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1층에서 청소노동자들이 ‘부당해고 철회’를 촉구하며 22일 째 농성 중이다. 사측은 건물 전기를 끊고, 청소노동자들의 도시락을 빼앗았다. LG그룹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으며 자회사인 S&I코퍼레이션은 ‘노사간 요구안이 달라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S&I코퍼레이션은 LG가 100% 지분을 소유한 LG의 자회사로 LG트윈타워 건물관리를 맡고 있다. S&I는 지난 10년간 지수아이앤씨에 청소 용역을 맡겨왔고 농성 중인 청소노동자들은 지수아이앤씨 소속이다. LG그룹은 청소 용역업체를 바꾸겠다며 지난해 말일부로 80명의 청소노동자 전원을 계약 해지했다. 새로운 용역업체인 백상기업은 고용 승계를 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 집단해고 사태 해결을 위한 노동시민사회단체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가 4일 여의도 LG 트윈타워 앞에서 LG전자와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제품 불매 운동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사진=연합뉴스)

박소영 공공운수노조 LG트윈타워분회 분회장은 6일 KBS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농성 현장 상황을 전했다. 박 분회장이 전한 지난 1일의 건물 로비는 아수라장이었다. 사측은 농성 중인 노동자들이 핸드폰이나 전기장판을 이용할 수 없게 조치했다. 건물 밖에서 청소노동자들에게 전달한 우유와 초코파이를 사측 직원이 빼앗아 쓰레기통에 던지는 일도 벌어졌다.

그는 농성이 벌어지고 있는 로비 난방은 국회의원들이 방문할 때만 가동된다고 전했다. 박 분회장은 “난방이 안 들어와서 너무 너무 추웠다. 그런데 국회의원이 방문할 때면 당일과 그 다음 날 넣어준다"고 말했다.

박 분회장은 “노조가 있는 다른 회사들은 70세까지 연장해 일한다. 노조가 교섭에서 이를 요구했더니 사측은 ‘60세가 정년’이라는 핑계를 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노조를 만들기 전에는 ‘정년은 없다’, ‘건강하면 언제든 일할 수 있다’고 했다"며 "정년 60세라는 핑계로 우리를 내쫓으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청소노동자들은 자신들이 소속된 지수아이앤씨가 아닌 LG와 S&I가 대화 당사자라고 말하고 있다. 박 분회장은 “S&I가 모든 걸 주관해왔다. 걸레 하나 청소비품 하나를 요구해도 S&I가 허용하지 않으면 지급이 안 됐다. 노조를 만들기 전에 중간관리자에게 청소도구를 요청하자 S&I가 하지 말라고 해서 줄 수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가 고용 승계를 주장하면 LG는 S&I에 건물관리를 넘겨줬기에 S&I와 대화하라 하고 S&I에 요구하면 ‘우리는 당신과 상관없다’고 말한다. 신규 용역업체인 백상한테 고용 승계를 얘기해도 ‘안 된다’고 하면 우리로선 할 말이 없다. 사측은 법적으로 문제없다며 힘없는 청소노동자들을 조롱하고 있다”고 밝혔다.

S&I는 전체 고용승계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S&I는 6일 미디어스에 “농성 중인 만 65세 이하 조합원 25명의 고용을 유지하는 방안으로 지수아이앤씨 내 다른 사업장으로 재배치하는 방안과 만 65세 이상 조합원 7명에 대해서는 추가로 위로금을 지급하는 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S&I는 “고용노동부 남부지청에서 열린 조정회의에서 이같은 안을 전달했으나 노조 측은 ‘농성 중인 조합원 전체 고용을 새로 계약된 업체에서 모두 승계하고 트윈타워에서 계속 근무할 것’을 주장하며 ‘새로 계약한 업체가 신규로 채용한 인원을 다른 사업장에 배치하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어 “신규 업체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위협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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