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이 압도적인 표로 2011 시즌 MVP 수상자가 되었습니다. 투수 4관왕에 오르며 생애 최고의 한 해를 보냈던 그가 시즌 MVP를 받은 것은 당연했고 이로써 그는 한국 최고 투수라는 칭호를 받고 2012 시즌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최근 다시 화제가 되고 있는 그의 ML 진출에 대한 이야기는 기아 팬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으로 다가왔을 듯합니다.

윤석민, 무조건 ML행은 없을 것이다

아직 FA 자격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ML 진출에는 문제가 있지만 언젠가는 꼭 도전해 보고 싶은 큰 시장이라는 점에 누구나 공감할 것입니다. 실력을 갖춘 선수가 좀 더 큰 시장에 나아가 자신의 능력을 실험해보고 도전해 보는 것은 적극 권장해야 하는 일일 테니 말이지요. 문제는 그 시점일 듯합니다. 어느 시점이 최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시각차를 보일 수 있어 위험한 발언이 나올 수 있지만, 현재 윤석민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을 따져봤을 때 기아로서는 그의 잔류가 절실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이기적인 바람이겠지만 기아 팬들에게 2012년은 무척이나 중요합니다. 명가재건이 가능할지 아니면 빅4에 들어서는 데 만족하는 팀으로 굳어지느냐에 대한 기로이기 때문입니다. 기아는 선동열이라는 최강 카드를 꺼내고 구장을 새롭게 건설하는 등 팀을 개선시키고 새롭게 시작하기 위한 모든 것들을 쏟아 붓기 시작했습니다.

인조잔디가 선수 부상에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는 지적에 광주광역시는 즉시 잔디를 깔아 더 이상 구장 문제로 부상당하지 않도록 도움을 주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팀이 4위에 그치고 말았지만 모든 것을 털어버리고 새롭게 시작하려는 움직임이 그 어느 때보다 강렬하게 다가오는 기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핵심 선수입니다.

팀의 핵심 선수들이 제 몫을 해주고, 숨겨졌던 보석들을 끄집어내서 팀의 주축으로 만드는, 좀처럼 쉽지 않은 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윤석민의 존재는 절대적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가 팀의 에이스로서 자리를 지켜준다면 팀의 리빌딩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습니다. 선동열이 감독직을 맡으며 모든 것을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하겠다고 공언한 것은 실력으로 팀을 꾸리겠다는 강한 의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선 감독의 의지에는 팀의 에이스 윤석민과 몇몇 선수들의 역할에 대한 확신이 있기에 가능한 이야기였습니다. 팀의 주축으로서 여전히 좋은 활약을 보여줄 수 있는 핵심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을 새롭게 개선시키겠다는 선 감독의 의지의 출발은 윤석민의 잔류입니다.

최근에도 선 감독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윤석민이 잔류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해보겠다고 밝혔듯, 선 감독의 기아를 구상하는 데 가장 높은 곳에 제일 먼저 적어 놓을 수 있는 존재가 윤석민이라는 사실은 절대적입니다. 그런 선수가 미국이든, 일본이든 떠나게 된다면 매우 복잡한 그림을 그려야만 하기에 선 감독으로서도 출발부터 힘겨울 수밖에는 없습니다.

"나의 꿈이자 목표는 메이저리그 진출"

"그렇지만 현재로서는 꿈일 뿐이다. 실현 가능성은 크지 않다. 현 위치에서 최선을 다할 것"

"나와 똑같은 4관왕 수상자인 선동열 감독이 새로 오셨는데 나를 더 강하고 좋은 투수로 만들어 주실 것이라고 믿는다. KIA에 남게 된다면 당연히 목표는 우승이다. 내년에 많은 기대를 해도 좋을 것 같다"

윤석민은 MVP 시상식에서도 메이저 리그 진출에 대한 포부를 감추지 않았습니다. 그의 꿈은 언제나 메이저 리그 진출이고 여전히 그런 꿈을 꾸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야구 선수로서 가장 큰 시장인 메이저 리그에 진출하겠다는 포부는 당연하고 그럴 위치에 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 꿈은 어느 정도 이뤘다고 해도 좋을 것입니다.

더욱 윤석민은 메이저 최고의 에이전시인 보라스와 계약을 맺었습니다. 올 시즌 그의 활약을 보기 위해 메이저 구단에서 수차례 와서 분석했다는 점에서도 윤석민의 메이저 진출은 막연한 짝사랑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메이저 경험이 있는 외국인 선수들 역시 한국 선수 중 메이저 진출해서 성공 가능성이 높은 선수에서 손꼽는 선수가 윤석민이라는 점에서도 그의 현재 능력은 메이저 선발로서 충분히 해볼 만한 실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미국 현지의 분위기도 윤석민이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선수라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WBC나 올림픽 등 국제 경기에서 이미 검증이 끝난 선수인 윤석민에 대한 관심을 구체적으로 내비치는 구단이 있을 정도로 그의 미국행은 선택의 문제일 뿐입니다. 그럼에도 그의 2012 시즌 메이저 행에 부정적인 이유는 기아 구단에서 그를 내줄 가능성이 적다는 관측입니다.

새로운 감독이 영입되고 우승을 향한 노력을 하는 팀이 에이스를 메이저에 내보낼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더욱 계약 기간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돈이 없어 쩔쩔매는 구단도 아닌, 그들이 팀의 에이스를 보내줄 그 어떤 이유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기아 역시 일부에서는 어차피 떠날 선수 계약 끝나고 이적료도 받지 못한 채 빼앗기는 것보다 이적료라도 건지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이야기들도 있지만, 기아 측에서는 돈이 궁하지 않다는 말로 그런 문제가 아님을 분명하게 밝히기도 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일본에서 전지훈련 중인 선동열 감독과 조만간 합류할 윤석민이 직접 그 문제에 대해 논의하는 것일 것입니다. 선동열 감독은 윤석민이 잔류하기를 바라고 있고, 윤석민은 기회만 된다면 메이저로 향하고 싶은 게 현재 바람입니다. 동상이몽에 가까운 그들의 꿈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직접 당사자라 부를 수 있는 이들이 만나야 결정될 듯합니다.

현재 분위기로서는 윤석민의 잔류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여러 가지 정황상 2012 시즌까지 마치고 윤석민이 메이저를 선택할 가능성도 높아 보입니다. 국내에서 투수 4관왕과 시즌 MVP라는 개인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위치에 올라선 그에게 이제 남은 것은 자신이 이끌고 팀을 우승시키는 것 밖에는 없습니다. 선동열 감독 부임과 함께 우승을 시키고 당당하게 메이저로 향하는 것이 팬이나 그들이 꿈꾸는 가장 이상적인 모습일 것입니다.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지만 인터뷰를 통해 내년 기아에서의 활약에 무게감을 두는 그의 발언은 긍정적인 기대를 하게 합니다. 선수 개인의 가치와 만족을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메이저 행을 선언하는 것을 찬성하고 응원하지만, 최소 1년 정도 기아에 남아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선 감독과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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