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폭력 피해자 측이 17일 변성완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예비후보에게 “2차 가해를 하지 말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변성완 부산시장 민주당 예비후보는 지난 11일 발행된 주간동아 인터뷰에서 오 전 시장의 불명예 퇴진이 보궐선거의 원인이 됐다는 질문에 “오거돈 전 사장이 그렇게 된 것은 개인의 문제”라고 말했다.

변성완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예비후보 (사진=연합뉴스)

이에 대해 오거돈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직장 내 성희롱을 비롯한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오랜 시민의 노력을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드는 망발”이라고 지적했다. 변 후보의 답변은 권력형 성폭력 사건을 ‘개인 문제’로 축소 시킨다는 점에서 문제라는 것이다.

공대위는 “권한대행 시절 2차 가해 차단이 가장 중요하다고 발표한 변 후보가 성폭력 사건 축소에 앞장서며 2차 가해를 하는 모습에 충격을 금할 수 없다”며 “부산시청 내 성폭력 피해자를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는 권한대행마저 기성 정치권과 인식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에 허탈할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공대위는 “권력형 성폭력이 발생한 배경에는 부산시청의 권위적이고 가부장적인 직장 환경이 놓여 있고, 한발 더 나아가서는 성인지 감수성이 있는 후보를 공천하지 않는 정당의 무책임함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공대위는 민주당을 향해 “자기 정당 소속 후보의 성폭력 사건으로 인해 치러지는 보궐선거에서 성폭력 사건을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고 권력형 성폭력을 방관하고만 있다”고 질타했다. 변 후보를 향해서는 “오거돈의 성폭력 사건을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려는 2차 가해를 중단하고 피해자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폭력 피해자는 “정치권에 부탁드린다. 앞뒤 안 맞는 말로 사건 축소에 앞장서실 바에는 차라리 아무 말씀도 하지 말라”며 “사건 직후 ‘2차 가해 차단이 가장 중요하다’고 앞다퉈 언론 앞에 나섰던 이들이 스스로 2차 가해자가 되는 우스운 상황은 보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정치권으로부터 그동안 너무나 많은 상처를 받았다. 진정성 있는 사과와 피해 회복 대책을 원할 뿐”이라며 “상처에 소금 뿌리는 일은 멈춰주셨으면 한다. 정치인이기 전에 양심 있는 인간으로서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시기를 간절하게 소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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