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이 '경찰 사칭' 관련 발언으로 뭇매를 맞고 있다. 김 의원이 몸담았던 한겨레는 “한겨레 기자들은 취재 윤리를 어기며 취재하지 않는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한겨레는 14일 2면 ‘말 거는 한겨레’ <김의겸의 감수성>에서 김 의원의 '사칭 취재' 관련 발언을 다뤘다. 정환봉 소통데스크는 “그의 말의 진의를 의심하진 않는다. 다만 그의 감수성은 의심한다”며 “단순한 말실수에 불과했다면 경찰이 한 것처럼 믿게 하려고 경찰서 경비 전화를 사용하는 방법까지 무용담처럼 부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겨레 14일 자 2면에 실린 <김의겸의 감수성>

정 데스크는 “적어도 내가 지난 10년 동안 한겨레에서 함께 일했던 기자들은 그의 말과 달랐다”고 선을 그었다. 정 데스크는 “한겨레 기자들은 경찰을 사칭하는 빠르고 쉬운 방법 대신 밤 서리 맞으며 쓴 긴 편지로 누군가를 설득했고, 흔한 사건 기사 한 문장에도 곡해가 있을까 다섯 번씩 다시 써 무엇이 가장 적당한지 물어왔다”고 설명했다. 취재 윤리를 어겨서라도 기삿거리를 가져오라고 채근하는 선배를 만난 적도 없다고 덧붙였다.

정 데스크는 "경비 전화를 사용하는 ‘스킬’을 몰랐거나 투철한 준법정신 때문이 아닌 ‘올바르게 취재해 제대로 쓰고 있나’, ‘내 기사가 억울한 사람을 만들지 않을까’, ‘이 기사는 공익을 위한 것인가’란 고민에서 비롯된 행동이었다"고 밝혔다.

전날 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도 김 의원의 발언을 비판했다. 윤 위원장은 13일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서 “저도 20여 년 기자 생활해온 입장에서 (사칭 취재가) 마치 대다수 언론계의 관행이었던 것처럼 말한 건 대단히 부적절했다는 생각이 들고, 대다수 언론인들은 그런 방식으로 지금 취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언론개혁을 말하는 언론인 출신 의원이 언론 전체를 잠재적 범죄집단처럼 묘사하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했고 언론개혁이라는 메시지 자체의 신뢰를 떨어트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의겸 의원은 12일 MBC 취재진에 대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응을 비판하려다 사칭 취재를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 김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윤 전 총장이 MBC를 고발하셨던데 기자가 수사권이 없으니까 경찰을 사칭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 사칭은) 잘못된 것이지만 나이 든 기자 출신은 굉장히 흔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제 나이 또래는 한두 번 안 해본 사람이 없을 것”이라며 “심지어는 전화를 받는 사람들이 전화번호가 뜨면 상대방이 경찰이 한 것처럼 믿게 하려고 경찰서의 경비 전화를 사용한 경우도 많았다”고 했다.

비판이 거세지자 김 의원은 다음날 기자회견에서 "기자가 잘못했지만, 지지율 1위를 달리는 후보가 예비후보 등록 첫날 자신을 검증하려는 기자를 고발한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의미에서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윤석열에 대해서는 생략이 된 채 MBC 기자의 행위에 대해서 말씀드린 부분이 부각된 것은 제 불찰"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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