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장영] 보이스피싱 집단을 일망타진하는 과정을 담은 <모범택시> 10회는 도기의 맹활약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10회는 너무 재미있게 진행되다 보니 보이스피싱 범죄 자체를 무기력하게 만들 정도였다. 강렬한 인상으로 모든 걸 씹어 삼킨 심소영의 연기는 그 자체로 압권이었다.

조선족 왕 씨로 변신해 보이스피싱 집단과 마주한 도기의 활약 역시 매력적이었다. 예능에서 부캐 열풍이 불고 있고, 이는 하나의 유행처럼 이어지고 있다. 드라마에서 이제훈이 보여주는 부캐는 또 다른 의미의 재미로 다가왔다.

10회 방송은 무거움도 존재하지만 전반적으로 패러디를 앞세워 재미에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단짠이라고 표현해도 좋을 정도, 악랄한 범죄를 다루면서 이렇게 재미있게 표현하는 것도 쉽지 않다. 말 그대로 제작진이 탄력을 받았다는 느낌이 10회에 집중되었다.

악랄한 범죄를 저지르는 자들을 완전히 파악했고, 그들을 어떻게 무너트릴지 전략을 세운 이들은 본격적인 실행에 들어갔다. 민복자라는 이름의 조선족은 장사도 잘되지 않은 중국집에 비싼 월세를 지불하고 있었다. 음식점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곳이 바로 보이스피싱의 본거지였다.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

작은 홀 뒤에 도박장이 있고, 그 안에 보이스피싱을 하는 사무실이 갖춰진 범죄 본거지는 쉴틈 없이 움직였다. 반복해서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을 정도로 추적을 불가능하게 하는 이들의 범죄는 조직화되어 있었다.

야바위 판에서 민 여사와 그 무리와 마주한 도기는 호기롭게 이들을 압도해버렸다. 야바위 사기를 치던 자에게 배포 큰 모습을 보이며 주눅 들게 한 도기의 행동은 민 여사를 사로잡기에 충분했으니 말이다. 물론 경계심을 풀지 않는 그를 무너트리는 것 역시 도기의 몫이지만 말이다.

현장에서 개통 안 된 휴대폰 100개를 보여준 것은 미끼였다. 보이스피싱범들에게 중요한 것이 바로 휴대폰이기 때문이다. 미끼를 문 민 여사는 도기를 찾아왔고, 그곳에는 그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다른 양아치들이 찾아왔다.

이 상황을 연출하고 민 여사를 조롱하는 상대방 보스를 간단하게 제압하는 도기의 행동에 흔들리는 것은 너무 당연했다. 누구도 민 여사를 여자로 보지도 않는 상황에서 미남계로 사용해도 부족함이 없는 도기가 노골적으로 추파를 던지는데 흔들리지 않을 상대는 없으니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알바로 잠입한 박 주임은 정체가 들통났다. 물론 그가 어떤 인물인지 밝히지 않았지만 당장 위급한 상황에서 이를 정리한 것은 도기였다. 이 상황을 알고 현장에 등장한 도기는 박 주임이 잠입 경찰이라고 언급하며 자신도 당했다는 말을 이어갔다.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

그리고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수장을 시키는 모습은 섬뜩했다. 물론 이 모든 상황을 통제하는 것은 도기와 팀원들이지만 말이다. 도기가 주도해 박 주임으로 바다로 던져버리며 그들의 의심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었다.

자신의 눈앞에 경찰이라고 이야기한 자를 바다에 내던졌는데 무엇을 의심할 수 있겠는가? 그렇게 상대의 의심을 제거한 후 도기는 보다 적극적으로 민 여사를 흔들었다. 그가 가지고 있는 비밀번호를 알아야만 모든 것이 끝나기 때문이다.

여자보다 예쁜 외모에 남성미가 가득한 이 남자가 게살을 발라 건네주는 상황에서 민 여사는 모든 것을 잃고 말았다. 통제가 되지 않은 마음은 이미 도기를 향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작전은 척척 이어져가고 있었다.

