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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3사 기자 중, 내곡동 가본 사람 과연 있을까?”[이명박 정부 4년, 저널리즘 없는 방송⑥] 간담회2
송선영 기자 | 승인 2011.11.24 17:16

(앞 기사에 이어)

   
▲ MBC, KBS, SBS 사옥 ⓒ미디어스
박대용 언론노조 민주언론실천위원회 부위원장: 최근 각 방송사 뉴스에서 가장 문제되는 부분은 무엇인가?

   
▲ 성재호 KBS본부 공정방송위원회 간사 ⓒ미디어스
성재호 KBS본부 공정방송위원회 간사 = 침묵이 일정한 주제와 연관성이 있다는 거다. 청와대, 권력의 핵심부, 어떤 특별한 정책, 예를 들어 4대강, 천안함 등이다. 위키리크스 23만 건 문건이 공개되면서 한국 관련 문서도 공개됐다. 방송3사가 위키리크스 추적 보도한 거? 단 한건도 없었다. 논란돼서 한 두건 보도했을 수 있지만 위키리크스를 (정면으로) 다룬 곳은 없었다. 심지어 KBS에서는 위키리크스를 다큐로 다루고자 한 기자가 보도와는 무관한 엉뚱한 곳으로 발령났다. 이건 굉장한 폭력, 언론의 말살이다.

최선호 SBS본부 공정방송실천위원회 위원장 = 너무 잘 정리해서 덧붙일 게 없지만 보도 책임자들의 전략은 ‘침묵’인 거 같다. 대표적으로 10.26 선거 때 드러났던 내곡동 사저 문제가 그렇다. <시사인>이 14일 단독 보도를 한 이후 (방송이) 아무도 보도 안했고, ‘청와대가 사저 재검토한다’고 했을 때 SBS가 홍준표 발 기사로 한 번 썼다. MBC·KBS는 안 한 걸로 알고 있다. 17일 날 청와대가 백지화 한다고 하니까 톱으로 올라가고 방송3사 모두 보도했다. 흐름, 핵심을 안 다뤘다.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는 부분인데 다뤄도 슬쩍 다루거나 아예 안 다루거나.

성재호 = 리포트는 했다. 하긴 했는데….

최선호 = 늦거나 안하거나, 정권에 불리한 이슈 눈감기가 강화되고 있다. 동의하는 부분이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거다. 안에서 반복된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요지부동이다. 그런 게 답답한 거고. 결국에는 내부, 외부 비판도 중요하지만 이명박 정부에 비해 자유로운 정권이 들어선다거나 정치 지형이 바뀌는 것도 중요할 거 같다.

이재훈 MBC본부 민주언론실천위원회 간사 = 보도 누락이 가장 큰 문제인 거 같다. 내,외부에서 많은 비판 있었던 대통령 사저 보도, 선거 보도가 가장 문제 있었다. 그때 문제가 된 게 박원순 당시 후보는 ‘시민단체에서 처음 나오는 사람이기에 검증이 안 됐으니 검증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의혹 제기를 모두 보도했다. 나경원에 대한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제대로 보도가 안 됐다. 최소한 어떤 균형성마저도 잃어버렸다. 우리 뉴스의 위상을 상당히 갉아먹는 문제가 있었다.

보도하는 기자들 한 명 한 명만 보면 문제가 아닌 거 같다. 박원순에 대해 이런 의혹 제기되는데 의혹 나가고, 박원순 반론 나가고 등 딱딱 배치된 것만 보면 잘 쓴 거다. 리포트 하나만 보면 괜찮은데 이런 보도가 쌓이고 전체 큰 그림에서 보게 되면 어떤 하나의 이상한  기형적인 모습이 나오는 거다. 기자 개개인의 문제라기보다 뉴스를 기획하고 편집하는 지도부 자체가 큰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최선호 = 정치적으로 예민한 것, 재벌과 관련한 기사가 못 나가거나 방향이 뭉뚱그려져 나가는 경우도 있고 사회 핵심 이슈에 대해서도 침묵하는 게 있다. FTA, 비정규직 사안에 대해 사회적 갈등이 극대화되고 있는데 정면으로 다루고자 하지 않는 거다. 언론 본연의 역할 중 하나로 갈등에 의제 하고 전달해야 할 필요가 있는데 정면에서 다루지 않고 있다. 이는 정치적 사안 뿐 아니라 사회적 이슈 의제들에 대해서도 이어지고 있다. 굉장히 심각한 문제다.

