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영입에 소극적인 기아가 과연 불펜을 강력하게 해줄 정대현과 송신영을 끝까지 외면할 수 있을까요? 영입과 동시에 강력한 불펜을 구축해줄 수 있는 이 두 선수에 대해 현재 선 감독보다는 구단 실무진에서 더욱 탐을 내고 있는 듯합니다. 두 외국인 투수들과 재계약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기아의 선택이 궁금해집니다.

기아, 여러 변수 속에서도 탐나는 두 명의 불펜 투수

기아의 선동열 감독은 60여 명의 선수단으로 마무리 훈련을 진행하며 내년 시즌 라인업 구상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이름도 생경한 신인급 선수들과 백전노장들이 한 데 어울려 마무리 훈련을 하며 시범경기를 통해 전력을 점검하는 상황에서 FA 영입에 대한 고민들은 더욱 커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외부영입을 통한 전력 상승이라는 전략을 가지고 나왔다면 고민은 단순해지지만, 내부승격을 통해 팀 전력을 높이겠다는 선 감독의 다짐은 FA 시장이 활짝 열렸음에도 전망조차 내놓기 힘든 상황이 되었습니다. 2011 시즌을 치르며 가장 큰 문제로 거론되었던 불펜은 2012 시즌에도 가장 큰 문제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습니다. 분명 이름만 놓고 보면 당장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어 보이지만 자신의 이름값을 하지 못한 선수들로 인해 불펜 강화라는 전제 앞에서 힘겨운 고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은 코치진이나 구단, 팬들 모두에게 고민거리입니다.

2012 시즌 선발 라인업이 잡혀야 불펜 라인이 확정될 수 있다는 점에서 선발이 누가 될지는 중요합니다. 부동의 에이스 윤석민을 중심으로 현재 가능한 선발 라인업은 서재응과 한기주 정도가 확실해 보입니다. 물론 서재응과 한기주 역시 겨울을 어떻게 나느냐에 따라 불펜으로 밀릴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다른 선수들에 비해 가능성이 높은 게 사실입니다.

양현종은 멘탈과 함께 제구력 잡는 것이 중요할 수밖에 없고 2011 시즌 같은 제구력을 가지고는 불펜도 힘들다는 점에서 기아에서 가장 집중해야 하는 선수는 양현종입니다. 왼손에 빠른 직구를 가지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매력적인 이 선수가 선 감독의 지도아래 장점을 찾아낸다면 기아는 다시 한 번 막강한 선발 라인업을 구축할 것입니다.

마무리보다는 선발로 나서고 싶어 하던 한기주에게는 선발을 목표로 다음 시즌을 준비할 것으로 보입니다. 2011 시즌에서도 마무리보다는 선발과 롱 릴리프에서 좀 더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그의 선발 진입은 자연스럽게 다가옵니다. 물론 한기주에게도 해결해야 하는 단점들이 산재해 있지만 묵직한 직구에 각도 큰 커브 등 한기주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 긴 부상 이후 얼마나 회복됐는지가 궁금해집니다. 스스로도 선발로 나서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만큼 벤치에서도 그를 선발에 맞춰 연습을 지속할 것으로 보이기에 돌아온 한기주의 역습이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외국인 선발 투수인 로페즈와 트레비스에 대해서 구단 측에서 재계약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며, 2012 시즌에도 모두 선발 투수로 영입할 것인지도 궁금해집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마무리 영입도 점쳐볼 수 있지만 그동안의 상황을 보면 이번에도 선발로 영입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로페즈의 경우 하반기 성적이 너무 안 좋아서 문제이기는 하지만 전반기 보여준 실력만 본다면 재계약은 당연해 보입니다. 선 감독 역시 한국 야구에 익숙해진 로페즈에 대한 아쉬움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로페즈에 대한 선택은 마지막 순간까지 고민할 것으로 보입니다.

