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미스코리아 서울 예선에서 수영복 공연이 부활했다. 미스코리아 주최사인 한국일보·글로벌이앤비는 2019년 수영복 심사를 폐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디어스는 서울 예선 주관사인 뷰티한국에 입장을 물었으나 “할 말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미스코리아 서울 예선 주관사 뷰티한국은 지난 9일 심사에서 참가자 30여 명이 수영복을 입고 포즈를 취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제작해 공개했다. 참가자들은 비키니 등 노출이 심한 수영복을 입었으며 심사장에는 어린이 합창단원도 있었다. 뷰티한국은 한국일보 계열사에서 2013년 분사했다.

미스코리아 포스터 갈무리

지난 2019년 한국일보와 글로벌이앤비는 수영복 심사를 폐지하기로 했다. “수영복 심사는 여성을 상품화하는 것”이라는 비판을 수용한 것이다. 하지만 그해 주최 측은 한복을 수영복처럼 변형해 ‘코르셋과 한복, 동서양의 만남’이라는 패션쇼를 선보였고 “선정적 패션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한겨레는 12일 사설 <되살아난 ‘수영복 미스코리아’, 지금 이럴 땐가> 에서 “수영복 심사가 지역 예선에서 변칙적으로 되살아났다”며 “무대 심사를 영상으로 대체한 것은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는 꼼수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형식만 바꿔가며 어떻게든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하려는 집요함마저 엿보인다”며 “본사가 주의를 줬다는데, 본사의 과거 행태로 볼 때 설득력이 떨어져 보인다”고 지적했다.

미인대회에서 수영복 심사를 폐지하는 것은 국제적인 흐름이다. 미국의 미스 아메리카는 2018년 수영복 심사를 폐지했다. 한겨레는 “미인대회 자체의 퇴조 흐름도 뚜렷하다”며 “한때 황금시간대를 차지하던 행사 생중계도 안방극장에서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방송사 스스로 변했다기보다 수용자들의 인식 변화를 뒤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겨레는 한발 더 나아가 미인대회 폐지를 논의할 시점이라고 했다. 한겨레는 “연예계에 국한되기는 했으나, 미스코리아 대회가 한때 여성들의 사회 진출에 도움이 된 건 사실”이라며 “하지만 지금은 여성들의 사회 활동 경로가 이전보다 훨씬 다양해졌다. 또 자신의 기준에 맞춰 몸을 건강하게 단련하는 등 신체에 대한 자기 결정권을 행사하는 여성들도 크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겨레는 “여성의 외모 기준을 획일화하는 미인대회의 폐지를 진지하게 검토할 때”라고 강조했다.

미디어스는 12일 뷰티한국에 수영복 공연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지, 주최사와 사전에 협의한 것인지 등을 물었다. 뷰티한국 측은 “따로 할 말이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글로벌이앤비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수영복 워킹을 삼가라고 권고했다”며 “(뷰티한국에) 주의를 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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