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장영] 오는 25일 한국과 일본의 축구 평가전이 일본에서 개최된다고 한다. 굳이 이 시점에 일본에서 한일 평가전을 개최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누구의 선택이고 결정인지 알 수는 없지만 이는 일본을 위한 잔치를 준비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일본 축구협회에서 먼저 제안이 들어왔고, 한국 측에서 받아들여 성사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벤투 감독은 기자회견을 통해 정기적인 평가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전하며 한일전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올림픽이 개최될 수 있을까? 일본에서는 무관중 대회로 개최하겠다고 하지만 이 역시 공식적으로 확정된 내용이 아니다. 여전히 변수들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올림픽 전 종목이 개최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몇몇 나라는 올림픽 출전 자체를 거부하는 움직임도 있다. 스타플레이어들은 이미 오래전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실제 일본 내부에서도 올림픽을 개최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중이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한일전에 나설 태극전사 명단 발표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의 코로나19 방역 상황은 문제가 심각하다. 백신도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곳에서 굳이 평가전을 할 이유가 있을까. 보다 안전한 한국에서 평가전을 치를 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유관중으로 일본에서 개최하는 것은 일본의 꼼수다. 올림픽을 앞두고 세계인들에게 방사능 오염과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한일 축구 경기가 개최된다는 사실을 홍보하고 싶은 것이다.

한국 대표팀은 이런 일본의 꼼수에 들러리를 서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게 여론이다. 굳이 평가전이 필요하다면 호주 대표팀과 경기를 할 수도 있다. 한국과 호주 모두 팬데믹 상황에서 가장 선방한 나라들이라는 점에서 이상하지 않다.

축구에서 한일전 카드는 최고의 흥행 요소이기는 하다. 하지만 이 시기에는 이런 한일전 카드 역시 아무런 의미가 없다.

벤투 감독이 평가전을 통해 대표팀의 전력을 꾸준하게 이어가야 한다는 주장에 반대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올림픽은 차치하고, 월드컵 예선이 조만간 다시 시작된다는 점에서 대표팀 평가전은 중요하다. 문제는 왜 방역 상황이 심각한 일본에서 해야 하느냐다.

유럽 원정 평가전에서도 코로나19에 노출되어 많은 선수들이 희생이 되어야 했다.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이런 위험까지 감수하며 평가전을 치러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더욱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은 이번 평가전에 참가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구단 측의 거부로 무산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벤투 감독은 손흥민을 선택했다.

쓰러진 손흥민 [AP=연합뉴스]

햄스트링 부상으로 쓰러진 직후 한국 대표팀은 손흥민은 불렀다. 황당한 조처가 아닐 수 없다. 근육 문제라 빨리 회복되어도 2주 정도는 시간이 소요된다. 정상적인 컨디션을 회복한다고 해도, 다시 운동을 시작하고 무리 없이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손흥민을 무리하게 차출하겠다고 나선 것은 일본 측의 요구 때문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당장 일본 언론은 손흥민이 일본에 온다고 호들갑을 떨고 있는 중이니 말이다.

미워도 이웃 나라이니 그들을 돕기 위해 뭔가를 할 수도 있다. 적대국이라고 해도 스포츠를 통해 평화적인 기운을 나눈다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일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굳이 방역 상황이 심각한 일본, 그것도 방사능 오염까지 감수하며 경기를 치러야 할까? 이 경기가 과연 한국 대표팀 전력 상승에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을까?

축구팬들이 이번 한일전에 대해 반발하는 이유는 너무나 당연하다. 누구보다 축구에 목말라하던 팬들이 한일전 평가전 개최에 분노를 표출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축구협회는 어떻게 답할까.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