이재훈 = MBC는 지난 3월부터 <뉴스데스크> ‘뉴스 플러스’라는 꼭지에서 2~3명의 기자가  5분 정도 심층보도를 한다. 사실은 이를 통해 사회적인 이슈, 핫 한 부분을 보도해야 하는데 그렇게 못 되고 있다. 어떤 식으로 (아이템이) 발주되냐면 이번 주는 정치부 하나, 경제부 하나, 문화부 하나 이렇게 돌아가면서 기계적으로 한다. 가장 시급하게 다뤄야 할, 심층 취재해야 할 상황이 아닌 기계적으로 돌아가니까 현안들에 대해서 심층 보도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 되고 있다.

“10.26 선거 보도, 최소한의 노력도 부족”

   
▲ 박대용 언론노조 민주언론실천위원회 부위원장 ⓒ미디어스
박대용: 10.26 선거 보도, 어떻게 평가하나?

이재훈 = 선거 보도, 기계적인 균형도 맞추지 못했고 검증 없는 의혹 제기에 대해서도 검증 없는 보도를 했다. 그래도 언론이라면 최소한 팩트를 갖고 보도해야 하는데 최소한의 노력들도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성재호 = 우리는 선거 보도 관련해 기계적 균형에 숨어있는 편파성에 대해 주목했다. KBS 새노조 노보에 실은 바 있는데 이런 거다. 박원순과 나경원으로 대표되는 기계적 균형은 거의 똑같다. 문제는 이런 거다. KBS에서 나타난 것을 보면, 나경원의 녹취를 인용해서 쓸 때 대부분 정책과 관련한 발언을 쓴다. 그런데 박원순 녹취는 대부분 ‘나를 지지해 주십시오’ 등 단순 지지, 투표 참여에 대한 것이다. 내레이션을 통해서도 나경원은 정책 선거를 하는 사람이고, 박원순은 질적으로 문제 있는 것처럼 비쳐졌다. 기계적 균형이라는 게 그만큼 위험한 거다. 공정성은 기초적인 균형성을 담보하는 장치일 뿐 전부가 아닌데도 공정성만 지키면 된다는 인식이 KBS에 오랫동안 자리 잡고 있다.

최선호 = 전적으로 동의한다. 시민단체 쪽 한 분이 ‘이번 선거 보도는 기계적 균형조차도 지켜지지 않았다’고 말씀하셨다. 기계적 균형조차 걱정해야 할 정도로 방송 뉴스가 후퇴했다는 총평이 있는 것 같다.

성재호 = ‘생활 밀착형’을 말하는데 소비자 고발보다 못하는 거다. 비판이 없는 거다. 청와대 보도자료를 그대로 전하는 거다. 방송3사 기자 중에 내곡동 가본 사람이 있을까? 단언컨대 KBS는 없다. 10km 반경 내에 간 기자가 없다. (그냥) 내보내는 거다. 저널리즘의 기본인 비판 기능이 없어진 거다. 생활 밀착형이든 권력 비판적 아이템과 같은 굉장히 비판적인 아이템이거나 멧돼지 잡는 것처럼 선정적인 아이템이거나. 저널리즘의 기본 기능을 복원시키는 게 종편에 대응하고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는 좋은 기능이라고 본다. 

(성재호 기자는 일정 상, 먼저 자리를 떴다)

   
▲ 최선호 SBS본부 공정방송실천위원회 위원장 ⓒ미디어스
최선호 = 민영방송의 경우, 실질적으로 권력에 반응하는 속도와 양상이 다르다. 공영방송이 내, 외부 변화에 받는 정도가 크다면 민영방송의 변화 폭은 상당히 좁다. 큰 틀의 변화가 없다. 민영방송을 좌우로 움직이는 데에는 정권의 영향이 있겠지만 방송시장의 변화, 방송 정책의 변화가 더 영향이 크다. 종편의 출현 등이 주는 변화와 압박이 훨씬 크다. 그런 것들이 보도에 영향을 준다.

어떤 면에서는 굉장히 역설적인데 SBS는 권력에 대판 비판, 공격이 시청률을 담보할 수 있다면 의외로 세게 하는 경우도 있다. 권력의 목을 치는 기사만 아니라면 좁은 범위 안에서 예민하게 움직일 수 있다. 권력에 대한 비판 등 언론의 사명이 한편에서 작용하겠지만 다른 축을 보면 광고, 시청률의 영향이 크다. 공영방송이 권력과의 내부적인 갈등 양상에서 압박 들어오는 것과는 조금 다르다. 