도기가 넘긴 휴대폰은 모두 통제하고 있는 폰들이었고, 이를 통해 이들 집단의 통장 번호를 알아냈다. 그리고 이를 움직일 민 여사의 비밀번호만 알아내면 모든 것은 끝난다. 밀항을 해야 한다며 한껏 무게를 주고, 우연을 가장한 은행 앞에서 만나 슬쩍 자신의 가방을 지키도록 하는 모든 과정은 인위적으로 보이지만 효과적이다.

고은이 이 모든 것을 통제하는 상황 속에서 민 여사의 은행 방문은 곧바로 비밀번호가 넘겨지는 순간으로 이어졌다. 비밀번호를 확보하자마자 고은은 피해자들의 통장으로 피해금액을 그대로 돌려주었다. 이런 사실도 모른 채 도기에 빠진 민 여사는 수십억이 든 통장이 0원이 된 상황에 분노하며 도주를 꿈꾼다.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

밀항선을 타기 위해 숨겨둔 돈까지 모두 던진 민 여사를 기다리는 것은 자신들 패거리였다. 그들 역시 자신들 월급이 들어오지 않자 분노하고 있었고, 서로를 믿지 못하는 그들이 배 안에 갇힌 채 옥신각신하는 상황은 자멸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도기 일행이 보이스피싱 일당을 제거하는 사이 강 검사는 그들을 뒤쫓고 있었다. 모범택시 운전자를 추적하던 강 검사는 이미 도기가 범인이라 확신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추적하는 과정에서 도기만이 아니라, 다른 이들까지 모두 휴가를 냈다는 사실에 의문을 품는다.

모두 함께 움직이며 휴대전화도 꺼놓은 이들은 과연 누구인지 의심이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추적을 해보지만 꼬리를 잡기는 어렵기만 하다. 우연히 택시회사에서 마주친 최 주임을 뒤쫓지만 홀로 낚시를 할 뿐이다.

홀로 낚시하는 최 주임에게 늦은 저녁에야 모두 모인 이들을 보는 강 검사는 복잡하기만 하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상하기만 하니 말이다. 그런 강 검사가 도기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완전변신한 채 움직이는 도기를 추적하다 들어선 중국집은 바로 민 여사 가게였다.

진짜 검사가 추격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용해 밀항선을 언급하고, 이로 인해 사건을 마무리하는 것을 보면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 역시 탁월하다고 볼 수 있다. 그렇게 모든 사건이 정리된 후 강 검사는 뒤늦게 현장에서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

자신이 도기를 뒤쫓다 들어선 중국집이 바로 보이스피싱 본거지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웹하드 박 회장 사건에서도 등장했던 도기가, 보이스피싱 사건에도 등장했다. 이는 명확하게 두 사건에 도기가 개입했다는 확신이다.

강 검사는 도기와 무지개 운수 전체가 한패가 되어 움직이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예고편에서 등장하듯, 장 대표 집을 압수수색하는 모습은 강 검사가 이들을 의심하고 있다는 의미다. 피격당한 현장이라는 점에서 압수수색은 가능하지만, 그들이 이들의 정체를 완벽하게 알아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결국 이들에게 강 검사나 차장검사가 처벌을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분명 이들이 하는 행위는 법치주의 국가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다. 그럼에도 반박할 수 없는 것은 법이 법을 망치고 있음을 그들 스스로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후반부로 들어선 <모범택시>는 시리즈로 제작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결말을 어떻게 내느냐에 따라 시즌제로 갈지 아닐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사회의 수많은 사건들을 가져와 <모범택시>만의 방식으로 처리하는 형태는 반갑고 즐겁다. 그런 점에서 시즌제를 염두에 둔 마무리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다음 회부터는 백성미와 직접 대결이 시작된다. 결국 넘어야 할 산이고, 털어내야 할 문제라면 이들의 대결은 빠를수록 좋다. 과연 도기는 이들 무리를 어떻게 처단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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