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가 “공영방송은 저열한 트랜스 혐오 선동을 멈춰라”는 제목의 모니터링 논평을 발표했다. 이들은 25일 방송된 MBC <생방송 오늘아침> ‘매일 밤 남산으로 향하는 트랜스젠더’ 편을 지적했다. 해당 방송은 밀착취재 형식으로 트랜스여성 성매매를 다뤘다.

성소수자인권연대는 “트랜스여성 성매매를 노골적으로 묘사하며 소수자들을 가십의 대상으로 전시하는 황색저널리즘적 선동과 다르지 않다”며 “방송은 트랜스여성의 삶에 있어 어떤 문제들이 산적해 있는지 짚기는커녕 단편적으로 성매매가 나쁘고 부도덕하며 그 주체가 트랜스젠더라는 점을 자극적으로 소재화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트랜스젠더를 외부자로 취급해온 관성을 따라간 접근으로 MBC의 인권감수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성명서

이들은 “방송은 트랜스젠더가 한국사회를 살아가는 데 어떤 문제에 직면하고 부딪히는지 제도적·인식적 맥락을 담아야 하는 책임은 방기한 채 단편적인 호불호의 입장으로 접근한다”면서 “공영방송이라면 트랜스젠더의 몸을 대상화하고 현상을 자극적으로 묘사하는 게 아닌 트랜스젠더 여성이 성매매 산업에 유입하는 사회적 배경을 짚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들을 성매매특별법으로 처벌할 수 있는지 따져 묻기 전에 개인을 성매매로 몰아가는 사회구조는 어떠한가를 물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MBC에 정중한 사과를 요구했다. 이와 함께 "방송과 언론에서 고민 없이 혐오를 반복적으로 선동하는 상황은 성소수자운동에 과제를 남긴다"며 “트랜스젠더에 대한 삶을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보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 좋겠다”고 밝혔다.

MBC는 해당 방송분 다시보기 서비스를 중단했다. “사례자 신상정보 보호 및 출연자 보호를 위해 다시보기 서비스를 하지 않는다"고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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