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국민의힘이 공개 토론을 통해 20대 남성 임승호(27)씨와 양준우(26)씨를 대변인으로 최종 선발했다. 임 씨는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우유 당번' 사례를 남성 역차별 근거로 들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양 씨는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이대남 분노'를 강조하며 사실상 '반페니즘'을 주장했다.

5일 열린 국민의힘 대변인 선발 토론배틀 '나는 국대다' 최종전에서 임 씨와 양 씨는 각각 1·2위로 대변인에 내정됐다. 3·4위를 기록한 김연주(55)씨와 신인규(35)씨는 상근부대변인으로 임명됐다. 이번 토론배틀 지원자 수는 564명으로 조선일보에 따르면 이 중 여성지원자는 63명이다.

5일 서울 중구 TV조선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변인 선발을 위한 토론 배틀 '나는 국대다(국민의힘 대변인이다)' 에서 이준석 대표(오른쪽 부터)가 2위 양준우, 1위 임승호 대변인, 4위 신인규 상근부대변인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언론 등지에서는 30대 제1야당 당수 등장에 이어 20대의 두 대변인이 탄생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두 대변인 내정자 역시 2030세대의 목소리를 대변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그러나 과거 언론 인터뷰 등에 나타난 두 대변인의 발언을 보면 이들이 대변할 청년세대 목소리는 이른바 '이대남'에 한정될 것으로 보인다.

임 씨는 2017년 12월 바른정당 청년대변인으로 정계 입문, 2019년 황교안 당대표 체제 자유한국당에서 공개오디션을 통해 청년 부대변인으로 발탁됐다. '영폴리tv'라는 이름으로 보수유튜버 활동을 해오다 현재는 채널을 삭제했다. 2019년 유튜버 활동 당시 자유한국당 광화문 장외집회 등에 참여해 정부 비판 연설을 하기도 했다.

임 씨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게 된 계기는 2019년 1월 30일자 중앙일보 인터뷰 기사 <"20대 남성도 약자···성차별 덕 본건 페미니즘 찾는 4050">다. 중앙일보는 이 기사에서 "20대 남성 여섯명에게 이들이 분노하는 이유와 사회에서 겪고 있는 낙인에 관해 물었다"며 고려대 재학생인 임 씨 인터뷰를 실었다.

해당 기사에서 임 씨는 '남성 역차별'을 강조했다. 특히 '20대 남성이 불만을 품고 있는 원인'을 묻는 질문에 대해 "초등학교 때 우유당번 등 궂은 일은 남자가 많이 했다"고 답한 게 논란이 됐다. 성폭력과 구조적 성차별을 적극적인 사회적 조치로 풀어내자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우유당번'으로 반박해 온라인상에서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중앙일보는 그해 4월 기사를 수정하고 '우유 당번' 발언을 삭제했다.

임 씨는 해당 기사에서 "성차별적인 문화를 만들고 가부장 문화에서 혜택은 본 세대는 사오십대 남성이다. '82년생 김지영' 책을 봐도 일상 속의 사소한 차별은 20대 남성에게도 존재했다"며 "근데 오히려 40~50대 남성은 지금 페미니즘 정책을 펴면서 가해자가 아닌 것처럼 행동한다"고 했다. 이 와에도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표현은 여성에게만 적용되지 않는다", "20대 남성에 대한 비하는 쉽다", "한국 남성 절반이 성매매한다는 통계를 만드는 것 자체가 남성을 공격하기 위한 의도" 등의 입장을 밝혔다.

양준우 씨는 지난해 조선일보에서 인턴기자로 활동을 마치고 같은해 11월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회 정책네트워크 '드림'에 참가했다. 지난 4·7 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유세차량 연설이 화제를 모으면서 이름을 알렸다. '27세 취업준비생 일반인 청년'으로서 정부 비판에 나섰다.

이후 양 씨의 국민의힘 '드림' 참가 사실을 다룬 오마이뉴스 기사 <"27살 취준생" 연설 청년, 알고보니 국민의힘 핵심 수강생>가 보도되자, 양 씨는 SNS를 통해 "저는 당원도 아니며, 캠프 사람도 아니다. 일평생 당원이었던 순간도 없다"며 "저는 국민의힘에 시민이 바라는 정책이 무엇인지 '가르쳐주고자' 해당 활동에 참석한 것인데, 제가 수강했다는 표현은 아주 불쾌한 표현이다. 굳이 저와 국민의힘을 엮고 싶다면 그 활동에서 '시민 교사'로 활약했다고 정정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양 씨는 지난달 29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오세훈 후보 유세차에 올랐던 심정에 대해 "이대남의 분노게이지가 높았다"며 "오 시장이라면 찍기 부끄럽지는 않았다. 이대남의 오 시장 몰표만 봐도 이들의 분노가 입증된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대변인에 지원한 이유를 "민주당 정권이 유지된다면 청년들의 미래가 깜깜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양 씨는 20대가 바라보는 내년 대선 최대 화두로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꼽으며 "문재인 정부가 저출산 고령사회위원회에 20대 여성을 대표한다고 레디컬 페미니스트를 위원으로 넣는 것을 보고 민주당 정권에서는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양 씨는 "현재 권력 계층인 50대의 경우 여성에 대한 차별이 심각했지만 지금 세대에서는 그렇지 않다"며 "극단주의 여성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상황에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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