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엄기영 사장 ⓒMBC
18일 낮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MBC 엄기영 사장 기자간담회에는 엄 사장에 대한 시청자의 기대를 반영하듯 40여명의 취재진이 참석했다.

엄 사장은 자리에 앉으면서 "이렇게 많은 기자들 앞에서 이야기하기는 처음"이라며 "이렇게 많이 올 줄 알았으면 차라리 버들강아지 피는 물가에 가서 했으면 좋았을 뻔 했다"고 인사했다.

이어 그는 "지난 3일 취임해 이제 2주됐다. 얼마 안됐으니 오늘 제발 살살 물어봐달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엄 사장은 건배사에서는 "저는 늘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고 생각한다"며 "와인 드시고 부드러운 질문 좀 해드리길 빈다"고 재차 부탁했다.

엄 사장의 '앙청'(우러러 청함)에도 불구하고 기자들의 질문은 초반부터 날카로웠다. 지역 MBC 사장 선임 과정에서의 잡음, 지상파 콘텐츠 유료화에 대한 비판 여론, 사내 비정규직 문제 등 '불편한' 질문이 쏟아진 것.

부드러운 질문으로 '사장에 취임한 뒤 두드러진 생활의 변화가 무엇이냐'는 물음에 엄 사장은 "<뉴스데스크> 보면서 저녁을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녁시간에 사람들 만나서 와인도 마시고 <뉴스데스크>를 모니터하면서 밥을 먹기도 한다"며 "예전 같으면 상상도 못할 일"이라고 웃었다.

"예전에는 저녁 9시에 가장 밝게 나가야 하니까 그때 맞춰서 밥도 먹고 잠도 자고 했는데 지금은 항상 긴장하고 있어야 한다. 아침부터 사람들 만나야 하고 지금도 약간 긴장된다. 대신 이점이 있다면 변장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고 이렇게 '쌩얼'로 다녀도 된다는 것이다."

엄 사장은 간담회를 마무리하면서 "밥 먹을 때는 풍악을 울렸으면 좋았을 뻔 했다"며 "다음에는 더 부드러운 분위기로 다시 한 번 만나자"고 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