 언론사가 놓치는 부분에 대해 더 취재할 여력이 있다. 틈새시장을 파고들 수 있는 것이다.

Q. 수익모델은 무엇인가

보통 언론사를 창간할 때는 수익모델을 먼저 생각하는데, 반대로 생각했다.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하면 독자가 대가를 지불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아직 구독제를 시행할지는 결정하지 않았다. 어떻게 수익모델을 만들어갈지 고민하고 있다.

광고도 받을 생각이지만 아직 광고 유치 활동은 하지 않고 있다.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기사를 방해하는 광고는 안 받을 것이라는 점이다. 뉴스버스가 콘텐츠를 내세우는 언론사인데, 광고가 방해되면 안 되기 때문이다. 다만 후원과 구독으로 수익을 담보할 수 있으면 광고는 받지 않을 것이다.

Q. 김건희 씨와 인터뷰하면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취재 배경은 

김건희 씨와 관련된 내용은 16년 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 당시엔 김건희 씨가 주가 아니었고, 모친인 최 모 씨(윤석열 전 총장 장모)가 당사자였다. 최 씨와 법적 다툼을 벌이던 반대쪽 당사자인 정대택 씨 형제들이 찾아와 억울함을 호소했다. 사건은 사인 간의 분쟁이었지만 들어보니 억울한 처지에 있다고 판단해 취재했었다. 당시 형제들은 물론이고 최 씨와 정대택 씨 두 사람의 분쟁에서 핵심 증인인 법무사도 구속수감돼 있었다. 그래서 구치소를 찾아가 취재를 했는데, 그 당시 취재 과정에서 (김건희 씨가) 1억 원을 들고 찾아와 위증 요구를 했다는 부분이 있었다.

당시엔 최 씨와 정대택 씨 간의 분쟁이 사건의 줄기여서 기사 작성 때 김건희 씨 부분은 굳이 언급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후 김건희 씨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결혼하고, 윤 전 총장은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가 됐다. 김건희 씨의 도덕성 검증 차원에서 취재 포인트를 맞춘 것이다. 기사를 쓰려면 당사자의 반박이 필요한데, 대변인이나 공보팀 등 공식 라인을 통해 ‘해명해달라’고 요청했을 때 성실하게 답할 확률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았다. 그래서 해명과 반론을 받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김건희 씨에게 직접 전화 취재를 한 것이다.

언제 전화를 하는지가 중요했다. 윤석열 전 총장이 출마를 선언할 때를 목표로 했다. 모든 관심이 선언식으로 쏠리기 때문이다. 김건희 씨는 현장에 갈 수 없었다. 김건희 씨가 현장에 가면 스포트라이트가 분산되기 때문이다. 주변인들도 모두 선언식을 챙기고 있어 김건희 씨 혼자 있을 거라고 예상했다. 출마 선언식이 끝나면 긴장이 풀어질 거라 봤고, 그때 전화하니 김건희 씨가 받게 됐다.

이진동 뉴스버스 발행인 (사진=미디어스)

Q. 다수 언론이 뉴스버스 인터뷰를 인용보도했다

감각적으로 ‘쥴리’ 부분에 관심이 쏠릴 것이란 걸 알았다. 또한 보도가 나오면 온갖 오해와 억측이 생길 것을 예상했다. 그래서 ‘다른 합리적 의혹 사안에 대한 해명을 듣는 취재 차원에서 이뤄진 인터뷰이고, 먼저 묻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답변이지만 기록 차원에서 김건희 씨의 해명을 싣는다’는 점을 편집인 주석으로 달아놓았다. 하지만 일부 언론이나 말을 만들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단편적인 내용만 보고, 인터뷰 배경을 억측했다. 기사 원문을 보면 맥락을 파악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Q. 인용 보도 문제도 불거졌다. 다수 언론이 ‘뉴스버스에 따르면’이 아니라 ‘한 언론에 따르면’이라는 식으로 표현했다. 이에 법적 대응까지 예고했다

아직 소송을 제기한 건 없다. 다만 적절한 시점이 되면 법적 대응에 들어갈 수 있다. 저작권 침해 문제는 언론의 신뢰도를 하락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단독·특종 보도보다 이를 인용한 보도, 블로그가 포털에서 상위에 노출되고 있다. 조회 수가 더 높은 상황도 비일비재하다. 남의 단독이나 특종 가져다 각색(무단 인용)해 올리거나 그냥 긁어 모아만 놓는 것 아닌가. 이런 문제만 크게 개선돼도 기사를 쓰는 기자의 책임성이 높아지고 언론에 대한 신뢰도 또한 올라갈 수 있다.

Q. 언론사들은 제대로 인용보도를 하지 않는다

신뢰와 자존심 문제다. 다른 언론사의 이름을 표기하는 걸 자존심 상할 일로 여기거나, 자기 매체 권위와 신뢰도를 깎아 먹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그 점이 언론의 신뢰도를 더 떨어뜨린다. 관행 문제도 있다. 레거시 미디어만 있을 당시에는 출처 표기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누가 단독·특종 보도를 했는지 다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언론사가 다양해졌다. 엄격한 출처 표기가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다.

Q. 윤석열 전 총장 가족 문제에 대해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유력 대선 후보이기 때문이다. 대선 후보 가족의 도덕적 문제도 유권자의 판단과 선택에 영향을 주게 된다. 특히 대통령의 배우자는 외교 사절의 역할을 하는 등 대통령 최측근으로 권력을 가지고 있다. 당연히 검증 대상이 돼야 한다. ‘결혼 전 있었던 일이다’,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뭉갤 일이 아니다. 시민들이 판단하게 해야지, 문제제기 자체를 숨기면 안 된다.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한 검증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속적으로 취재를 이어갈 계획이다. 여권 유력 후보 역시 마찬가지다. 뉴스버스의 약속 중 하나는 ‘이편저편 들지 않고, 정파적으로 휩쓸리지 않겠다’는 것이다. 여권 유력 후보에 대한 검증도 나설 것이다.

Q. 독자와 언론인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좋은 언론은 독자의 관심이 만들어낸다. 세월호 참사 이후 등장한 ‘기레기’라는 조롱과 모욕이 없어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독자들이 언론의 역할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국정농단 사건 배경에는 촛불혁명이 있었고, 촛불혁명 이전에는 언론이 있었다. 언론 보도가 권위주의 정권교체까지 불러온 것이다. 저널리즘이 사회에 갖는 역할을 인식해주고, 호응해줬으면 좋겠다.

언론은 객관적인 척 정파성을 포장하는 일은 멈춰야 한다. 어느 진영이나 특정 정치인을 지지한다면 미국처럼 사설을 통해 밝혀야 한다. 그래야 독자들도 이를 감안하고 기사를 볼 수 있다. 사실과 의견을 나눠야 독자들이 기사를 믿게 된다. 그렇지 않으면 언론 불신 상황이 계속 이어질 것이다. 기자들도 남의 기사를 가져다 쓸 때는 출처를 표기하는 등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그러면 점차 저널리즘에 대한 신뢰도 회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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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현 기자  melancholy@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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