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이 '부당해고 철회'를 촉구하며 파업 농성을 벌이고 있다. 오는 31일부로 계약해지 통보를 받은 박소영 공공운수노조 LG트윈타워 분회장은 “우리는 노조 만든 죄밖에 없다”며 호소했다.

LG그룹은 최근 10년간 LG트윈타워 청소용역을 맡아온 청소 용역업체를 바꾸겠다며 31일부로 80명의 청소노동자 전원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LG는 자회사인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에 건물 관리를 맡기고, 지수아이앤씨에 청소 용역을 맡겨왔다.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은 지수아이앤씨 소속이다. 지수아이앤씨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고모인 구훤미, 구미정 씨가 각각 50% 씩 100%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16일부터 LG트윈타워 1층에서는 청소노동자들이 무기한 파업 선포 기자회견을 갖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공공서비스지부)

박 분회장은 24일 KBS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11월 말일에 80명 전원이 집단 해고 통보를 받았다. 저희로서는 사형선고와 같다”며 “우리는 노조를 만들고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다. 노조를 만든 것 외에는 잘못이 없다”고 말했다.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은 지난해 10월 노조를 만들었다. 박 분회장은 “1300~1400평 되는 식당이 있는데 매주 나와서 5시간 동안 쉬지 않고 청소했다"며 "60대 고령 노동자들에게 빵과 우유 하나씩 주면서 일을 시켰다. 좀 쉬겠다고 하면 못 들어가게 했는데 모두 비용을 주지 않는 공짜 노동이었다”고 말했다.

노조를 만든 뒤 ‘공짜노동’은 조금 줄었다. 박 분회장은 “1년에 여덟 번 토요일에 나와 왁스칠을 하는데 노조를 만들고 부당하다고 얘기하니 외주업체를 불렀다. 비용이 한 번에 1천만 원이 넘었다더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야간조에게 떠넘겨 야간조가 12월까지 했다”고 덧붙였다.

사측은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과 지수아이앤씨가 10여 년간 맺어온 청소용역 계약이 종료된다며 청소 노동자들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하지만 박 분회장은 “노조를 만든 우리를 쫓아내기 위한 계략”이라며 “회사는 1년 동안 청소가 깨끗이 안 됐다는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 16일부터 LG트윈타워 로비에서 파업 농성 중이다. LG와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이 집단 해고를 철회하고 고용승계를 보장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박 분회장은 “로비에서 농성 중이지만 사측의 대답은 전혀 없다. 오히려 보안팀을 2~30명 충원해 엘리베이터에 5분 동안 감금했다"며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으면 탈의실 등 건물 내 이동이 어렵다. 로비 안에만 있으라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관심갖고 LG 회사가 못된 거 전국에 알려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시민사회에서는 LG트윈타워 청소 노동자 집단해고 사태를 막기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꾸려졌다. 노동인권 실현을 위한 모임, 민주평등 사회를 위한 전국 교수자연구협의회 등 30여개 노동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공동대책위는 향후 LG트윈타워 집단해고 반대 1만인 서명을 받아 LG에 전달하는 등의 활동을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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