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지난해 말 국민의힘이 KBS의 수신료 현실화 추진과 관련해 광고매출 급감 등을 지적하고 KBS 사장 사퇴를 요구했다. 또한 국민의힘은 ‘TBS 폐지, 김어준 퇴출’이라는 보기 드문 서울시장 선거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선거를 앞둔 국민의힘이 방송사 때리기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민의힘 간사 박성중 의원은 지난해 12월 29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내일 (KBS이사회에)상정 예정이던 수신료 인상안이 내년 초로 연기됐다"며 "지난 원내대책회의에서 본 의원이 KBS 수신료 인상 시도를 강력히 비판한 데 따른 일련의 조치"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15일 KBS2TV가 지상파 재허가 기준점수에 미달한 것을 지적하며 수신료 인상 추진 중단을 요구했다.
박 의원은 "과기부-코바코 발표자료에 따르면 온라인 광고비는 매년 급격히 증가한 반면 방송광고는 지속 감소추세다. 특히 지상파TV 매출액은 전년대비 12.5% 격감했다"며 "광고비가 줄었으니 수신료를 인상해 KBS 적자를 메워야 한다고 다시 국민들에게 부담이 되는 청구서를 들이밀었다. 편파방송, 편향방송, 왜곡보도로 국민들이 지상파TV를 외면해 광고매출액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은 국민들이 더 잘 알고 있다"고 했다.
박 의원이 말한 자료는 '2020 방송통신광고비 조사' 결과다. 해당 자료에는 2019년 국내 방송통신광고 시장 현황과 2020~2021년 전망치가 담겨 있다. 2019년 지상파TV 광고매출액은 2018년 대비 12.5% 감소했다.
하지만 해당 보고서의 전망은 박 의원의 주장처럼 마냥 어둡지만은 않다. 과기정통부-코바코 분석결과 2020년 지상파TV 광고매출액은 전년대비 6.4% 감소한 1조 1645억원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로 광고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은 상황을 고려했을 때 코로나19 발생 이전 시기보다 상대적으로 하락세가 완만해졌다. 2021년 전망치는 -3.8%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광고주는 방송광고를 가장 먼저 축소해 지상파TV와 주요 PP의 상반기 광고매출액은 전년대비 20% 이상 감소했다. 하지만 하반기에 접어들어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이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광고매출액을 가장 빨리 회복한 매체는 지상파TV 3사였다. 하반기 지상파TV 광고시장은 9월 성수기를 기점으로 주요 광고시간대 100% 판매 달성, 성장세로 돌아섰다.
방송광고 상위 15개 업종을 기준으로 전년대비 올해 방송광고 노출량(GRPs)은 금융·보험, 그룹PR 업종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에서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로 인한 소비행태 변화로 식품, 가정용품, 서비스, 제약업종 등의 광고노출량이 크게 증가했다.
박준우 HS애드 글로벌미디어팀 국장은 "코로나로 인해 광고주들은 방송광고비를 축소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시청자들은 TV시청을 더 많이 하고 있고, 매체사는 광고 매출 하락을 최소화하기 위해 경쟁사보다 파격적인 조건으로 광고 영업을 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결국 코로나 상황에서도 방송광고를 줄이지 않고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한 광고주에게는 올해 방송광고시장이 어느 해보다 효과적인 한해였다"고 분석했다.
KBS2TV가 방통위 재허가 심사에서 647.13점을 획득해 기준점수인 650점에 미달했다. 하지만 KBS는 올해 한국언론진흥재단 수용자 의식조사에서 신뢰도·영향력 부문 각각 1위를 차지했다. 언론재단 수용자 조사담당 심하영 차장은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 속에서 신뢰 높은 정보에 대한 필요성이 공영방송사인 KBS의 신뢰도와 영향력 평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해당 조사에서 매년 하락하던 TV프로그램 이용률은 94.8%로 늘어 2014년 수준을 회복했다. TV를 통한 뉴스 이용률 역시 85.0%로 지난해 82.8%보다 늘어났다.
해당조사는 전국성인 5,01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6월 9일부터 7월 12일까지 진행됐다. 조사 방법은 컴퓨터를 이용한 대면 면접조사가 사용됐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 ±1.4%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