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가 빠진 2012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타자는 누가 될까? 타격 7관왕이라는 절대 강자로 우뚝 섰던 그가 빠진 리그에서 복귀한 이승엽과 김태균과 함께 최고의 자리를 두고 다툴 이범호의 활약은 개인의 성과 못지않게 기아로서도 절대적인 가치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을 듯합니다.

절대 반지 이범호, 이대호의 빈자리를 차지하고 기아 우승 이끌까?

일본에서 제 실력을 보여주지도 못한 채 어쩔 수 없이 한국으로 돌아와야 했던 이범호가 마치 분노를 폭발하듯 기아에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보여주었습니다. 프런트와 현장 스태프와의 알력 다툼으로 인해 실력과 상관없이 출전이 쉽지 않았던 이범호를 영입한 기아의 선택은 환상이라는 표현이 가장 어울리는 단어였습니다.

전반기만 놓고 본다면 이범호의 존재감은 시즌을 종료한 후 최강의 타자 대결을 했던 이대호와 최형우보다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지난 시즌 7관왕이었던 이대호와 타격에서 앞서 거니 뒤서거니 하던 그들의 대결은 전반기 흥미로운 재미였습니다.

만약, 이라는 단어만큼 허망한 것은 없겠지만 이범호가 후반기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라는 상상을 해보고는 합니다. 기아에게 이범호가 얼마나 대단한 존재였는지는 그의 존재 여부에 따라 팀의 순위가 큰 변화를 가졌다는 점에서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범호가 부상으로 전열에 이탈한 후 기아는 1위에서 4위까지 하락하고 말았습니다. 물론 이대호 혼자의 몫은 아니었지만 그가 가지고 있는 기아에서의 존재감은 상상이상이었음을 증명했다는 점에서 기아에게 이범호는 절대반지 같은 존재였습니다.

2012 시즌에도 이범호의 존재감은 2011 시즌보다 더욱 높아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선동열 감독이 새롭게 부임하며 전체적으로 기아는 새로운 시작을 다짐했습니다. 명가재건이라는 명분아래 고향 팀으로 금의환향하게 된 선동열 호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막강한 마운드 못지않게 확실한 역할을 해줄 타선이 절대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역할을 해줄 일등공신은 역시 이범호여야 한다는 것은 두 말 할 필요가 없을 정도입니다.

한국 프로야구 타격 분야의 절대강자였던 이대호가 빠진 상황에서 그 자리를 차지할 한 명은 누가 될지는 2012 시즌을 기다리는 많은 야구팬들의 공통된 기대일 것입니다. 이대호가 일본으로 가면서 일본에서 활약했던 이승엽과 김태균이 복귀를 했다는 점 역시 흥미롭기만 합니다.

이제 30대 중반을 넘어선 이승엽이 과거의 폭발적인 모습은 계속 보여줄 것이라고는 기대하기 힘듭니다. 비록 올 시즌 일본에서 부활 가능성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하락기에 접어든 그가 이대호의 빈자리를 채워줄 존재라고 하기에는 다른 선수들의 실력을 너무 저평가하는 것이 될 테니 말입니다. 물론 명불허전인 이승엽이 최소 2, 3년 동안 국내 리그에서 좋은 결과를 보여줄 것이라는 점에서는 의심할 필요도 없을 정도입니다. 다만 그가 절대 반지의 주인공이 되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는 점이 문제일 뿐입니다.

김태균이 일본으로 건너가기 전까지는 한화를 대표하는 강타자로 이대호와 자웅을 겨루는 친구 사이이기도 했습니다. 그가 일본으로 건너간 후 이대호는 명실상부 대한민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타자가 되었지만 김태균의 모습은 초라했습니다. 건너간 첫 회는 자신의 몫을 어느 정도 해주었지만 올 시즌 복귀의 변이 많은 이들을 경악스럽게 하며 그가 과연 국내에서 어떤 활약을 할 수가 있을까라는 우려도 하게 했습니다.

