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제3지대를 표방해온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김수민 평론가는 “안철수 대표는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와 겹치는 부분이 있고, 최근 윤석열 전 검찰총장 행보로 크게 좌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평론가는 8일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국민의힘 입장에서 안철수를 놓고 갈 수도 큰 파이를 얹어줄 수도 없어 계륵 비슷한 존재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00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 평론가는 “안 대표는 현재 이준석 후보에 치이고 있다”며 둘의 캐릭터가 겹친다고 했다. 이공계 출신으로 정치에 입문한 공통점이 있고, 2017년 바른미래당 탄생으로 한 식구가 됐지만 2018년 6월 재·보궐 선거에서 서울 노원병 공천을 두고 대립했다.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후보는 안 대표를 향해 "악연이 맞다"고 말했다.

최근 이준석 후보가 차기 정치지도자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3%의 지지율을 얻으며 안철수 대표를 앞섰다. 한국갤럽이 지난 1~3일 전국 성인 1003명을 상대로 ‘다음번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를 자유 응답 방식으로 물은 결과(신뢰수준95%, 표본오차±3.1%포인트) 이준석 후보 3%, 안철수 대표 2%로 나타났다.

김 평론가는 “안 대표의 가장 큰 약점은 고정지지층이 많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서울시장 후보 초반처럼 상황에 따라 지지율이 확 올라갈 때가 있지만 고정지지층이 줄어들었고 이준석 후보와 겹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자료출처=한국갤럽)

안 대표에게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란 변수도 존재한다. 김 평론가는 “안 대표가 이번 대선을 돌파할 수 있는 경로를 2가지로 봤다. 윤 전 총장 대신 국민의힘에 들어가서 개방형 경선을 통해 윤 전 총장의 지지표까지 얻는 방법과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고 차차기 대선을 노리며 윤 전 총장의 충실한 조력자로 남는 길이다”며 “문제는 두 가지 모두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는 게 전제돼야 하지만 최근 윤 전 총장의 행보가 국민의힘에 들어갈 것을 시사하고 있기에 안 대표가 윤 전 총장 행보에 크게 좌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상황은 안 대표가 자초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평론가는 “제3지대 정체성을 명확하게 지켰다면 국민의힘은 싫은데 더불어민주당에 실망해 이탈한 층을 지지층으로 삼을 수 있었을 텐데 범야권의 정치인이 되면서 민주당 이탈층을 끌어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안 대표 본인이 국민의당 당대표 출마시 선언했던 ‘극중주의’(좌우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고 중도노선을 걷겠다)처럼 안 대표의 포지션이 양당 사이 정확히 중간에 있는 것 또한 아니었다. 국민의힘으로 기울었기 때문에 민주당 이탈 세력이 마음을 주기에는 조금 멀리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제3지대 동력이 떨어진 상태로 국민의힘 입당 이후에도 과연 제3지대 깃발을 잘 쓸 수 있을까 하는 부분도 있다”고 덧붙였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