이날 간담회를 앞두고 박대용 언론노조 민주언론실천위원회 부위원장은 트위터를 통해 누리꾼들을 대상으로 방송3사 민실위·공방위 관계자들에게 묻고 싶은 질문을 받았다. 그 중 한 명의 누리꾼이 MBC를 지목해 다음과 같이 물었다.

(MBC의 걸그룹 관련 보도 등과 관련해) 청소년 인권에 대한 불공정 관행 언급이 없고, 매니아를 일반화 해 보도하는가 하면 SM쪽을 지나치게 다뤄주는 거 있는데 왜 그런거냐?

이재훈 = 대중문화를 뉴스에서 다루는 게 나쁘다고는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좀 많이 다뤄지는 측면 있다. MBC뉴스에서 과도하게 많이 보도하는 측면 있다. 회사가 K-POP 프로그램을 띄우려고 하는 정책 있기에 뉴스에서 보도되는 거라고 본다. 또, 대중문화전문기자 김재용 기자가 있다. 대중문화전문 기자로 아이템을 계속 발제하고 있고, 회사도 필요상 보도하는 측면에 있어서 필요 이상 많이 나오는 거다. 그런데 MBC가 욕을 먹는 이유는 해야 할 뉴스는 안 하고 K-POP뉴스, 여자 걸그룹 다리 각도, 커버댄스 열풍을 보도하니까 시청자들은 짜증이 나는 거다. 그런 측면이 있다.

박대용: 마지막으로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최선호 = 현재 지상파 방송 어디 하나 ‘뭐가 낫다’ ‘누가 잘한다’ 이런 말 의미가 없을 정도로 하향 평준화 되고 있다. 특히 시청자들이 본질적으로 느끼고 있는 문제, 언론의 본질과 사명 등 지상파 뉴스는 시청자들의 욕구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어느 드라마에서 봤는데, 경찰한테 쫓기는 사람이 경찰을 향해 이렇게 말하더라. ‘당신은 정의감은 사라졌고 자존심만 남아서 나를 범인으로 몰고 있다’고. 지상파 방송이 본래 기능과 사명 본질은 사라진 채 자존심만 남아 있는 수준에 매몰돼 있는 건 아닌가 싶다.

선거 보도를 할 때 핵심적 이슈 부분을 다 놓치고 SNS, 나는꼼수다, 시청자들이 알아서 논의하고, 방송사는 여론조사와 출구조사 딱 두 차례 주목받다가 다시 관심 밖이 되고. 좀 참담한 느낌이 있었다. 어떻게 할 거냐? 내부의 반성과 비판을 끊임없이 해서 잔근육을 길러야 한다. 그런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내부의 변화 노력에 대해서 끊임없이 채찍질 해주시고 관심 가져주시면 좋겠다. 매체 비평을 하고 모니터 하시는 분들은  심도 있는 접근을 해줬으면 좋겠다. 낡은 비판으로는 안 바뀐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 변경으로 일관하는 거 같아서 죄송하다.

   
▲ 이재훈 MBC본부 민주언론실천위원회 간사 ⓒ미디어스
이재훈 = 방송사 내부 구성원들은 나꼼수를 키운 가장 일등 공신은 방송3사라고 본다. 10%이상 시청률이 나오고 있지만 방송3사 영향력 다 따져도 나꼼수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이다. 시청률이라는 것은 몇 년 뒤면 신기루처럼 사라질 수 있는 허약한 기반이라고 본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결과적으로 우리가 나꼼수만큼의 비판 의식을 갖고 뉴스를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는 공감대가 있다.

외부적인 환경, 어려움 있다. 그럼에도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싸우고 만들어나가야 할 부분들이 있다. ‘똥 볼’ 차는 아이템(문제 아이템)으로 괴로워하는 구성원들이 많다. MBC뉴스 이미지를 결정짓는 아이템 하나에 뉴스를 만드는 다른 2~30명의 기자들이 상당히 괴로워 한다. 구성원들 모두가 괴로워한다. 아직 조직적으로 힘을 발휘하기에는 구조적으로 미약한 부분이 있는데. 끊임없이 (비판의 목소리를) 묶고 키워가는 게 저희의 몫인 거 같다. 노력을 하니까. 시청자들에게 열심히 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겠다.

송선영 기자  sincerely@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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