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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 "청주방송 프리랜서 절반 이상은 노동자"프리랜서 12명 노동자성 인정받아…"다른 방송사도 실태조사 실시한다"
윤수현 기자 | 승인 2021.04.26 17:59

[미디어스=윤수현 기자] 고용노동부가 CJB청주방송의 PD·방송작가 등 프리랜서 절반 이상이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고용노동부가 방송사 프리랜서를 노동자로 인정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고용노동부는 다른 방송사에 대해서도 실태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고용노동부가 26일 공개한 청주방송 특별근로감독 결과에 따르면 프리랜서 21명 중 12명이 노동자성을 인정받았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청주방송에 대한 실태조사·근로감독을 실시했다.

고 이재학 PD (사진=연합뉴스)

방송작가 9명 중 5명이 노동자로 인정됐다. 고용노동부는 “작가 본연의 업무뿐만 아니라 행사 기획·진행, 출연진 관리 등 다른 업무도 수행하고 있다”며 “업무 수행과정에서 청주방송 소속 정규직 PD 또는 편성팀장으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는 등 사용종속 관계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방송작가 4명은 본인의 재량에 따라 독자적으로 작가 업무를 수행하고 있어 노동자로 인정되지 않았다.

프리랜서PD 3명 모두 노동자성을 인정받았다. 청주방송의 프리랜서PD는 촬영 준비부터 영상 편집까지 정규직 PD를 보조해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고용노동부는 “프리랜서PD는 청주방송 소속 정규직 PD로부터 지휘·감독을 받고 있었다”고 했다.

하청업체 소속 MD(방송운행프로듀서) 4명이 청주방송 노동자라는 결정이 나왔다. 청주방송은 하청업체와 업무위탁계약을 체결하는 방법으로 MD를 고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용노동부는 “청주방송의 MD 고용방식은 불법파견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청주방송에 시정지시를 내리는 등 후속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다.

고용노동부는 리포터, DJ, MC가 노동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고용노동부는 “리포터, DJ, MC는 (청주방송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았다”며 “이들은 정해진 원고를 토대로 본인의 재량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청주방송은 최근 3년간 전·현직 직원 88명에게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연차휴가수당 등 금품 7억 5천여만 원을 체불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청주방송은 근로조건을 서면으로 명시하지 않았으며 직장 내 성희롱 예방 교육을 미실시했다. 청주방송은 고용노동부 시정지시에 따라 체불금품을 모두 지급했다.

박화진 고용노동부 차관은 “방송제작 시장은 양적·질적으로 꾸준히 성장해 왔으나 노동자들의 근로조건 개선은 더딘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박 차관은 "다른 방송사에도 ‘프리랜서’라는 이름으로 노동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문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타 방송사에 대한 실태조사를 추진할 것을 지시했다. 박 차관은 "방송업계가 스스로 노동관계법을 지키고 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을 개선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함께 간담회․설명회 등도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 이재학 PD 대책위원회는 26일 보도자료에서 “중요한 것은 청주방송에서 명목상 ‘비정규직’과 ‘프리랜서’로 근무하던 노동자의 근로자성 여부 판단 결과”라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방송사 업무 전반에서 실질적으로는 노동자이지만 형식상으로만 프리랜서로 근무하는 ‘무늬만 프리랜서’가 난무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증명하게 되었다”며 “고용노동부는 특별근로감독의 범위를 더욱 확장해 모든 방송사에 대한 전수적인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 오랜 시간 동안 만연해온 ‘무늬만 프리랜서’의 관행을 타파하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책위는 뉴미디어 영상 콘텐츠 제작 업체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대책위는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 OTT 서비스를 대상으로 뉴미디어 영상 콘텐츠를 만드는 업체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실시를 공개적으로 요구한다”며 “(OTT는) 시장 규모가 약 17조 원에 달하지만, 열악한 노동환경이 계속 악순환된다. 방송통신위원회나 문화체육관광부는 물론 고용노동부도 제대로 된 실태 파악에 나서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고 이재학 PD는  2018년 4월 자신과 동료들의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청주방송 프로그램에서 하차 통보를 받았다. 이 PD는 2018년 9월 청주방송을 상대로 청주지방법원에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냈지만 지난해 1월 22일 패소했고, 2월 4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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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현 기자  melancholy@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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