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3일 목요일 tvN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2(재방)의 한장면이다.

영애씨가 돌아왔다. 1회 제목이 '시작부터 개끗발'이다. 이번에도 되는 일이 없는 모양이다. 원준과 헤어지기까지 한 마당이니 회사생활이 더욱 불편하다. 더 까칠해졌고, 더 지독해질 듯하다.

새로들어온 직원이 문제다. 영애씨와 경력도 비슷한데 대리 직함을 달고 시작한다. 참고 있을 영애씨가 아니다. 사장에게 달려갔다. 경력도 비슷한데 왜 그 사람이 자기보다 높아야 하냐고 따졌다. 사장이 대리가 영애씨보다 나이가 두살이나 많아서 그랬다고 둘러됐다. 그래도 멈추지 않았다. 나이가 무슨 상관이냐고 더 소리쳤다.

할말을 다 하고도 분이 풀리지 않았다. 그 때, 영애씨 눈에 들어온 물건이 있었다. 동료가 사장에게 가져다줄 홍삼차를 데우는 중이었다. 우리의 영애씨 그냥 넘어갈리가 없다. 홍삼차로 가글을 시원하게 하더니 그 물을 도로 컵에 뱉어버렸다. 그리고나선 그동안 영애씨가 한번도 짓지 않았던 천진난만하고 싱그러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말그대로 10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듯 했다.

참고가 될까하여 '직장상사 티 안나게 괴롭히는 방법' 혹은 '마음에 안드는 동료 괴롭히는 법'을 조사해봤다. 읽으면 즐겁지만 실현가능한 복수는 적었다. 사장 앞에만 가면 더 작아지는 게 직장인이 아니던가. 보복이 두려워 참고사는게 아니겠는가. 그나마 회식 끝나고 배웅할 때, 친절한 척하며 모범택시에 태워서 보낸다가 시도해볼만 하다.

영애씨는 어설프게 연애하지 말라. 그건 다른 드라마들이 하고 있다. 현실속에서 회장님 아들은 우리 몫이 아니다. 빨랑 결혼해서 애를 낳아버리는 것도 괜찮다. 찍기 힘들면 나레이션과 자막으로 떼워라. 그래서 애낳고 꾸역꾸역 회사다니는 엄마들의 한까지 풀어달라. 직장인들의 영웅이 되는 길을 택하라. 그들의 로망이 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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