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 사건 피해자의 정보가 유출되자 피해자 측이 최초 유포자를 고소한 데 이어 서울시장위력성폭력사건공동행동은 28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신상 유포자에 대한 구속수사를 촉구했다.

지난 23일 김민웅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피해자가 박원순 전 시장에게 쓴 편지 내용을 공개한 경기신문 기사를 공유하며 피해자 실명이 담긴 세 편의 편지를 공개해 2차 가해 논란이 불거졌다. 이날 오후 민경국 전 서울시 인사기획비서관도 피해자가 박 전 시장 생일에 쓴 세 편의 자필 편지를 페이스북에 게시하며 "잊으면 잊어버리게 된다"고 썼다.

28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서울시장위력성폭력사건공동행동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제공=서울시장위력성폭력사건공동행동)

공동행동은 이날 “24일 피해자 실명은 서울시 시민대학 운영위원장 SNS을 통해 유포됐다. 유포자는 해당 자료가 전 서울시 인사기획비서관이 공개한 자료라고 설명했다”며 “피해자 실명이 적힌 자료는 최초 SNS 유포 후 하루도 지나지 않아 10여 개의 인터넷 검색 사이트에 게시, 유포됐으며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자행됐다”고 밝혔다. 피해자 측은 최초 유포자와 유포자가 언급한 유출자를 성폭력특례법 24조 위반으로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했다.

공동행동은 “지난 150여 일 동안 이러한 구조는 방치, 양산되어왔다”고 지적했다. 공동행동은 “위력성폭력을 부정하고자 하는 자들은 심기 보좌를 요구받았던 피해자의 업무 시 기록들을 피해자에 대한 공격으로써 유출·유포하며, 이것이 위력성폭력을 부정할 수 있는 자료라고 주장한다"며 "하지만 그들이 해당 자료를 확보하고 선별해 맥락을 삭제한 채 게재 및 유포한 행위는 위력성폭력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법이 보장하고 있는 성폭력 피해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동시에 피해자의 일상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공동행동은 지속적으로 피해자를 향한 ‘2차 피해’의 심각성을 강조해왔다. 공동행동은 지난 10월 7일 청와대와 여성가족부에 공문으로 2차 피해 대응을 촉구했다. 경찰청에 실명 공개한 사람들의 구속 수사를 촉구했으며 서울시에 공공기관장의 직위로 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일삼는 이들에 대한 징계를 요청했다.

하지만 서울시, 여성가족부, 경찰청이 이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게 공동행동의 주장이다. 공동행동은 "그때 제대로 조치됐어야하는데 지금까지 서울시, 여성가족부, 경찰청에서는 책임 있는 조치를 하지 않았고 우리는 또다시 인권침해를 목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동행동은 서울시장 권한대행에게 피해자에 대한 실명 및 정보를 유출·유포하는 행위에 대해 즉각 고발조치하고 유출자를 징계 조치하라고 촉구했다. 서울지방경찰청장에게는 피해자 실명 유출, 유포 사안에 대해 긴급하게 구속 수사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여성가족부 장관에게는 “서울시에 대한 2차 피해 현장점검을 실시하라”고 했다. 여성가족부는 성폭력이 발생한 현장, 특히 공공부문에 대해 특별점검의 책무가 있고 지방자치단체는 여성폭력방지기본법에 의해 2차 피해 예방의 의무가 있다.

지난 24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피해자 실명 공개 논란에 대해 “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상 처벌법 적용대상”이라며 “여가부가 취해야 할 피해자보호업무를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공동행동은 기자회견 이후 서울시장 권한대행, 여성가족부 장관, 서울지방경찰청장에게 피해자 인권보장을 위한 긴급조치 촉구 서한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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