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소속팀과의 계약 무산으로 FA 시장이 급하게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경이로운 것은 넥센이 이택근을 50억이라는 엄청난 금액을 들여 영입했다는 소식입니다. 이와 달리, 김동주와 조인성은 높은 몸값과 나이로 인해 계륵이 되어간다는 점에서 이번 FA의 가장 주목받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최고의 프랜차이즈에서 계륵이 된 두 선수 영입할 팀은?

FA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마자 충격적으로 다가온 소식은 넥센의 선택이었습니다. 선수 팔기를 통해 구단 운영을 하던 그들이 4년 계약이라고는 하지만 엄청난 금액을 투입해 이택근을 영입한 것입니다. 엘지에 팔았던 선수를 되사가는 것 역시 이상하지만 부상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던 선수를 심정수의 60억에 근접하는 엄청난 비용을 들여 계약했다는 사실은 충격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가 20일 FA 이택근과 4년간 계약금 16억원, 연봉 7억원, 옵션 6억원 등 총 50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009년 말 트레이드로 LG로 이적했던 이택근은 이로써 3년 만에 거액을 받고 친정팀에 금의환향했다. ⓒ연합뉴스
계약금 16억, 연봉 7억, 플러스 옵션 6억 등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엄청난 금액을 투자한 넥센의 의도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2년 전 엘지에 현금 25억과 선수 2명을 받는 조건으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던 선수를 내준 넥센이 최악의 시즌을 보낸 선수를 2년 전보다 두 배에 가까운 금액을 주고 영입한 것은 누가 봐도 쉽게 이해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더욱 넥센이 이택근을 넘기며 받은 박영복과 강병우가 전혀 활약을 하지 못한 철저하게 실패한 트레이드였습니다. 2년 동안 부상에 시달리며 100경기 출장도 하지 못하고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 못한 그를 거액의 돈을 들여 영입했다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일일 수밖에 없습니다. 구단 간의 계약 관계가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이택근 영입과 관련된 줄다리기는 사전 모의가 의심될 정도로 이상한 FA 거래가 아닐 수 없습니다.

FA 불펜 시장에서 대어 중 하나로 꼽혔던 송신영이 의외로 저렴한 가격인 3년 플러스알파로 한화와 계약했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나이가 좀 많기는 하지만 최소한 2년 이상은 현재의 꾸준함을 보여줄 수 있는 이 선수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높았습니다. 이에 발 빠르게 움직인 한화는 이번 스토브리그의 가장 강력한 파워로 다가올 듯합니다. 예정된 김태균 영입에 이어 박찬호 영입도 기정사실로 굳어지는 상황에 강력한 불펜 투수인 송신영까지 영입함으로써 한화의 전력은 놀랍게 상승할 것으로 보입니다.

신인급 투수들이 급성장하던 한화에 송신영과 박찬호라는 노장이 합류한다는 것은 장기적으로 플러스 요인이 많아질 수밖에 없기에 한화의 발 빠른 영입은 칭찬받을 만합니다. 박정진과 송신영이라는 걸출한 불펜 투수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선발들에게도 큰 힘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남은 불펜 최대어인 이승호가 외국행도 염두에 두고 있기는 하지만 국내 팀 합류가 가능해 보이는 상황에서 과연 어디로 향할지가 중요해졌습니다. 불펜 강화에 집중하는 롯데, 기아, 한화, SK, 엘지, 두산 등 거의 대부분의 팀들이 탐 낼만한 이승호에 대한 가치는 더욱 상승할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연봉 2억 원을 받은 30살 이승호는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보상금도 상대적으로 적고 나이도 충분히 4년 계약을 해도 좋으며 구위 역시 여전하다는 점에서 이승호에 대한 구애는 상상 이상으로 올라갈 가능성도 높아 보입니다.

문제는 노장 프랜차이즈 선수 둘입니다. 두산을 상징하는 김동주와 엘지의 조인성입니다. 그들은 이름값만으로도 충분히 상징적인 선수인 점은 분명하지만 과연 높은 연봉을 받고 있는 그들을 선뜻 데려갈 팀이 나오겠느냐는 점입니다. 현재로서는 소속팀을 제외하면 거의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 LG 조인성, 두산 김동주 ⓒ연합뉴스
현역 최고 연봉을 받고 있는 김동주는 7억이라는 연봉의 압박에 35살이라는 나이의 한계로 인해 그를 데려가는 데엔 모험을 걸을 수밖에 없습니다. 원 소속팀과의 계약에서 금전적인 문제로 FA 시장에 나온 만큼 보상금을 제외하고서라도 높은 금액을 제시해야 그를 데려갈 수 있다는 논리인데, 과연 김동주를 보상금 포함 3, 40억을 들여 영입을 팀은 없을 것이니 말입니다. 조인성 역시 김동주와 마찬가지로 36살이라는 나이에 피로도가 높은 포수라는 직책과 높은 연봉은 그를 데려갈 팀이 원 소속팀 외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FA 시장이 의외로 높은 가격으로 형성되며 시장에 나오기는 했지만 시장의 평가는 냉혹할 수밖에는 없고 그들의 향할 수 있는 곳은 원 소속팀이 전부라는 사실에서 그들은 어쩌면 FA 시장의 계륵과도 같은 존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최고 타자인 이대호보다 7천만 원이나 높은 현역 최고액을 받은 김동주가 과연 어느 정도의 금액에 계약을 맺을지는 모르겠지만 스스로 통 큰 결정을 하지 않는 한 계약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그로서는 이번 FA가 4년 전과는 달리 힘겨운 일정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36살의 임경완을 3년 11억에 영입한 SK의 선택도 놀라운 이번 FA시장은 의외성이 지배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대어로 뽑히던 이대호와 정대현이 미국과 일본 시장 진출이 유력한 상황에서 남아있는 최대어인 이승호를 누가 잡느냐에 따라 이번 FA 시장은 마무리될 것으로 보입니다. 큰 손으로 뛰어들 것으로 보였던 기아가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고, 선수 보강할 이유가 없는 삼성의 느긋함은 시장을 냉각시킬 것으로 보였지만, 의외의 큰 손들이 등장해 흥미와 충격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스토브리그 판도의 핵심은 트레이드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분명 부족한 선수층을 보강해야 하는 팀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외의 빅딜들이 FA 이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에, 2012 시즌은 그 어느 해보다 흥미로운 해가 될 수 있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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