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세계적으로 거대양당 체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은 예외가 될 수 있는가. 김수민 평론가는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만 보더라도 거대양당의 핵심지지층이 크지 않았다"면서 "시나리오가 열려있다"고 밝혔다.

김 평론가는 22일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이번 서울 재보궐선거에 삼자 대결 구도를 붙였을 때 두 차례 박영선 후보가 3등을 했다. 또한 서울시민들에게 ‘윤석열 제3지대 신당’이 출연했을 때 누굴 지지하냐 물었더니 1위가 윤석열 신당, 2위가 더불민주당, 3위가 국민의힘으로 나왔다”며 “거대양당 핵심지지층이 크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거듭 밝혔다.

김수민 평론가는 “양쪽으로 움직이는 유권자층이 제법 큰데 현재 거대정당 유지를 위한 쇄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마침 다른 나라들도 거대정당이 몰락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말했다.

2019년 노르망디 시장들과 사회적 대토론을 나누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사진=연합뉴스/AP)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언급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라 레퓌블리크 앙 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 부상이 대표적이다. 프랑스의 경우 중도 우파인 공화당과 중도 좌파인 사회당으로 구성된 거대양당 체제였다.

하지만 극우파, 급진좌파가 나오며 거대양당의 입지가 축소되던 시기 마크롱 대통령이 ‘앙 마르슈’를 창당하며 양당 지지율이 크게 깎여나갔다. 김 평론가는 “마크롱 대통령의 인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신당이 표밭을 전반적으로 훑어 정치권을 흔들었다”며 “보통 신당은 잘되더라도 거대양당 중 한 쪽만 잠식하는데 양쪽 다 잠식 가능하다는 시나리오를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오는 9월 총선을 치르는 독일의 경우 우파인 기독민주당과 좌파인 사회민주당이 양대산맥을 이뤄왔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정당 지지율 1위가 녹색당으로 바뀌었다. 녹색당은 10% 미만 지지율이었지만 최근 28%까지 올랐다. 김 평론가는 “녹색당은 기존에 좌파 일각을 갉아먹는 소수정당이었는데 중도 우파로 지지가 확대되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며 “현재 추세로 가면 이번 총선은 녹색당이 제1여당이 되거나 제1야당이 돼서 반사이익을 챙기게 된다"고 예측했다.

대표적인 양당제인 미국은 민주당 내 바이든, 샌더스 파, 공화당 내 트럼프와 정통 공화당 네 개 파벌이 존재하며 조사 결과 모두 지지율이 17%로 나왔다. 김 평론가는 “상상력을 발휘해보자면 미국이 4당 체제로 분화되는 게 아닌가 싶다. 만약 네 개 파벌이 되면 미국도 비례대표제나 내각제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김 평론가는 “한국과 같이 비례성이 낮은 선거체제에서는 거대정당 지지율이 떨어지다가 임계점을 벗어나는 순간 거대정당이 몰락하기 쉬운 사례가 될 수 있다”며 “정당들은 두 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다당제에 적응하거나 당내 다양성을 보장해주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둘 다 안하려고 하면 용 쓰다가 프랑스 거대양당처럼 몰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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