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일부 언론이 2021년 경제성장률 예측 자료 중 가장 비관적인 시나리오를 전면에 내세워 불안감을 부추기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원)은 지난해 12월 30일 백신 도입 시기와 코로나19 확산세가 국내총생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한경원 분석에 따르면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는 백신이 올해 1분기에 도입되고 일반접종 시점이 2분기일 경우로 올해 경제성장률이 3.4%로 예측됐다. 백신도입 시기가 올해 1분기이지만 일 평균 확진자가 1200명인 경우(시나리오1 확산) 성장률은 0%로 예상됐다. 백신도입 시기가 올해 2분기, 일평균 확진자가 1500명(시나리오2 심각)이라면 경제성장률은 –2.7%, 백신도입 시기가 올해 2분기에 일평균 확진자가 2500명(시나리오3 매우심각)일 경우 –8.3%로 전망됐다.

한경원의 경제성장률 분석 결과를 보도한 기사들.

대다수 언론은 최악의 시나리오에 초점을 맞춰 보도했다. <“백신도입 지연·확산세 증가하면 내년 경제 역성장”>(아시아경제), <한경연 “백신도입 지연되고 확산세 증가하면 2년 연속 역성장”>(뉴스1), <“백신 도입 지연 땐 2년 연속 역성장”>(동아일보), <“백신 도입 지연되면 2021년에도 역성장”>(세계일보) 등이다. 포털사이트 네이버 검색창에 ‘한경연 역성장’을 검색하면 총 45개의 기사가 비슷한 제목이다.

기사 제목을 지나치게 축약해 불안감을 조장하는 경우도 있다. 제목에 –8.3%를 부각한 보도로 <“내년 성장률 –8.3%로 추락할수도”>(헤렬드경제), <“코로나19 백신 도입 늦어지면 내년 경제성장률 최대 –8.3% 역성장>(이투데이), <코로나 백신도입 지연...최악시 내년 성장률 –8.3%> (아시아타임즈) 등을 꼽을 수 있다.

해당 보도 직후 기획재정부에서는 반박 입장을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31일 기재부는 “백신 도입이 지연되고 일평균 확진자가 최대 2천500명에 달하는 지나치게 비관적인 전제를 가지고 –8.3%까지 역성장하는 극단적인 시나리오를 제시하는 것은 불필요한 오해를 초래하고 경제 심리를 위축시켜 경제회복에도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 전문단체가 예상한 2021년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2~3%대다. OECD는 지난해 12월 1일, 2021년 말까지 백신·치료제가 광범위하게 보급된다는 전제하에 대한민국 성장률을 2.8%로 전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21년 말까지 백신이 광범위하게 보급될 경우 3.1% 전망치를 지난해 11월 발표했다. 기획재정부는 3.2%, 한국은행은 3.0%, 국제통화기금 IMF는 2.9%로 예측했다.

YTN <변상욱의 뉴스가 있는 저녁>에서는 4일 한경원 예측을 보도한 뉴스들을 짚었다. (사진=YTN)

변상욱 YTN ‘뉴스가 있는 저녁’ 앵커는 4일 앵커리포트에서 “한경원 보고서에서 -8.3%는 매우 심각한 단계로 하루평균 확진자가 2500명씩 쏟아져나오고 백신이 4, 5월에 들어오게 됐을 경우를 가정한 것”이라며 “보고서에는 +3.4%도 있는데 매우 심각한 –8.3%를 가져와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변 앵커는 “이러면 경제심리가 위축되고 내수가 침체되면서 경제회복이 오히려 더디게 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5일 새해 첫 국무회의에서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에서 경제성장률 1위를 기록할 전망이고 수출 반등세도 이어져 12월 수출액으로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며 “코로나 이전 수준을 가장 빠르게 회복하고, 경제 강국으로 도약하는 대한민국이 되도록 하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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