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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스포츠서울 기자 상대 소송 취하하라"언론노조 "키코 사태 책임회피, 기자 입막음용 소송"… 대국민 사과 촉구
송창한 기자 | 승인 2020.12.31 15:58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이 국책은행 KDB산업은행(회장 이동걸)을 향해 스포츠서울 기자 상대 소송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언론노조는 31일 성명을 내어 "산은이 국책은행으로서 3조원대의 국민 피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한 채 되려 이동걸 회장을 비판한 기자 개인에게 손배를 건 행위를 규탄한다"며 "당장 소송을 취하하고 대국민 사과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지난 11월 스포츠서울 권 모 기자를 상대로 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10월 18일 권 기자가 작성한 칼럼 <[취재석] 이동걸의 이상한 논리 "키코, 불완전판매 했으나 불완전 판매 아니다">가 허위사실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언론노조는 "이번 손배 소송의 문제는 크게 2가지"라며 "국책은행으로서 산은은 국민에 대한 책임을 여전히 회피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이를 위해 기자 개인에 대한 입막음용 소송도 불사하겠단 그릇된 판단"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국민의 비판 여론을 외면한 채 잘못을 부인하는 이 같은 행태는 당장 중단되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사진=연합뉴스)

권 기자는 칼럼에서 지난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이 행장 발언을 지적했다. 이 행장은 당시 "키코는 불완전 판매가 아니다"라면서도 "가격정보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 기자는 "상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려주지 않고도 불완전판매가 아니라는 이 회장의 논리는 '술을 마시고 운전을 했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다'라는 말과 동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이 회장은 진실에 의해 코너에 밀렸고 그곳에서 무의식 중에 진실을 내뱉은 것으로 보인다"고 썼다.  

키코(Knock-In, Knock-Out)는 환율이 일정 범위에서 변동하면 약정한 환율에 외화를 팔 수 있지만 범위를 벗어나면 큰 손실을 입는 구조의 파생금융상품이다. 2008년 초 글로벌 금융위기로 환율이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키코에 가입했던 중소기업 피해가 속출, 줄도산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키코 공동대책위원회에 따르면 당시 723개 기업이 3조 3000억원 가량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문재인 정부 금융감독원은 2018년부터 2년 간 키코사태를 조사, 키코를 '불완전판매'로 결론냈다.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는 신한·하나·대구·우리·씨티·산업은행에 대해 키코 불완전판매에 따른 배상책임이 인정된다며 피해기업 4곳에 손실액의 15~41%를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이에 시중 은행들이 피해기업 보상 결정을 내리고 있지만 산업은행은 배상이 아닌 '보상'도 어렵다는 입장이다. 키코는 '불완전판매'가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산업은행은 권 기자 소장에서 "산업은행이 키코 상품 판매와 관련된 기존의 입장을 번복하여 불완전판매를 인정한 것처럼 비추어짐으로써 키코 상품 판매와 관련된 손해배상책임을 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 처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게 될 수 있는 등 산업은행이 입게 되는 손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고 했다.

언론노조는 이 같은 산업은행 주장과 관련해 "(권 기자 칼럼은)사실을 벗어난 내용은 없다. 게다가 기사 게재 이튿날 인용문처럼 오해될 수 있다는 산은의 의견마저 수용해 제목의 큰따옴표를 작은따옴표로 고치기까지 했다고 한다"며 "그런데도 느닷없이 기자 개인에 대한 소송을 제기한 이유는 너무나 명확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언론노조는 "산업은행은 이제라도 국민들게 사과하고 배상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 당연히 기자 개인에 대한 소송을 취하하는 것이 옳다"며 "산은이 지금 바로 바른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면 언론노조는 키코 사태와 관련한 문제를 국민들에게 알림으로써 국책은행으로서 산업은행이 배상 등의 책임을 제대로 지키도록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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