타선은 이대호를 영입하지 않는 한 특별하게 끌리는 선수들이 없다는 점에서 기아의 2012 시즌 영입은 투수에 맞춰져 있을 것으로 보이지요. 그 중 매력적인 FA 선수들인 정대현과 송신영은 다른 구단들에서도 군침을 흘릴 정도로 매력적인 카드들입니다. 우선 협상자인 원 소속 팀과의 결과를 두고 봐야 알겠지만 이들이 다른 팀으로 이적할 가능성도 높아 보이는 상황입니다.

▲ 정대현 ⓒ연합뉴스
이번 FA 투수 최대어는 SK 정대현입니다. 매력적인 잠수함 투수인 정대현은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는 투구를 한다는 점에서 그의 진가가 드러납니다. 구속이 빠르지는 않지만 좀처럼 치기 힘든 그의 공의 위력은 여전히 강력하다는 점에서 그를 데려가는 팀은 불펜 강화에 성공한다고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물론 SK로서도 불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주던 정대현을 놓치고 싶지는 않을 듯합니다.

정대현은 소속팀과 11일 첫 대면에서 각자의 입장만 확인한 채 구체적인 액수도 내놓지 못하고 끝이 났습니다. 19일 마감되는 동안 최대한 간격을 좁혀나가겠지만 정대현으로서도 이번이 마지막 FA라는 심정으로 외국행까지 고민하고 있다는 점에서 SK는 큰 액수가 아니면 그를 잡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 송신영 ⓒ연합뉴스
넥센에서 LG로 팀을 옮겼던 송신영 역시 대어 중 하나입니다. 더욱 매력적인 것은 그의 연봉이 1억 5천이라는 점입니다. 선수보상 없이 4억 5천 정도면 영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송신영에 대한 다른 팀들의 구매력은 그만큼 높아질 수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올 시즌 70이닝이 넘는 투구를 하면서도 2점대 방어율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그의 활용 가치는 여전히 매력적입니다. 물이 오를 대로 오른 상황이라는 점도 송신영의 가치를 더욱 의미 있게 만들고 있습니다. 엘지로서는 넥센에서 영입해 두 달 활용하고 버릴 정도는 아니라는 점에서 그와의 재계약에 집중하겠지만 송신영 역시 엘지에만 매달릴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타 팀의 제안을 살펴볼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기아가 만약 두 명의 FA 불펜을 영입한다면 고질적인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법 많은 돈이 들어가는 영입이기는 하지만 우승을 위한 포석이라면 두 투수를 영입하는 정도는 기아로서는 충분히 해볼 만한 투자입니다. 심동섭, 유동훈, 곽정철, 박경태, 김진우, 김희걸, 조태수, 이상화, 차정민, 박성호 등 제법 많은 자원을 가지고 있지만 확실한 선수가 없다는 점에서 기아의 고민은 커집니다.

당장 마무리 1순위로 김진우가 올라와 있지만 오랜 시간 마운드를 떠나 있었다는 점에서 그만 믿을 수 없다는 것은 불안하기만 합니다. 부상으로 활약이 미미했던 곽정철이 얼마나 회복할지도 관건이지만 최악의 존재감으로 전락한 박경태의 구위 회복도 급선무입니다. 다양한 투수들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확실한 마무리나 승리조를 구성해낼 선수들이 확연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FA 불펜 대어들에 대한 유혹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다가옵니다.

최근 한화와 재계약을 한 바티스타 같은 외국인 투수를 영입할 수 있다면 더 없이 좋겠지만 외국인 투수 영입이 그렇게 쉽지 않다는 점에서 정대현과 송신영이라는 검증 된 불펜 투수에 대한 매력은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하게 다가옵니다. 모든 결정은 선 감독에 달려있지만 기아의 우승을 바라는 팬들로서는 당장 전력감인 FA 대어들을 영입하기를 바라기도 합니다. 과연 기아의 선택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지만 정대현과 송신영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스토브 리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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