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사표가 수리되자마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 대선 캠프에 합류한 김기흥 KBS 기자를 두고 KBS 내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최경영 KBS 기자는 29일 자신이 진행하는 KBS1 라디오<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김 기자의 행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 기자는 25일 KBS에 사표를 내고 28일 오전 사표가 수리되자 윤석열 대변인실 부대변인으로 직행했다. 2003년 KBS에 입사한 김 기자는 정치부, 사회부 등을 거쳐 최근까지 KBS 경인취재센터에서 근무했다.

KBS 최경영 기자와 김기흥 전 기자 (사진=KBS)

KBS에 ‘공영방송 KBS 이미지의 사적 활용을 막기 위해 TV 및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진행자, 정치 관련 취재 및 제작 담당자는 해당 직무가 끝난 후 6개월 이내 정치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윤리강령이 있다.

이와 관련해 최 기자는 “KBS라는 방송사 이미지를 이용해 개인의 정치적 사익을 추구하지 말라는 뜻”이라며 “정치할 생각이라면 6개월 정도 후에 본인이 한 계단씩 밟고 나가는 것이 윤리적이겠다는 뜻이 담겨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회만 되면 정치, 경제적 사익을 추구하는 게 당연한 세상"이라며 "그래서 미래의 정치적, 경제적 사익을 위해 현재의 내 공직을 은근슬쩍 이용해도 자신의 양심만 좀 찔릴 뿐 이제 신경 쓰는 사람들 별로 없다. 세태가 그렇게 된 것 같다”고 한탄했다.

최 기자는 김기흥 기자를 향해 “앞으로 ‘공정’한 세상에 대해 거론하지 말라. 그건 공정한 게 아니기 때문”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김 전 기자는 28일 미디어스에 “윤석열 전 총장이 제시한 대한민국 공정과 상식, 이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통합 방향성이 제가 생각하는 부분과 같아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라디오 출연자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보탰다. 최재형 감사원장의 사퇴 소식을 전하던 중 김민하 평론가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감사원장은 검찰과 감사원의 중립성을 훼손하고 있다”며 “언론계도 마찬가지로, 언론이 정권 불문하고 권력을 좇아서 불나방처럼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평론가는 “현직 기자가 청와대 대변인으로 직행하고, 국회의원 비례대표를 받아 가고, KBS 기자는 대선 캠프 대변인으로 가는데 이를 초래한 건 언론인들의 비윤리적 측면뿐 아니라 정치권에서 끌어당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 기자는 “KBS라는 언론사 조직, 검찰의 독립성, 감사원에 남아있는 직원들은 어떻게 되는 건가”라고 말했다. 민동기 고발뉴스 기자는 “(감사원)내부 직원들은 불만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김민하 평론가는 “검찰총장에 검찰·변호사 출신을 쓰지 말아야 하고 언론인 데려다가 캠프 꾸리지 말아야 하는데,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며 “윤석열 캠프는 조선일보 출신 대변인에 이어 KBS 기자를 데려다 부대변인으로 삼으니 직업윤리 어디 갔나. 눈물이 날 거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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