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박정환] OCN 역사상 처음으로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한 ‘경이로운 소문’이 작품성에 의문부호를 남긴 채 종영했다. ‘경이로운 소문’의 파열음은 9회부터 들리기 시작했다.

드라마를 향한 잡음은 여지나 작가가 하차한 다음부터 본격화됐지만, 여 작가가 집필을 담당하고 있던 9회부터 드라마의 완성도는 용해되고 있었다. 여지나 작가가 하차한 후 유선동 PD가 직접 집필한 13회차는 드라마의 짜임새에 있어 작가의 역량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줬다.

14회부터 김새봄 작가가 새롭게 투입되긴 했지만 좌초되기 시작한 드라마의 작품성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경이로운 소문’의 전개에 대한 지적이 나오기 시작한 시점은 드라마의 시나리오가 원작 만화와 눈에 띄게 달라지기 시작한 시점이었다.

OCN 토일 오리지널 <경이로운 소문>, 원작 웹툰

원작의 전개가 드라마에서도 같은 패턴으로 전개됐기에 ‘경이로운 소문’ 8회까지 시청자는 ‘사이다 전개’를 만끽할 수 있었다. 그러다가 신명휘 시장이 이야기 전개에서 두드러지기 시작하서부터 금이 가기 시작했다.

드라마가 원작대로 흘러갔다면 ‘경이로운 소문’이 ‘고구마 전개’로 변질됐다는 지적을 받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대본은 원작 웹툰과는 일부 다른 방향의 각색을 시도했고, 그 결과 원작보다 못하단 평가가 나오기 시작됐다. 13회부터 본격적으로 어그러지기 시작한 ‘경이로운 소문’은 설익은 각색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각인시켰다.

‘경이로운 소문’의 전개에서 추가로 지적할 점은 ‘신파의 남발’이다. 이전 한국영화는 ‘박수건달’, ‘챔프’ 등 신파가 없어도 무리 없는 설정에 마무리로 신파를 집어넣는 식으로 신파 강박증을 노출시킨 적이 있다.

‘경이로운 소문’도 후반부 들어 신파에 경도된 경향을 뚜렷하게 보였다. 중반부까진 극 중 전개에 있어 신파가 개입할 여지가 있었음에도 신파라는 레시피를 첨가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작가가 교체되고 난 이후부턴 신파가 노골화되기 시작했다. 한국영화에선 자정되기 시작한 신파 레시피가 ‘경이로운 소문’ 후반부엔 남발됐다.

하나 더, PPL의 노골적인 설정 또한 비판받는 요소다. 극 중 흐름과는 별개인 설정이 삽입되는 바람에 ‘경이로운 소문’은 PPL로 뒤범벅이 된 채 마무리됐다.

‘경이로운 소문’은 원작을 따르지 않고 설익은 각색을 강행하다가 극 초반부의 ‘사이다 전개’를 상실해 시청자들의 불만을 초래했다. 또한 높은 시청률과 별개로, PPL로 뒤범벅이 된 채 마무리된 올해 최초의 드라마로 전락하고 말았다.

‘경이로운 소문’을 연출한 유선동 PD가 과거 각본과 감독을 담당했던 영화 ‘0.0MHz’는 최종 관객 137,217명을 동원했다. ‘고사 두 번째 이야기: 교생실습’은 씨네21 전문가 평점 중 한 평론가로부터 0점을 맞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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