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21세기 KBS의 현실과 전망' 토론회는 1부 콘텐츠 부분과 2부 경영평가 부분으로 나눠 진행됐다. 1부에는 보수성향 시민단체인 공영방송발전을위한시민연대(대표 유재천·한림대 교수) 소속 김현주 광운대 교수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김 교수는 토론에서 KBS 프로그램을 평가하면서 "KBS 수신료 인상을 선뜻 해줄 수 없는 것은 지난 5년간 KBS의 시사보도 프로그램이 공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인물현대사>는 대한민국 현대사 가운데 전체가 아니라 한쪽만 대표하는 인물을 다뤘고 <서울 1945> 등 드라마와 오락 프로그램도 이데올로기의 과잉이었다"고 주장했다.

▲ 28일 오후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21세기 KBS의 현실과 전망> 토론회. ⓒ정은경
김 교수는 이어 "공영방송 KBS가 뉴미디어 접근권이 취약한 소수 계층에 소구해야 하지만 KBS가 소수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을 넘어서 소수자의 이데올로기까지 대변할 필요는 없다. 양극화와 계층 갈등 문제를 많이 다뤘는데 그것이 결과적으로는 약자를 편드는 허식으로 흘러가진 않았나 하는 생각도 해봤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방송은 화해와 통합의 해법을 제시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데 오락까지 가세해 갈등을 확대하고 위화감을 부추길 필요는 없지 않는가"라며 "그렇게 하면 공동체의 목표를 위태롭게 하는 결과를 낳는다"고 우려했다.

강혜란 소장·강형철 교수 "수신료 현실화로 KBS 콘텐츠 차별성 높여야"

반면 다른 토론자인 강혜란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연구소장과 발제자인 강형철 숙명여대 교수는 "수신료 현실화로 KBS 콘텐츠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혜란 소장은 "공영방송은 다른 채널과 달리 특별한 권한을 부여받고 있고 그에 합당한 책임감과 의무를 드러내야 한다"며 "수신료 인상이 이 상황을 돌파하는 가장 좋은 방향"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적으로 다양한 견해가 충돌하고 있지만 신뢰도나 영향력 면에서 언제나 1위를 지키고 있고 의미있는 실적을 내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강형철 교수는 KBS 콘텐츠를 평가하면서 "1TV와 달리 2TV는 MBC, SBS와 차별성이 약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수신료 인상을 통해 보다 창의적인 프로그램이 제작·편성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교수는 또 "2TV의 차별성이 약하다고 해서 2TV를 민영화해야 한다는 것은 속단"이며 "KBS도 2TV는 '돈버는 채널', 1TV는 '좋은 일 하는 채널'이라는 편성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KBS 편성기획팀 조경숙 PD "광고수입 당당히 내세우기로"

이날 토론회에는 최근 KBS 봄개편 실무를 맡았던 편성기획팀 조경숙 PD도 참석해 개편 과정에서의 고민을 털어놨다.

조 PD는 "KBS의 재원 가운데 광고료의 비중이 10%나 높은데도 언제나 핵심은 수신료였고 광고는 부가적인 것이라 드러내놓고 할 수 없었다"며 "지금까지는 1TV가 좋은 일 다 하면 2TV는 광고 재원으로 이를 받쳐주는 위상이었는데 이번 기회에 그 부분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비판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광고수입을 주요 축으로 당당하게 내세워야 한다고 판단했다. 공영방송의 기반이 허약해지는데 위기에 수세적으로 있어선 안되겠다는 판단에서 광고수입으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한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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