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권진경] 독특한 감성과 연출로 씨네필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영화 <애플>의 창작 비하인드와 이스터에그(Easter egg:부활절 달걀, 영화 속에 숨겨놓은 메시지나 기능)가 화제다.

영화 <애플> 포스터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는 제목 <애플>에 대해 크리스토스 니코우 감독은 “일종의 언어유희이기도 하죠. 사람들은 무언가를 기억 속에 간직하고 싶을 때 사진이나 영상을 모두 ‘같은 이름의 그 스마트폰’에 저장하니까요.”라며 “과거를 상징하는 사과의 껍질을 깎아내는 일이 영화의 핵심입니다. 그 핵심으로 점차 다가갈수록 관객이 주인공 ‘알리스’를 이해하게 되는 것과 같습니다”라고 사과에 대한 새로운 의미와 해석을 제기한다.

또한 크리스토스 니코우 감독은 <애플>의 제작에 알베르 카뮈의 소설 [페스트] 그리고 주제 사라마구의 소설 [눈먼 자들의 도시] 등 세계적인 문학작품이이 레퍼런스로 중요하게 작용했음을 강조한다.

영화 <애플> 스틸 이미지

작품에서 주인공 알리스는 잊어버린 기억과 정체성을 새로 형성하기 위해 병원에서 고안안 ‘인생 배우기’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매번 새로운 경험을 폴라로이드 사진으로 남긴다. 크리스토스 니코우 감독은 “관객들은 ‘알리스’의 초현실적이면서 슬픈, 그러나 코믹한 정체성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며 연출 방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영화 내내 스마트폰, 노트북 등 전자기기가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 또한 눈길을 끄는데, 이에 대해 크리스토스 니코우 감독은 이는 시대 배경을 특정하기 어렵도록 하기 위한 의도라고 밝혔다. 이처럼 폴라로이드 필름카메라, 손편지, 녹음테이프 등 영화의 모든 의사소통과 정보 전달이 아날로그적 장치를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점은 <애플>의 주요 이스터에그 중 하나다.

영화 <애플> 스틸 이미지

크리스토스 니코우 감독의 영화 취향이 반영된 이스터에그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이 상영 중인 영화관에서 처음 만난 알리스와 안나는 인생 배우기 프로그램 미션 수행을 위해 차를 타고 함께 이동하는 중에도 영화 이야기를 나눈다. 안나가 “어머니는 딸이 부자랑 결혼하길 바랐지만 여자는 가난한 남자랑 사랑에 빠져 버린다”라며 줄거리를 소개한 영화의 정체는 바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고전 명작 <타이타닉>. 이 장면에서 알리스는 <타이타닉>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곧이어 라디오에서 나오는 곡 ‘Sealed With A Kiss’의 가사는 흥얼거리며 따라 부르는 등 그가 가지고 있는 기억에 대한 관객들의 궁금증을 자극한다.

마지막으로 영화 엔딩크레딧에서 자막으로 언급되는 ‘콘스탄티노스 니코우’라는 이름은 감독 크리스토스 니코우의 아버지의 이름으로, 사과를 매일 몇 개씩 먹을 만큼 좋아했고 기억력이 남달리 좋았던 자신의 아버지를 추모하는 의미로 넣었다고 한다.

이렇게 알고 보면 더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는 영화 <애플>은 현재 절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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