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올해 노동절 언론노동계 주요 화두는 '비정규직'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은 28일 성명을 내어 고용노동부 비정규직 근로 실태조사 등을 앞두고 있는 '지상파3사'에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언론노조는 "오는 5월1일 만국의 노동자가 단결하자는 노동절을 맞는 자세는 남다르다"며 "방송사는 ‘사각지대’라고 즐겨 사용하는 멘트 속에 방송사 스스로가 비정규직 사각지대가 아니었는지 자문해야 한다"고 했다.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노동부는 오는 27일부터 KBS·MBC·SBS에 대한 근로감독을 실시, 방송작가 등 프리랜서 비정규직 노동자의 노동실태를 점검할 계획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지난해 재허가 조건에 따라 이달 말까지 비정규직 인력현황과 근로실태 파악을 위한 자료, 처우개선 방안 등을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

노동부는 최근 CJB청주방송의 PD·방송작가 등 프리랜서 절반 이상(21명 중 12명)이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청주방송에서 일했던 고 이재학 PD의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 2심 판결은 5월 13일로 예정돼 있다. 지난해 6월 MBC '뉴스투데이'에서 프로그램 개편 등을 이유로 계약해지를 통보받은 10년 경력의 작가 2명은 지난달 19일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노동자성을 인정받았다.

언론노조는 "최근 잇따른 방송사 비정규직 관련 판결과 노동부 근로감독은 지상파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어떻게 이렇게까지 방치하고 외면해 왔는지를 묻는 것"이라며 "현 시점을 방송계에 만연한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론노조는 "각종 콘텐츠 제작 현장의 이면에 비정규직의 피와 땀이 있지만 방송사는 외면하기 급급했다. 미디어 연구자를 비롯한 언론노동단체에서는 방송사를 비정규직 백화점이라고 지적한다"면서 "심지어 청년·여성 비정규직과 프리랜서를 착취해 운영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방송사들이 더 이상 피할수 없는 문제"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12월 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발간한 '방송사 비정규직과 프리랜서 실태-공공부문 방송사 프리랜서 인력활용'(김종진 선임연구원) 이슈페이퍼에 따르면, 공공부문 방송사 비정규직·프리랜서 비율은 4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부문 방송사 비정규직·프리랜서의 임금은 정규직 대비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정규직 임금을 100이라고 할 때, 비정규직은 35, 프리랜서는 24.7이었다. 지역 지상파 프리랜서의 월 평균 소득은 180만 3천원이었다.

언론노조는 "공영언론 지배구조 개선과 신문법 개정 등 4대 입법 쟁취 투쟁과 함께 미디어산업내 비정규 문제 해결 역시 시급한 과제임을 강조한다"며 "언론자유와 마찬가지로 노동의 권리 역시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함께 싸워야 쟁취할 수 있다. 방송사비정규직 노동자의 권리를 찾고 투쟁하는 길에 함께 하겠다"고 선언했다.

한편, 2019년 6월 지상파 3사, 전국언론노동조합, 드라마 제작사협회,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로 구성된 ‘지상파 드라마 제작환경 개선 공동협의체’(4자 협의체)는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4자협의체는 드라마 스태프 표준근로계약서 체결을 골자로 한 가이드라인에 합의했지만 합의 초기에 불참을 선택한 SBS에 이어 지난달 MBC가 협의체에서 빠졌다.

희망연대노조, 민주노총 서울본부, CJB청주방송 고 이재학 대책위원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 모임, 언론개혁시민연대,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전국불안전노동철폐연대 등은 ‘KBS 드라마제작현장 표준근로계약서 도입촉구’ 1인 시위에 돌입했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