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방송 출력기기 이상으로 52분 동안 검은 화면을 송출한 KBS광주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행정지도 권고를 받았다. KBS는 내구연한이 수년이 지난 출력장비를 사용하고 있었다. 한편 방통심의위는 독일 평화의 소녀상 영구설치 결의에 반대하는 일본 입장을 전하면서 일본 관방장관의 코로나19 방역 브리핑 영상을 사용한 KBS 뉴스9에 대해 권고를 결정했다.

안테나를 통해 KBS를 시청하는 광주 주민들은 지난 10월 14일 오후 8시 21분부터 9시 13분까지 ‘블랙아웃’ 현상을 겪었다. KBS광주 무등산 송신소 출력 기기가 고장나 방송 송출 자체가 멈췄기 때문이다. 고장이 난 출력 기기는 2010년 제조된 것으로 해당 제품의 내구연한은 6년~8년이다. KBS광주는 방송사고 10분이 지난 뒤인 21시 23분 안내자막을 송출, 21시 30분 사과방송을 진행했다.

(사진=KBS)

이와 관련해 방통심의위는 23일 열린 방송심의소위원회에서 KBS광주에 행정지도 권고를 결정했다. 방송소위는 불가피한 방송사고라는 이유로 법정제재를 내리지 않았다. 하지만 KBS가 방송 정상화 이후 즉시 사과하지 않은 점은 문제로 꼽혔다.

허미숙 부위원장은 “사과방송과 안내가 지체없이 고지되었어야 했다”며 “제재수위와 상관없이 KBS는 공영방송이라는 영향력에 걸맞은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강진숙 위원은 “KBS가 방송사고를 인지하고 비교적 빠르게 기술적 조치를 취한 점은 인정된다”면서도 “방송 정상화 이후 10분 만에 사과한 점은 우려된다. KBS가 시청자에게 불편과 혼란을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의견진술자로 참여한 이종수 KBS 기술관리국장은 “기계 노후화, 관리 부주의, 본사의 시스템 과신 등이 원인”이라며 “방송 송출이 네트워크화(자동화)되면서 방송사고가 늘어나고 있다. 내부 교육 및 장비 교체를 시행하려 한다”고 밝혔다.

방송소위는 보도 내용과 맞지 않는 영상을 사용한 KBS 뉴스9에 권고를 결정했다. KBS는 지난 2일 <베를린 ’소녀상‘ 영구 설치 결의…일 반발> 보도에서 베를린 지역의회의 소녀상 영구설치 결의안 채택에 반발하는 일본 정부의 입장을 전했다. KBS는 일본 관방장관의 브리핑 모습에 “매우 유감스럽습니다. 소녀상의 신속한 철거를 계속 요구해 나가겠습니다”라는 자막을 달았다. 하지만 영상 속 관방장관은 소녀상이 아닌 코로나19 브리핑을 하고 있었다. KBS는 다음날인 3일 사과방송을 진행했다.

박상수 위원은 “이번 방송으로 KBS의 대내외적 품위와 신뢰가 떨어졌다. 다만 KBS가 인터넷 다시보기를 즉시 수정하고 사과방송을 진행했다”며 권고 이유를 밝혔다. 허미숙 부위원장은 “이번에는 행정지도를 결정하지만 KBS에서 방송사고가 연발되는 것은 우려할 만한 부분”이라며 “KBS가 각별한 주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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