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데일리안이 코로나19 백신 교차접종 대상자를 '마루타'에 빗대 보도했다. 마루타는 ‘통나무’라는 뜻의 일본어로 일제 강점기 731부대에서 자행된 생체실험의 피해자를 뜻한다. 731부대는 조선인, 중국인, 몽골인 등을 대상으로 생체실험을 자행했으며 실험대상자 중에는 독립운동가도 포함돼 있다.

데일리안은 7일 <"우리가 마루타냐"…교차접종 이틀째, 접종 대상자·전문가 '의견 분분' '혼란 가중'> 기사에서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교차접종 정책을 비판했다. 데일리안은 백신 교차접종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는 시민들의 인터뷰를 기사로 전했다.

중국 하얼빈에 있는 731부대 건물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제목의 “우리가 마루타냐”라는 표현이다. 인터뷰 내용에 ‘마루타’라는 표현이 없었다. 인터뷰이가 하지 않은 발언을 제목으로 사용한 것이다.

언론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를 ‘마루타’라고 표현한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조선일보는 4월 <경찰들 “우리가 AZ소진 마루타냐” 백신 접종 앞당기자 반발> 기사에서 “경찰이 백신 마루타인가요?”라는 인터뷰 발언을 전했다.

지난 5월 현직 경찰관 A 씨는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사회가 말로는 ‘경찰관들이 사회필수요원’이라고 하면서 마루타 형식으로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들도 많이 들더라”고 말했다. 뉴스1, 서울신문, 동아일보, MBN 등은 해당 인터뷰를 인용보도면서 “우리가 백신 마루타인가”라는 제목을 달았다.

김영환 강제동원 공동행동 정책위원장은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조선인도 731부대의 피해자”라며 “731부대는 인간을 전쟁의 도구로 사용한 사건이다. 여기서 파생된 언어를 구별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은 인권적, 역사적으로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언론이 731부대의 역사적 연원을 제대로 알고 ‘마루타’라는 단어를 바라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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