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부의장이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한국이 미국을 도울 수 있는 나라가 됐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한국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국에 반도체·배터리 분야에 투자하기로 합의하면서 ‘주고받는 외교’가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한미 양국은 정상회담에서 백신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반도체·배터리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미국은 한국군 55만 명에 백신을 직접 지원하기로 했다. 모더나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한미 양국은 반도체·배터리 등 핵심 산업에 대한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국 반도체·배터리 기업은 44조 원 규모의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한미 정상회담 (사진=연합뉴스)

정세현 부의장은 24일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한미 양국이 대등한 입장에서 협상을 진행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 정 부의장은 “한국의 국격이 올라간 것을 확인했다”며 “그동안 미국에 무엇인가를 받아오는 데 익숙했다. 하지만 이제는 미국에도 투자할 수 있는 나라가 됐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정 부의장은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 정세에 큰 변화가 찾아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미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판문점 선언·싱가포르 공동성명 등 기존의 외교와 대화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이루는 데 필수적이라는 공동의 믿음을 재확인했다”고 했다. 정 부의장은 “싱가포르 공동성명이 트럼프 작품이지만 이를 인정하고 북미협상을 통해 풀어나가자는 메시지”라며 “북한도 이런 대목을 중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부의장은 “그동안 미국과 북한이 접점을 만들기는 쉽지 않았다”며 “중간에 누군가 있어야 한다. 북한은 한국의 중간자 역할을 다시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부의장은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누구 때문에 이뤄졌는가”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중간다리를 논 것이다. 이제 한국은 북한에 특사를 보내서 정상회담의 성과와 결과를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한미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북한의 인권 상황 개선을 위해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인권’은 북한이 가장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주제 중 하나다. 이에 대해 정 부의장은 “미국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인권을 중시하는 정당”이라며 “북한은 인권과 관련된 언급을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인권’이라는 단어가 들어갔다고 해서 미국이 적대시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단정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정 부의장은 한미 백신 파트너십 구축에 대해 “미국의 선물”이라고 평가했다. 정 부의장은 “현재 백신을 달라고 요청하는 나라가 많은데, 미국이 한국에게만 백신을 줄 순 없다”며 “한국에 백신 허브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밝혔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