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장영] 기아가 서울 원정에서 2승 1패를 기록했다. 시즌 첫 경기였던 일요일 두산과 경기에서 완패한 기아로서는 아쉬움이 컸다. 더는 특정팀에 약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잠실에서 시즌 첫 경기를 내준 기아는 고척에서 키움을 상대로 두 경기 연속 연장 역전승을 거두며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더욱 기아 타선의 핵심이어야 할 터커가 무안타를 깨고 2안타를 기록하며 빠르게 회복세를 보였다는 점이 반가웠다.

이번 경기는 시작과 함께 키움이 대승을 거둘 수 있는 상황이었다. 기아 선발 김현수가 1회 시작과 함께 4실점을 했기 때문이다. 선두타자와 승부에서 볼넷을 내준 것이 화근이 되었다. 상대를 압도하는 투구를 해야 하지만 제대로 승부하지 못하며 주자를 채워나갔다.

주자가 차면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그렇게 4실점을 했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더 큰 대량 실점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송우현을 삼진으로 잡으며 김현수는 비로소 정상적인 투구를 하게 되었다. 이후 보인 투구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

키움 히어로즈 외국인 투수 조쉬 스미스 [키움 히어로즈 제공=연합뉴스]

기아는 키움 선발인 스미스를 상대로 효과적인 타격을 하지 못했다. 1, 2회 안타를 하나씩 만들기는 했지만 압도하지는 못했다. 스미스가 기아 타선을 압도하는 수준의 투수는 아니었다. 한 차례 경험한 기아 타자들은 3회 빅이닝을 만들어 단숨에 역전에 성공했다.

3회 1사 후 김선빈의 안타를 시작으로 볼넷과 안타가 반복되며 대량 득점에 성공했다. 이런 상황에서 키움 선발 스미스는 다리에 강한 타구를 맞으며 힘든 상황을 맞이하기도 했다. 부상이 염려되었지만 마운드를 지키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4회 키움은 선수 보호를 위해 스미스를 내리고 김재웅을 올렸지만, 나지완의 적시타로 6-4까지 점수차를 벌렸다. 하지만 키움이라고 그대로 무너질 상황은 아니었다. 4회 말 공격에서 바로 반격에 나섰고, 선발 김현수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기아로서는 4회 아쉬움이 많았다. 1루수로 새롭게 포지션을 소화하기 시작한 터커가 실책을 하며 점수를 헌납하는 상황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노련한 1루수라면 충분히 잡아줄 수 있는 타구였다. 물론 불규칙 바운드로 인해 쉽게 처리할 수 없었지만 말이다.

KIA 터커, 김선빈 Ⓒ연합뉴스

동점 상황에서 6회 다시 기아는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1사 상황에서 터커가 드디어 시즌 첫 안타를 호쾌한 2루타로 만들어냈다. 물론, 자칫 2루에서 아웃을 당할 수도 있는 무모한 주루 플레이이기는 했다. 강력한 힘으로 빠른 타구가 나왔고, 펜스 플레이를 잘한 송우현의 송구는 정확했기 때문이다.

공을 흘리며 터커가 2루에 살았던 것은 기아에게는 행운이었다. 2사 상황에서 김민식의 적시타가 이어지면 역전에 성공했다. 기아로서는 8회 안타 하나도 내주지 않고 실점을 하며 7-7 동점을 만들어준 상황이었다. 2개의 볼넷과 땅볼로 동점을 만들어준 상황은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경기는 12회 결말이 났다. 선두타자인 박찬호가 다섯 번째 타석 만에 귀중한 안타를 만들어냈다. 기아는 정석대로 최원준이 번트로 주자를 2루로 내보내고, 이번 경기를 마무리한 김선빈의 적시타로 역전에 성공했다. 추가 득점도 기대되는 상황이었다.

앞서 2개의 안타를 만들어냈던 터커가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자, 키움은 최형우를 볼넷으로 내보내고 후속 타자와 승부를 걸었다. 대타로 나선 이우성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1점 차 승부를 벌이게 되었다. 기아에게는 정해영이 있었다.

전날 경기에서 2이닝을 책임지며 팀 승리를 지켜내더니, 이번 경기에서는 12회에 등판해 연승을 이끌어냈다. 전반적으로 상대를 압도하지는 못했다. 선두타자 이정후에게 안타를 맞고, 박병호를 파울플라이로 잡아내기는 했지만 허정협에게 안타를 내주며 위기를 맞았다.

최소한 동점이나 역전도 당할 수 있는 상황에서 정해영이 프레이타를 2루 땅볼로 잡고, 송우현을 1루 땅볼로 잡아내며 1점 차 승부에서 승리를 거뒀다. 두산과 시즌 첫 경기에서 패한 기아는 키움에 이틀 연속 연장 승부에서 승리를 거뒀다.

역투하는 KIA 새내기 투수 이승재 [KIA 타이거즈 제공=연합뉴스]

마운드는 이승재가 빛났다. 3이닝을 책임지며 안타와 볼넷 없이 삼진 2개를 잡으며 첫 승리 투수가 되었다. 올 시즌 첫 기아 유니폼을 입은 신인이 보인 깔끔한 투구는 흥미롭게 다가왔다.

더욱 8일 경기에 선발로 내정된 기아의 기대주인 이의리가 나선다는 점도 기대감을 키운다. 기아의 차세대 에이스로 주목받고 있는 이의리가 선발로 흥미로운 투구를 보인다면 기아의 마운드가 의외로 탄탄한 모습을 갖출 수도 있어 보인다.

야수들과 달리, 마운드에서 약세를 보이고 있는 기아다. 브룩스와 멩덴을 제외하고 확실한 선발감이 보이지 않는다. 브룩스와 멩덴은 기대치를 충족시켰다. 멩덴은 한국 데뷔전에서 충분한 가능성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광주 제일고 출신의 2021년 신인인 이의리가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준다면 기아의 마운드에 다양한 옵션들로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경기에서 터커는 지독한 침묵을 깨고 2개의 안타를 만들어냈다. 1루수 전향을 하며 실책이 나왔지만 그런 과정들은 필연적이다. 승리를 거둔 경기에서 나온 실책이라는 점에서 이는 충분히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KIA 신인 투수 이의리 Ⓒ연합뉴스

야수에 비해 마운드는 어린 투수들이 성장해 가야만 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해영이 의외로 좋은 투구를 보이며 두 경기를 마무리했다. 여기에 이승재라는 신인이 3이닝을 완벽하게 틀어막으며 연장 승부에 승리 투수가 되었다는 사실은 반갑다.

두산에 지고 키움에 2연승을 거둔 기아. 과연 이의리가 모두의 기대처럼 괴물 신인의 본능을 프로 데뷔전부터 제대로 보여줄지 궁금해진다. 시범경기에서 압도적인 투구를 보였다는 사실이 긍정적으로 다가올 수도 있지만, 그게 전부일 수도 있다. 이의리의 시즌 첫 등판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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