멘탈 스포츠인 야구에서 멘탈에 문제를 보여준 김태균의 복귀의 변은 많은 야구팬들을 허탈하게 했습니다. 과연 그런 멘탈을 가지고 국내에서 부활이 가능할까라는 의구심은 여전합니다. 한화 구단에서는 이대호보다 높은 연봉을 주겠다는 말로 김태균 살리기에 앞장서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팬들의 우려는 가시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가 한 팀에서 뛰었던 이범호처럼 포텐이 터지며 한화의 타선을 이끄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한 이런 불안함과 불편함은 지속될 수밖에는 없을 듯합니다.

이범호가 자신이 뛰고 싶어도 뛸 수가 없었던 상황 속에서 야구에 대한 열망과 간절함에 사무친 시간을 보냈었다고 한다면 김태균은 스스로 일본에서의 보장된 기회를 버리고 국내 복귀를 했다는 점에서 큰 간극을 느끼게 합니다. 분명 김태균이 가지고 있는 파괴력은 포스트 이대호라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이범호와 함께 했던 한화시절을 생각하면 김태균이 이범호보다 훨씬 파괴력이 앞섰다는 점에서 2012 시즌은 서로 다른 팀에서 충분한 경쟁자로서 자웅을 겨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2011 시즌 화려한 성장을 보인 최형우와 이대호의 빈자리를 채워야하는 롯데의 홍성흔 혹은 전준우도 타격 절대 반지를 노리는 후보자가 될 수 있을 듯합니다. 최형우는 우승팀 삼성의 중심타자로서 3할 4푼의 타율과 30 홈런, 118 타점을 올린 명실상부 최고의 성적을 올린 타자입니다. 타격 7관왕이었던 이대호와 대결을 해서 이 정도의 성적을 올려주었다는 점만으로도 최형우에 대한 기대치는 높아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이대호가 없는 롯데에서 누가 그 자리를 대신할까에 대해서는 팬들 사이에 설왕설래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대호라는 존재감이 워낙 대단했던 롯데였기에 그를 대신할 선수를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물론 전체적으로 빠르고 강한 타자들이 많은 점에서는 공감할 수 있지만 그 전체를 아우르며 이끌었던 이대호라는 존재가 주는 가치는 그 어떤 것보다 강렬했기 때문입니다.

홍성흔, 전준우, 손아섭이 그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이대호를 대신할 선수가 그리 쉽게 드러나지 않는 다는 것은 아쉽습니다. 0.357 타율, 27 홈런, 113 타점을 올린 이대호의 장점은 정교한 타격에 한 방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를 충족시킬 선수가 없다는 점이 롯데로서는 아쉬움일 수밖에는 없을 듯합니다. 강민호가 19개의 홈런으로 이대호의 뒤를 이어갔지만 그를 대안으로 이야기하기는 분명한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러 명을 모아야 이대호가 만들어낸 가치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누가 그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안개속일 뿐입니다.

2012 시즌은 절대 강자였던 이대호가 사라진 자리에 누가 왕좌를 차지할지는 흥미롭습니다. 시각차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는 없겠지만 부상 없이 전 경기를 뛸 수 있다면, 그 자리를 차지할 가장 적임자는 이범호라고 볼 수 있습니다. 2011 시즌 홈런과 타점 왕이었던 최형우가 과연 2012 시즌에서도 성장을 멈추지 않느냐가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듯합니다. 매년 성장하는 최형우가 2011 시즌이 정점이 아니라 포스트 이대호로서 더욱 성장할 수 있다면 팀의 우승 2연패와 함께 최형우 시대가 활짝 열릴 수도 있을 테니 말입니다.

이승엽과 김태균이라는 돌아온 강타자들과 2011 시즌 좋은 활약을 보였던 이범호와 최형우, 이들을 벌일 2012 시즌 한국 프로야구 타격 대결은 벌써부터 흥미롭기만 합니다. 이런 절대 강자들을 상대로 새로운 강자의 등장이 가능할지도 궁금해집니다. 절대 강자가 사라지고 군웅할거 시대가 될지 아니면 새로운 절대 강자에 의해 판도가 재편될지 2012 시즌은 그 어느 때보다 흥미로운 타격 전쟁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야구와 축구, 그리고 격투기를 오가며 스포츠 본연의 즐거움과 의미를 찾아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스포츠 전반에 관한 이미 있는 분석보다는 그 내면에 드러나 있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스포츠에 관한 색다른 시선으로 함께 즐길 수 있는 글쓰기를 지향합니다. http://sportory.tistory.com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