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이 오랜 일본 생활을 정리하고 입국했습니다. 화려하게 일본을 장식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부상과 부진으로 아쉽게 마무리하고 삼성 복귀를 앞두고 있는 이승엽. 하지만 오릭스에서 올 시즌 홈런 15개를 치면서 여전히 파괴력은 살아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런 그가 삼성에 복귀한다는 소식은 다른 팀들에게는 두려움으로 다가옵니다.

썩어도 준치가 아니라 여전히 강력한 이승엽이다

이승엽이 과거의 화려했던 시절을 다시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아시아 최다 홈런을 치던 시절과 비교해보면 타격 페이스나 파워가 떨어져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니 말이지요. 그럼에도 이승엽에게 기대할 수밖에 없는 것은 이런 노쇠를 만회하고도 남을 경험이 더욱 많이 쌓였다는 점입니다.

최근 일본에서의 모습은 부상과 2군이라는 단어로 설명될 정도로 이승엽의 활약은 미미했습니다. 원 소속팀이었던 요미우리에서 쫓겨나듯 오릭스로 갔지만 화려한 비상보다는 가능성만 남긴 채 긴 일본에서의 선수생활을 마무리했습니다.

▲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의 이승엽이 일본 프로야구에서 8년간의 생활을 마치고 내년 한국으로 복귀한다.사진은 2003년 10월 삼성 유니폼을 입은 이승엽이 대구구장에서 아시아 홈런 신기록인 56호 홈런을 때린 뒤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는 모습.ⓒ연합뉴스
한 시즌 56 홈런을 치며 아시아 최다 홈런을 기록한 이듬해 2003년, 이승엽은 지바 롯데에 입단했습니다. 2005년 팀의 일본 시리즈 진출에 공헌한 그는 2006 시즌부터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입단해 최고의 시즌을 보냈습니다. 요미우리 시절은 이승엽의 일본 최고의 모습과 최악의 모습을 모두 보여준 애증의 시간들이었습니다.

오릭스에서 만족할만한 성적은 아니지만 2012 시즌에 대한 기대를 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이승엽이 일본 잔류가 아닌 한국행을 선택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듯합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요인은 2, 3년 마지막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시기에 더 이상 일본에서 불확실한 도전을 하는 것보다는 한국으로 돌아와 야구 인생의 마지막을 장식하고자 하는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현재 이승엽의 실력을 보면 편안한 마음으로 야구에 임할 수 있는 국내 리그에서는 최소 20개 이상의 홈런을 쳐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타지에서 모두가 적인 상황과 달리, 마음 편하게 야구를 할 수 있는 국내 리그는 좀 더 차분하게 야구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승엽은 여전히 매력적이고 대단한 존재임이 분명합니다.

최근 류중일 감독은 이승엽이 삼성으로 돌아온다면 3번 타자로 기용하겠다는 발언을 했습니다. 물론 이승엽이 다른 구단과도 계약할 수 있는 신분이기는 하지만 최소 28억 원을 보상금으로 내고 이승엽을 데려가기에는 사실상 무리수가 있기에 그의 삼성 복귀는 기정사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홈 팬들에게 이승엽의 복귀는 강력한 삼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호재로 작용할 듯합니다. 올 시즌 삼성은 막강한 마운드의 힘과 신구 조화가 잘 어우러졌던 타선의 힘으로 리그와 한국 시리즈를 모두 석권하며 명실상부 최고의 팀으로 우뚝 섰습니다.

진갑용과 강봉규, 신명철이 FA 신청을 하기는 했지만 오키나와 마무리 훈련을 함께함으로써 형식적인 신청임을 명확하게 했습니다.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이들은 삼성과 재계약을 할 것으로 보이고 누수 현상 없이 이승엽이 추가된다는 점에서 삼성은 올 시즌보다 2012 시즌 더욱 강력한 팀으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신인왕을 수상한 배영섭이 리딩 히터를 맡을 것으로 보이는 삼성은 박한이에 이어 3번에 이승엽, 4번 최형우, 5번 박석민으로 이어지는 타순이 최강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누가 하나 쉽게 상대할 수 없는 타순이 완성된다는 점에서 2011 시즌 시작과 함께 화려하게 주목을 받았던 기아의 LCK 포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됩니다. 잔부상 등으로 한 번도 제대로 가동되지 못한 기아와는 달리, 삼성의 화려한 타순은 올 시즌보다 더욱 진화된 모습으로 등장할 것으로 기대되어 타팀들에게는 원망의 대상이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타격 센스가 탁월한 배영섭과 2번 타자로서는 독특한 박한이는 기아의 이용규-김선빈 라인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모습입니다. 그 어떤 팀과 비교해도 우위에 설 수밖에 없는 이승엽-최형우-박석민 라인은 두려움의 대상이 될 것입니다. 이승엽이 과거 50개가 넘는 홈런을 치던 시절과는 달라지기는 했지만 그는 여전히 강력한 선수입니다. 여기에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보였던 최형우가 버티고 있다는 점은 두려움 그 자체입니다. 여기에 미래 4번 타자인 박석민의 존재감은 대단합니다.

중심타선이 큰 탈 없이 활약해준다면 세 타자가 70개 이상의 홈런을 만들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삼성의 우승 2연패는 현실적인 목표가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조영훈이나 채태인이 채워주지 못했던 마지막 퍼즐을 이승엽이 완벽하게 채워줄 수 있다는 점에서 삼성은 이승엽의 복귀로 2012 시즌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임이 분명해졌습니다.

▲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의 이승엽이 일본 프로야구에서 8년간의 생활을 마치고 내년 한국으로 복귀한다. 사진은 왼쪽부터 2003년 10월 삼성 유니폼을 입은 이승엽이 대구구장에서 아시아 홈런 신기록인 56호 홈런을 때리는 장면, 2004년 4월 롯데 마린스 소속으로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해 치바 롯데 마린스 스타디움에서 일본 첫 홈런을 기록하는 장면, 2006년 10월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이적한 이승엽이 도쿄돔에서 시즌 41호 홈런을 때리는 장면, 2011년 9월 일본 리그 마지막 팀인 오릭스 버팔로스 유니폼을 입고 오사카 교세라 돔에서 시즌 11호 홈런을 치는 장면. ⓒ연합뉴스
이승엽의 복귀는 단순히 타순이 탄탄해진다는 점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의 복귀는 삼성이 내세우고 있는 내부 선수 성장에 큰 공헌을 해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승엽이 가지고 있는 기술과 경험은 어린 선수들에게는 살아있는 교과서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대형 신인인 모상기가 이승엽에게 노하우를 배우게 된다면 삼성의 강력한 1루수는 전통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삼성 팀 내의 발전과 함께 팬들의 관심 역시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승을 하기는 했지만 모두를 사로잡는 스타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이승엽의 복귀는 프랜차이즈 스타에 대한 열광적인 지지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이승엽의 삼성 복귀는 소속팀에게는 두 손 벌려 환영할 일이지만 다른 팀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습니다. 과연 이승엽이 9년간의 일본 생활을 접고 새롭게 활약할 2012 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야구와 축구, 그리고 격투기를 오가며 스포츠 본연의 즐거움과 의미를 찾아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스포츠 전반에 관한 이미 있는 분석보다는 그 내면에 드러나 있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스포츠에 관한 색다른 시선으로 함께 즐길 수 있는 글쓰기를 지향합니다. http://sportory.tistory.com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