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채널A '검언유착' 의혹 사건과 관련해 "추미애 전 장관 등이 9개월 전에 '상당한 증거'가 있다고 말했는데, 다 어디 가고 아직 휴대전화 얘기만 되풀이하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한 검사는 15일 조선일보에 실린 인터뷰에서 "'채널A 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진실이 어디 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한 검사는 "권력을 가진 쪽에서 벌인 공작과 선동이 상식이 있는 사람들에게 먹혀 실패한 것"이라며 "어떻게든 흠을 찾아보려는 별건 수사 의도를 의심하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한 검사가 검찰의 휴대전화 포렌식 협조를 거부하는 가운데 서울중앙지검 내에서는 무혐의 종결을 주장하는 수사팀과 휴대전화 포렌식을 시도해야한다는 지휘부가 마찰을 빚고 있다.

한동훈 검사 (사진=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지난해 8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를 재판에 넘기며 법원에 제출한 공소장에서 한 검사와 이 전 기자가 통화, 보이스톡, 카카오톡 문자메시지 등 총 327회에 걸쳐 연락을 주고 받았다고 밝혔다. 수사팀은 이 전 기자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위를 털어놓으라고 협박성 취재를 하던 시점 전후로 이 같은 연락이 오갔다고 했다.

하지만 검찰은 두 사람 간 대화내용을 확보하지 못했다. 카카오는 2014년부터 자체 서버에 있는 모든 메시지를 1~2일치만 남기고 자동삭제 해왔다. 한 검사는 검찰의 휴대전화 포렌식에 협조하지 않았다. 이 전 기자는 지난 3월 31일 MBC 보도로 의혹이 제기된 직후 자신의 휴대전화 2대와 노트북을 초기화했다. 법원은 이 전 기자에 대해 '계속적인 증거인멸의 우려가 높다'고 판단, 지난해 7월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한 검사와 이 전 기자측은 해당 시기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의 내용은 일상적인 취재 활동이었을 뿐이고, 그 횟수도 다른 언론사들과 비슷한 통상적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서울중앙지검 내에서는 한 검사에 대한 수사종결 여부를 두고 수사팀과 지휘부가 마찰을 빚고 있다. 수사팀은 한 검사가 휴대전화 비밀번호 해제 등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 상황에서 이성윤 중앙지검장에게 무혐의 결정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중앙지검 지휘부는 이를 반려하고 있다. 지휘부는 한 검사 휴대전화 포렌식을 최대한 시도하고 난 뒤에야 사건을 종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 검사의 휴대전화 기종은 지난해 6월 압수 당시 최신 기종이었던 '아이폰11'로 알려져 있다. 당시 포렌식을 진행하는 대검 과학수사부가 해외 업체와 계약을 맺은 해제 프로그램이 '아이폰10'까지만 해제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한 검사 휴대전화 포렌식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해석이 분분했다.

최근 검찰은 '아이폰11'에 대한 해제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장관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채널A '검언유착' 의혹 사건에 대해 "검찰이 최신 휴대전화 잠금 해제 방법을 확보했다는 취지의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또 4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는 적어도 포렌식을 위한 충분한 기술이 진전됐다고 알고 있고 충분한 조치를 취해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포렌식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실체적 진실이 과연 맞느냐는 강력한 문제제기가 있고, 이 부분에 대한 절차적 정의와 함께 실체적 정의를 밝히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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