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호반건설이 서울신문 우리사주조합 지분 29.01%를 매입하겠다고 제안한 가운데 서울신문 내부에서 지분 매각 반대 성명이 이어지고 있다.

호반건설은 7일 우리사주조합에 공문을 보내 “우리사주조합이 보유한 서울신문 주식 전부를 취득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호반건설이 제시한 금액은 510억 원(주식 가치 290억, 임직원 특별위로금 210억)으로 이 중 위로금은 1인당 5천만 원 수준이다.

또한 호반건설과 우리사주조합 지분을 합치면 48.41%가 된다. 호반건설은 대기업의 신문사 소유 지분 제한 규제를 피하면서 서울신문 자사주가 제외되는 의결권 53.4%를 확보할 수 있다.

서울신문 (사진=미디어스)

서울신문 47기 기자 9명은 8일 성명에서 “비용 합의 문제로 상처를 입은 조합과 사원들을 다시 분열시키려는 의도로밖에 이해되지 않는다”며 “호반건설의 이러한 시도에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 그룹의 이익 창출이 최우선 목표인 호반건설이 그 목표에 부합하지 않는 피인수 회사를 그대로 둘까”라고 말문을 열었다.

47기는 “호반건설은 금전적인 보상을 내세워 서울신문을 인수한 뒤 호반건설의 목표를 위해 이용할 것”이라면서 “함께 위기에 대응했으면 좋겠다. 사주조합을 포함해 모든 사원이 머리를 맞대고 호반건설의 지분 인수와 현 위기를 막을 방법을 다시 고민하길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서울신문 38기 기자 4명은 다음날 발표한 성명에서 “호반이 최대 주주가 되면 그의 입맛에 맞는 경영진이 꾸려지고, 편집국장을 비롯한 편집국 인사도 그에 좌지우지될 여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38기는 “편집권은 호반의 눈치를 보고, 호반을 과도하게 치켜세우는 데 적극적으로 활용될 것”이라며 “인허가가 걸려 있는 출입처 기자들은 건설자본이 소유한 다른 언론사들과 유사하게, 사실상 호반의 합법적 로비스트이자 정보원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우려를 표했다.

38기는 “(호반건설이 제안한 위로금은) 누구에게는 부족한 결혼 자금의 동아줄이 될 수도, 누구에게는 매달 갚아야 할 대출금 부담의 단비가 될 수 있다. 호반의 제안에 일견 솔깃해지는 지점도 있었음을 고백한다"면서 "그럼에도 우리는 우리가 원치 않는 기사를, 부당한 지시에 따라 쓰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는 10월 정년을 맞는 강성남 기자는 9일 사내 인트라넷에 게시글을 올려 “누구보다 많은 경제적 혜택이 예상되지만, 주식을 안 팔기로 마음을 정했다”고 밝혔다. 강성남 기자는 “우리가 지켜온 가치를 지키고 발전시키고 싶다”며 “중요한 시기에 생각의 대척점에 있는 동료들과 공감을 넓혔으면 한다”고 했다.

이밖에 김경두 경제부장, 유영규 사회부장, 이창구 정치부장 등도 호반건설 지분 매각 거부 운동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윤전부, 기술부 직원들도 “언제 구조조정이 될지 모를 불안한 미래를 원하지 않는다”며 호반건설에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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