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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저널리즘의 법적 한계[기고] 외주제작 PD들, 결국 대법원 전원합의체로
이광택 언론인권센터 이사장/국민대 명예교수 | 승인 2021.02.19 12:12

[미디어스=이광택 칼럼]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5년 3월~ 2016년 4월 사이에 방영된 MBC와 SBS의 주간 탐사 프로그램을 제작한 외주제작 PD들이 허가 없이 수용자와의 접견 장면을 촬영 녹음한 것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와 ‘건조물 침입’의 죄로 처벌해 달라는 교도소장(구치소장)들의 고소가 이어졌다. 서울남부지검이 기소한 이 사건에 대한 1심 판결(2016년 11월~2017년 10월)과 2심 판결(2018년 8월~12월)이 선고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

사건은 ▲2015년 11월 MBC <리얼스토리 눈> “두 여자는 왜 1인 8역에 속았나”와 2016년 1월 “시흥 아내 살인사건” 외주PD 4인(이하 MBC 1) ▲2016년 4월 MBC <리얼스토리 눈> “환갑의 소매치기 엄마 왜 전과 14범이 되었나” 외주PD 2인(이하 MBC 2) ▲2015년 3월 SBS <궁금한이야기Y> “K5 도난 사건”과 2015년 9월 “춘천초등생 인질극 사건” 외주PD 3인(이하 SBS 1) ▲2015년 8월 SBS <그것이 알고싶다> “보이스피싱” SBS PD 1인과 외주 촬영감독 1인(이하 SBS 2) 등 네 건을 망라한다.

네 가지 사건은 모두 2018년 12월~2019년 1월 사이에 대법원에 상고되어 제3부에 배당되어 있다. 그 후 SBS 사건(2020도8030)이 추가되어 제2부에 배당되어 있다. 사건들의 의미나 중요성 등을 감안하여 전원 합의체에 회부하는 절차가 진행 중이라 한다.

MBC 1 사건에서 형사3단독은 “구치소 내의 안전과 질서를 심하게 침해하는 결과를 일으킬 수 있는 행위”로 공무집행방해로 판단했다. 다만 “국민의 알 권리 보장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신장하려는 의도가 있었고 교정기관의 안전과 질서를 현실적으로 크게 훼손하지는 않았다고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마냥 나무라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하여 벌금 100~300만 원을 선고하였다. 

2016년 11월 24일 정오 서울 상암동 MBC본사 앞에서 진행된 한국독립PD연합회(협회장 송규학)·한국PD연합회·전국언론노동조합 주관 <독립PD 기소 사건에 대한 MBC 책임 촉구 기자회견>. (사진=한국독립PD연합회)

이 선고는 방송사 프로그램에서 교정 시설 수용인 등을 취재할 때 관행적으로 사용한 몰카 취재에 검찰이 형사사법의 잣대를 적용해 기소한 뒤 나온 첫 판결로서 방송계의 큰 관심을 끌었다. 한국독립PD연합회는 곧바로 성명을 내어 간과할 수 없는 중대한 문제점으로 지상파 방송사와 외주제작사의 독립PD들 사이의 불공정한 권력관계를 지적했다. MBC의 경우, 교정시설 재소자에 대한 무리한 취재를 지시하고 방조한 <리얼스토리 눈>의 CP는 아무 책임을 지지 않은 반면, 이 CP의 지시에 따라 취재한 독립PD들만 기소되고 유죄 판결을 받았다는 점과 해당 프로그램을 제작한 2명의 독립PD가 재판을 받으며 아예 방송계를 떠났다는 점을 토로했다.

첫 판결이 있은 후, 2017년 3월 2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언론인권센터,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이용득 의원, 유성희 의원과 공동으로 <알 권리와 취재의 자유-언론노동자 보호의 필요성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한 토론회를 개최한 바 있다.

이 토론회가 영향을 미쳤는지 SBS 2 사건에서 반전이 일어났다. 2017년 9월 형사4단독은 피고인들이 수용인의 지인인 것처럼 접견 신청서를 작성하여 접견을 허가받은 행위가 교도관의 직무 집행을 방해했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또, 구치소의 시설이나 수용자의 신상이 공개됨으로써 그 보안에 위협이 초래될 것으로도 보이지 아니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들이 구치소 내에서 촬영 및 녹음을 한 행위가 교도관의 직무 집행을 방해했다고 볼 수 없다고 하였다.

또한 피고인들이 관리자인 서울구치소장의 추정적 의사에 반하여 구치소에 들어간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하여 공동주거침입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하였다. 그러나 MBC 2 사건과 SBS 1 사건에서 제13단독은 2017년 1월 유죄를 선고하였다.

항소심에서는 반대로 한 가지 판결(MBC 2)만 유죄를 선고하고, 나머지 세 가지 판결은 무죄를 선고하였다. 형사11부는 '교도관들의 감시, 단속을 피하여 이루어지는 금지 규범 위반행위를 만연히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로 처벌한다면 가벌성의 범위가 지나치게 확장되고, 피고인들이 지인인 것처럼 신분을 속이고 접견 신청서를 작성, 제출한 부분도 위계로 교도관들의 접견업무를 방해한 행위라고 평가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녹음, 녹화 장비를 몰래 반입하여 교도소 내부로 들어간 행위는 관리자인 위 교도소장의 명시적, 추상적 의사에 반하여 건조물의 사실상의 평온을 해한 것으로 건조물침입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하여 공무집행방해 부분은 무죄로 보면서도 건조물침입 부분은 유죄로 보았다. MBC 2 사건의 1심 변호는 지금 대법관이 된 김선수 변호사가 맡았었다. 항소심부터의 변호는 모두 법무법인 세종이 맡고 있다.

허가 없이 몰래카메라로 취재한 사건에서 보호법익은 ‘수용자의 프라이버시’가 될 수는 있어도 ‘교도소장의 접견 허가권’이 될 수는 없고 접견 불허 관행이 ‘공무집행’이 될 수도 없다. 유럽인권재판소(ECtHR)가 Haldimann and Others v. Switzerland 사건에 대한 2015년 2월 판결에서 몰래카메라를 사용하여 보험중개인과 인터뷰한 것은 그를 개인적으로 비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특별한 상업적 관행을 비난하기 위해 계획된 것이므로 스위스 최고법원이 이들을 유죄로 판단한 것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 하여 이를 취소한 바도 있다.

교도소장 등은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취재에 협조하여야 할 것이며 허가를 전제로 한 취재는 사전검열에 가까우며, 또 공무집행방해가 아니라고 한다면 건조물침입죄에도 해당하지 않을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원칙 판결에 기대를 건다.

* 이광택 언론인권센터 이사장 칼럼은 사단법인 언론인권센터 '언론인권통신' 제 893호에 게재됐으며 동의를 구해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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