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양승동 KBS 사장이 직원과의 대화에서 “임기 중에 수신료 인상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면서 “이번 이사회의 임기가 끝나기 전까지 수신료 조정안을 의결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BS 이사진 임기는 8월, 현 경영진 임기는 12월까지다. KBS 이사회는 오는 30일 '3840원 수신료 조정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 4일 KBS 아트홀에서 열린 '직원과의 대화' (출처=KBS사보)

지난 4일 양승동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2021 KBS 공론조사’ 결과를 설명하고 질의 응답하는 ‘직원과의 대화’가 열렸다. 본사와 지역총국 직원 100여 명이 온라인으로 참여했다.

양 사장은 이번 공론조사 결과와 관련해 "고품질 뉴스와 프로그램을 위해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 또 내부적으로 혁신을 계속해 간다면 적절한 시기가 왔을 때 수신료 현실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확신하게 됐다”고 밝혔다.

경과 보고를 맡은 임병걸 부사장은 “(공론조사 결과) 공영방송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91.9%, KBS가 잘못하고 있다는 답변이 54%였다. 또한 KBS가 공적 책무를 게을리하지 않는다면 수신료 인상에 찬성한다는 답변이 79.9%였다”며 “국민들이 KBS에 따가운 질책을 많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신료는 올려줘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설명했다.

보도기술국 한 직원은 공론조사 참여자들과 같은 인식 변화를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어떻게 끌어낼지 물었다. 이에 대해 양 사장은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인식의 변화를 요구하기 전에 우리 스스로가 먼저 변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전달하고 그런 과정을 통해 국민들의 마음을 얻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임 부사장은 “유튜브에 수신료 현실화 플랫폼을 개설해 공론조사 결과와 수신료 인상을 해야 하는 당위성을 설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영정보국 한 직원은 공론조사 토론회가 대외 여론에 어떤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양승동 사장은 “부정적 여론이 많았던 게 사실이지만 공론조사를 통해 나름 호의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아 다행스럽다”며 “부정적인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 같다는 평가가 있다는 얘기를 전해들었다”고 했다.

수신료 인상에 실패했을 때를 대비한 계획이 있는지 묻자 임 부사장은 “수신료 현실화는 재원의 건전성이라는 측면에서 추진한 것이지만 이뤄지지 않더라도 자산을 다른 공기업처럼 활용하는 방법으로 방송법을 개정한다든지 유튜브 등 경쟁력 있는 콘텐츠 사업 확대를 통한 재원 강화 방안 등도 강구해 볼 수 있겠다”고 말했다.

‘인력유출’ 문제와 관련해 이훈희 제작2본부장은 “인력 유출은 10년 전부터 최근까지 지속되고 있는데 아직까지 희망이 있다고 본다”며 “내부적으로 인센티브 등의 개선 노력과 더불어 장기적으로는 예능이나 드라마 스튜디오화 등을 통해 시장에서 영향력과 경쟁력을 잃지 않는 조직과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국 기능 조정 문제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양승동 사장은 “애초 지역국을 없애겠다는 계획이 아닌데 폐지라는 프레임으로 지역사회의 반발이 있었던 점을 애석하게 생각한다”며 “수신료 현실화가 실현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존의 재정과 인력으로 총국과 지역국을 운영하는 건 많은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리소스를 총국 중심으로 효율화해야 할 필요는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종명 보도본부장은 “기능 조정 문제를 포함한 생활권역 취재센터 설립 등의 문제는 이사회에서 수신료 조정안 문제가 결론이 나고 지역국 변경 허가 등의 문제가 정리된 이후에 논의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무료 콘텐츠 서비스 추진 계획에 대해 국은주 전략기획실장은 “채널을 늘리는 건 방통위의 허가가 있어야 가능하기에 앞으로 7월부터 UHD 다채널 서비스나 모바일 시험 서비스 등이 계획되어 있다”고 말했다.

한편 KBS는 수신료 설명책임 강화의 일환으로 지난 7일부터 ‘About KBS 홈페이지’의 모바일 버전을 서비스하고 있다. 모바일 버전은 기존 PC용 홈페이지를 모바일에서 볼 경우 반영되지 않았던 ‘재무 현황’ 등을 보기 쉽게 도식화하고 구체적인 정보를 이용자들이 다운받아 볼 수 있도록 편의성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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