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말한 6월 내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안 처리가 무산됐다. 방송독립시민행동은 30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은 자신들이 약속한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제도화하기 위한 행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며 7월 임시국회에서 공영방송 관련 법안을 최우선 안건으로 처리하라고 촉구했다.

송영길 민주당 당대표는 지난 17일 “기득권을 내려 놓고 공영방송 사장 후보자의 추천권을 국민에게 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또한 민주당 미디어혁신특별위원회는 공영방송에 대한 정치적 후견주의 타파를 약속했다. 김승원 의원은 이날 백브리핑에서 “목표는 6월 안에 정책을 통과시키는 것으로 빠른 시일 안에 통과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30일 국회 앞 방송독립시민행동 기자회견 (사진제공=전국언론노동조합)

하지만 해당 법안을 논의, 처리해야 할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법안은 논의되지 않았다. 또한 국민의힘이 의사일정을 보이콧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지난 22일 민주당의 개정안 단독처리를 요구했다. 다음날 언론노조 집행부는 송 대표와 만나 공영방송 지배구조 정상화 논의를 촉구했다. 민주당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안을 과방위원장 직권으로 처리하는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윤창현 언론노조위원장은 30일 국회 앞 기자회견에서 “민주당 당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공영방송의 정치적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며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안) 6월 입법을 얘기했다”며 “상임위인 과방위에서는 처음부터 이 문제를 해결할 의사가 없는 국민의힘 핑계를 대며 6월 내내 아무런 논의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윤 위원장은 “도대체 민주당의 본심은 어떤 것이냐”며 “저희는 무엇을 보고 신뢰해야하냐”고 물었다. 윤 위원장은 공영방송 지배구조 관련 입법이 미뤄지면 공영방송 이사선임이 기존 관행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결국 ‘정치권이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당대표 말은 말장난이 되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전규찬 언론개혁시민연대 공동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언론 관련 개혁 법안은 몇 번째 순위에 위치해있냐"고 따져물었다. 전 대표는 “밑바닥에 내려놓다가 욕먹으니 중간쯤 넣어뒀다가 덜 숙성된 논의들, 사회적 논란이 있는 것들과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안을 뒤섞어서 정치적으로 안되게 만들어놓지 않았냐”며 "애당초부터 허언이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전 공동대표는 “공영방송 이사 자리를 안 내놓겠다는 기득권의 표현으로 보인다”며 “부딪히고 충돌하기 전에 무책임했던 언론개혁 입법 처리, 공영방송 이사 시민참여형 법안 개정을 반드시 해달라”고 촉구했다.

신미희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민주당이 미디어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언론시민단체와 면담할 때 ‘웬일인가’ 싶었고 송영길 대표가 ‘공영방송을 국민에게 돌려주겠다’고 공표했을 때 ‘뭔가 되는 거구나’ 싶었다. 그런데 결국 애초에 우려대로 아무것도 못 하고 있다. 이제 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평가는 ‘무능’”이라고 강조했다.

신 처장은 “국민이 뜻을 몰아줘도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건 정말 능력이 없는 것”이라며 “민주당의 약속이 거짓이 아니라면 공영언론 이사와 사장을 새로 선임하는 과정에서 약속을 지켜달라”고 말했다.

방송독립시민행동은 이날 기자회견문에서 “대체공휴일법 등을 야당 반대를 무릅쓰고 처리한 민주당의 모습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안의 6월 처리 불발이 야당 탓이 아님을 스스로 입증하고 있다”며 “민주당 과방위원들은 자신들이 약속한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제도화하기 위한 행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고 규탄했다.

방송독립시민행동은 민주당을 향해 이른 시일 내에 7월 임시국회를 개원할 것과 공영방송 관련 법안을 최우선 안건으로 처리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7월 임시국회 기간 KBS,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후보 공모를 중지하고 이사추천 심사 절차의 기준과 투명성을 보장할 대책을 발표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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