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조선·중앙·동아일보 등 주요 보수언론이 지난해 극우단체의 '8·15 광화문 집회'를 광고한 데 이어 이번엔 '문재인 탄핵 3·1절 집회' 광고를 게재했다. 조선일보에는 '가로세로연구소'의 '뮤지컬 박정희' 광고가 실렸다. 주요 보수언론 광고면이 극우단체의 지면으로 활용되고 있다.

25일 조선·중앙·동아일보에는 '왜 문재인을 탄핵해야만 하는가'라는 제목의 '3·1절 집회' 광고가 일제히 실렸다. 이 세 매체에는 지난 24일, 19일에도 '문재인 탄핵 3·1절 국민대회', '이 돈은 누구의 것이며 어디로 가고 있는가? 문재인은 대답하라!' 등의 광고가 실렸다. 관련단체로는 전광훈 목사,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 등이 기재되어 있다.

특히 24일에는 지면 두 개를 할애한 '문재인 탄핵 3·1절 국민대회' 의견광고가 세 매체에 동시에 실렸다. 해당 의견광고는 이른바 '색깔론'으로 점철되어 있다. 이들 극우단체는 "대한민국이 자유통일과 세계 속의 선진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문재인 대통령을 속히 끌어내려 그 동안의 죄과를 물어 감옥에 잡아넣고, 주사파를 척결하고 이승만 대통령이 만들어놓은 헌법과 건국 4대기둥(자유민주주의, 자유시장경제, 한미동맹, 기독교 입국론)을 바로세워야 한다"며 "이 일을 진행하기 위해 한 순간 진통이 있을 수 있으며, 걱정스러운 일도 일어날 수 있다. 우리는 결단코 한 뜻과 한마음으로 뭉쳐 이를 극복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해 7~8월 조선·중앙·동아일보 등 보수언론은 '8·15 광화문 집회'가 열리기 한 달 전부터 관련 광고를 실었다. 광고 중에는 사랑제일교회와 전광훈 목사가 주장한 '코로나19 통계 음모론'이 그대로 실리기도 했다. 이에 언론과 시민사회에서는 보수언론이 극우단체의 '바이러스 테러'를 감싼다는 비판이 일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한국신문윤리위원회에 보수언론의 '8·15 광화문 집회' 홍보광고, 사랑제일교회·전광훈 목사 대국민 입장문 광고에 대한 심의민원을 접수했다. 허위사실을 담고, 방역 위험을 초래한 광고에 책임을 물어달라는 취지의 민원이었다. 하지만 신문윤리위는 특정 집단의 집회와 정치적 의견광고 게재는 심의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민원을 '기각' 처리했다. 다만 이번 광고는 집회 참여를 독려했던 지난해 광고와는 달리 보수유튜브 채널을 통한 집회참가를 안내하고 있다.

2월 24일 조선일보 28~29면

25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3월 1일 일부 보수단체 등이 예고하고 있는 집회에 대해 경찰력을 동원한 엄정대응을 시사했다. 정 총리는 "현재 서울시 전역에서는 10인 이상 집회가 금지돼 있으며 특히 광화문광장은 집회금지구역으로 설정돼 있다"며 "경찰청과 서울시 등은 불법 집회 시도 자체를 철저히 차단하고 위법행위 발생시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해 달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또 "집회를 준비 중인 단체는 국민건강과 안전을 위해 즉시 계획을 철회해 줄 것"을 당부했다.

경찰은 3·1절 서울 내 신고된 집회 1478건 중 참가자가 10명 이상이거나 집회 금지구역 안에 신고된 집회 102건(13개 단체)에 대해 집회 금지를 통고했다. 금지통고를 받은 단체는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대국본과 기독자유통일당, 천만인무죄석방운동본부, 태극기시민혁명국민운동본부, 자유연대, 자유대한호국단 등이다.

22일 조선일보 1면에는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가 주최하는 뮤지컬 '박정희'가 광고가 실렸다. 이에 대해 가세연의 강용석 변호사는 같은 날 '21세기 최초 사건(조선일보 1면 박정희)'라는 제목의 유튜브 영상에서 "최근 20년동안 박정희 대통령 얼굴이 조선일보 1면에 난 건 처음 아니겠는가. 굉장히 의미있는 날"이라고 자평했다.

강 변호사는 "저희의 시도들은 그동안 움추리고 패배의식에 젖어있던 우파들에게 '더이상 좌파한테 기죽어서는 안되겠다'는 그런 희망을 주는 시도"라며 "가로세로연구소의 마크가 신문 1면에 났다는 것, 박정희 대통령 사진이 21세기 들어 처음 조선일보 1면에 나왔다는 의미를 봐달라"고 했다.

22일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영상 화면 갈무리

앞서 뮤지컬 '박정희'는 가세연측 주장으로 공연취소 논란에 휩싸였던 바 있다. 가세연은 지난 2일 "3일 첫 공연 예정이었던 ‘뮤지컬 박정희’가 황당하게도 문재인 코로나 독재를 핑계로 공연이 취소됐다"고 주장했다. 가세연은 "건국대학교와 뮤지컬 공연장 위탁경영회사인 위니아트, 이들의 용서할 수 없는 행태에 분노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나 건국대측은 즉각 공연취소와 학교는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고, 위니아트측은 가세연측이 대관 문의만을 했을 뿐 정식 계약을 맺지 않은 채로 공연 표부터 판매했다고 설명했다. CBS노컷뉴스는 4일 보도를 통해 '박정희' 행사 주관사인 뮤지컬컴퍼니가 위니아트와 공연 대관 계약조차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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