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신입사원 채용 ‘8주 인턴십’ 전형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중앙일보·JTBC가 온라인 필기 전형으로 또 한 번 구설에 올랐다. 70페이지짜리 응시자 매뉴얼을 전달받은 응시생들은 유선 인터넷, 1m 책상, 투명바인더 등 개인이 준비할 것이 많고 5시간으로 늘어난 시험 시간을 거론하며 ‘수험자에 대한 갑질’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중앙·JTBC는 지난 6일 서류전형을 마감하고 30일 기자, PD 응시생들을 대상으로 코로나 상황을 고려한 온라인 필기 전형을 진행한다. 서류전형에 합격한 응시생들은 25일 오후 중앙·JTBC로부터 70페이지짜리 ‘응시자 매뉴얼’을 전달받았다.

중앙일보, JTBC 신입사원 채용 공고 포스터

응시자 매뉴얼에 따르면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매뉴얼에 명시된 허용 물품 외에 다른 물품이 없는 책상을 사용해야 하며 웹캠으로 녹화된다. 응시자 휴대폰으로 응시자의 얼굴과 손, PC 화면, 책상 아래까지 촬영돼 실시간으로 감독관용 플랫폼에 전송된다. 최소 5시간 이상 촬영할 수 있는 핸드폰 배터리와 데이터가 확보돼야 하는 셈이다.

크롬 브라우저 이외의 용도로 컴퓨터를 사용할 수 없다. 원활한 접속을 위해 ‘유선 인터넷’을 사용해야 한다. 검사 당일 접속에 지장이 생기거나 이로 인한 불이익에 대한 책임은 응시자에게 있다고 응시자 메뉴얼에 명시됐다.

문제 풀이에 허용되는 규정노트는 A4사이즈 PVC 소재의 투명바인더다. 시험은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진행되지만 검사플랫폼 접속 및 대기 등 응시를 위해선 오전 11시 30분부터 총 5시간이 소요된다.

응시생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나온다. 응시생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 ‘아랑’에 시험장소와 환경을 구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올라왔다. “스터디룸을 찾아보니 넉넉잡아 5시간 동안 혼자 사용하려면 35000원이다”, “내내 스터디룸을 알아보고 문의하며 시간을 보냈다. 집에 랜선포트가 없고 스터디룸은 마스크를 필수로 쓰라고 한다. 결국 랜선포트 뚫어달라고 인터넷 설치기사를 불렀다. 취준생 입장에서 규정 하나하나 따져가며 철저하게 환경을 마련하는 게 부담이다” 등의 반응이다.

한 응시자는 미디어스에 “안내문에는 ‘무슨 일이 생기면 수험자 책임’이라는 문구가 명시돼 있다. 친구가 모 회사의 인·적성 시험을 온라인으로 본 적이 있는데 접속이 끊기는 것도 양해해줬고 방역키트도 보내주더라. 그런데 중앙·JTBC는 최소한의 것도 제공해주지 않으며 모든 책임을 응시생에게 지워 갑질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매뉴얼에 나온 대로 시험을 보려면 돈이 많이 든다. 주말에 가족들이 다 집에 있는데 5시간 동안 조용히 해달라고 말하기 어렵다. 스터디룸 대여비는 5시간에 2~4만 원”이라며 “면접은 면접비라도 주지, 필기는 그런 것도 없다. 토익이나 한국어시험, 타 언론사 필기시험은 학교를 빌려 오프라인으로 하던데 응시생 개인들이 쓰는 비용을 다 합치면 학교 하나 빌려서 철저한 방역 아래 수행하는 게 나아 보인다”고 했다.

중앙그룹 측에 응시생들의 불만에 대한 입장 등을 물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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